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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신학 저변 확대 기회"...안병무 탄생 100주년 기념 학술대회

등록 2022.10.04 14: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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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4일 서울 중구 새길기독사회문화원에서 '안병무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 학술대회 준비위원회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은 왼쪽부터 김민아 박사(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정혜진 박사(기독여민회), 정경일 박사(심도학사), 김희헌 향린교회 목사(한국민중신학회 회장), 사회자 허석헌 박사(한신대). (사진=한국민중신학회 제공) 2022.10.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심원 안병무(1922~1996) 선생은 민중신학의 윤곽을 잡아줬습니다. 안 선생이 남긴 500여편의 글에는 한국 교회가 고민해온 궤적이 녹아 있어요."

김희헌 한국민중신학회 회장(향린교회 담임목사)은 4일 서울 중구 새길기독사회문화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민중신학은 한국 기독교 역사에서 갖고 있는 의미가 크다"며 이같이 밝혔다.

안병무는 민중신학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신학의 하나로 자리잡는데 기여한 민중신학자다. 1922년 평안남도 신안주에서 태어난 뒤 북만주 간도에서 청소년기를 보냈고 서울대에서 사회학을 전공했다. 한국전쟁의 민족적 비애와 함께 기성교회에 대한 환멸을 느끼고, 공동체 운동을 전개하면서 '야성'이라는 잡지를 냈다. 독일로 유학을 떠나 하이델베르크 대학교에서 공자의 인(仁)과 예수의 사랑을 비교한 논문으로 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안병무는 1970년 전태일 분신사건을 계기로 민중의 눈으로 성서를 새롭게 읽기 시작했다. 민중신학의 개척을 자신의 신학적 사명으로 삼았으며, 한국의 민중신학을 세계 신학계에 알리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한국 교회가 이기주의에 갇혀 교회다움을 잃어버렸을 때마다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1973년 한국신학연구소를 설립해 계간 '신학사상'을 창간했다. '신학사상'을 비롯해 다양한 신학계 전문 학술서적들을 내놓으면서 한국 교회에 근대 서구 신학을 소개하는 데 기여했다. 1996년 10월 소천할 때까지 민중신학에 대한 치열한 연구를 계속 했다. '원시그리스도교 예수연구', '그리스도교와 탈현대성', '초대 교회의 민중신학 담론' 등의 저서를 남겼다.

김 회장은 "민중신학이 한국 사회에서 목소리가 높아진 때를 1975년으로 보고 있지만, 민중신학의 뿌리는 1960년대"라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전태열 사건을 보면서 교회의 책임과 역할에 대한 자각이 일어났다. 학자들이 글만 쓰는게 아니라 전면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안병무 선생이 1973년 한국신학연구소를 설립하면서 사회적인 민중론이 정립됐다"며 안병무 사상의 중요 업적으로 역사의 고비고비마다 외면하지 않고 끊임없이 응답했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안병무 선생은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에 대해 학자로서 엄밀함과 준엄함을 갖고 있었다"며 "한반도 통일과 민주화를 위해 시대와 함께 호흡하는 학자로서의 면모를 평생 밀고 나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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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故) 안병무(1922~1996) 선생. (사진=한국민중신학회 유튜브 화면 캡처) 2022.10.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안병무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오는 17일 서울 강북구 한신대 신학대학원에서 학술대회가 열린다. 한국민중신학회가 심원안병무기념사업회·한신대·향린교회와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기독여민회 등 24개 신학·기독교사회 단체와 함께 마련했다.

안병무 민중신학의 평가와 해석을 비롯해 기후위기·페미니즘·퀴어 이론·장애인 운동·종교간 대화·영성·평화·과학·종교·노동·경제·기독교사회운동 등 동시대 한국 진보신학들이 발전시키고 있는 영역들을 탐구하고 토론한다. ▲이동우(생태문명원) '생태문명과 안병무의 민중신학' ▲정혜진(기독여민회) '선순화의 무교 이해와 여성민중신학' ▲김민아(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기사련의 역사적 현장과 민중신학' ▲이유정(퀴어신학아카데미) '민중과 퀴어의 만남' 등의 발표가 진행된다.

아울러 16일 오후3시30분 서울YWCA 강당에서 도올 김용옥 선생이 '안병무민중신학과 조선사상사'를 주제로 강연한다. 한국민중신학회는 내년 6월 국제학술대회를 진행하고자 준비 중이다.

김민아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집행위원장은 "민중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을 신학의 언어로 설명하면서 민중신학이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장에서 민중의 사건과 투쟁, 고통 속에서 생생하게 유통되고 그걸 반영하는 게 개신교 언어였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안병무 선생은 1970~80년대 민중운동 속에서 시대의 문제의식을 갖고 신학적 사유를 했다. '민중'이라는 용어는 1987년 민주화 이후에 영향력이 많이 약화됐고, 일부 집단의 용어로 고착됐다. 1990년대 중반에 이르러 민중신학과 민중운동이 괴리된 채로 오지 않았나 싶다. 이번 학술대회가 민중 신학의 저변이 넓어지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공감언론 뉴시스 sno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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