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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지옥행 가속 페달"…COP27서 각국 정상 한 목소리(종합)

등록 2022.11.08 13:16:18수정 2022.11.08 14: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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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빨리 행동에 나서야"…각국 정상 위기 잇단 경고

'손실과 피해' 공식 의제 논의…개도국 중심 보상 요구

[샤름 엘 셰이크=신화/뉴시스] 7일(현지시간)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열린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7)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2.11.08.

[샤름 엘 셰이크=신화/뉴시스] 7일(현지시간)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열린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7)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2.11.08.


[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가 열린 첫 날 각국 정상들은 전 세계가 돌이킬 수 없는 기후 변화로 위기에 처해 있어 더 빠르게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7일(현지시간) AP통신,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이집트의 휴양지 샤름 엘 셰이크에서 지난 6일 개막한 이번 총회는 18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총회는 2015년 파리 기후협정의 이행 수준을 점검하고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각국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등을 비롯한 국제기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리시 수낵 영국 총리 등 100명이 넘는 각국 정상들이 참석했다. 한국은 대통령 특사로 나경원 기후환경대사가 참석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개막 연설을 통해 "우리는 기후 변화와의 싸움에서 지고 있다"며 "기후 변화가 초래한 회복 불가능한 혼란의 정점으로 빠르게 가고 있다"고 말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현재 상황을 "지옥행 고속도로 위에서 가속 페달을 밝고 있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또 "우리는 협력을 하든지 아니면 파멸의 길로 가든지 선택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세계 양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미국과 중국이 특별한 책임을 지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기후 변화 대응 의지가 꺾여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는 러시아가 가하는 에너지 위협 때문에 우리의 다짐을 희생시켜서는 안된다"며 "모든 국가들이 자신의 다짐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수낵 총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데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수낵 총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일으킨 우크라이나 전쟁과 그로 인한 전 세계의 에너지 가격 상승은 기후 변화를 더디게 할 이유가 되지 않는다"며 "오히려 더 빨리 행동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수낵 총리는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은 새로운 일자리와 새로운 성장을 위한 세계적인 사명으로 바꿀 수 있다"며 "우리는 우리의 아이들에게 더 푸른 행성을 물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독일에 화석연료 르네상스는 없을 것"이라며 2025년까지 기후변화에 대한 독일의 재정투입을 60억 유로(약 8조4000억원)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더욱 혼란스러운 국제적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는 기후 목표를 확고히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2030년에는 탄소가격을 t당 평균가격을 적어도 75달러로 올리는 것 같은 예측 가능한 궤도를 설정하지 않는 한 기업과 소비자가 이행하려는 인센티브가 생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문제는 빈곤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많은 나라에서 오염에 가격을 매기는 걸 아직 충분히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라며 "생활비가 치솟은 현재 환경이 이런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부연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는 중동지역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향후 10년간 25억달러(약 3조50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또 오는 2030년까지 사우디 전력 수요 5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탄소 배출 제로 목표도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경운동가로 변신한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은 "우리에게는 재생에너지라는 다른 선택권이 있다"며 환경 파괴적인 행동을 모두가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지구가 고통의 세계가 됐다"며 "기후 변화는 우리의 개입없이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내년 기후변화 회의 주최국인 아랍에미리트(UAE)의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대통령은 "우리의 석유와 가스를 필요로 하는 시장이 있는 한 계속해서 가스를 생산할 것"이라고 말해 화석연료 사용 중단 계획이 없음을 밝혔다.

이번 총회는 사상 처음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손실과 피해’(loss and damage) 문제가 공식 의제로 채택했다. 선진국들이 배출하고 있는 온실가스로 입은 개도국의 피해에 대한 보상 논의가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개도국 정상들도 기후 변화로 인한 피해를 선진국들이 나서서 보상해야 한다며 직접적인 행동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나나 아쿠포-아도 가나 대통령은 기후 변화에 더 책임이 있는 부유한 나라들이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돈을 지불하고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피해는 명백하다"며 "책임 있는 국가들이 다른 국가에게 보상할 필요성을 매우 많이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아 모틀리 바베이도스 총리는 "기후 재난을 겪는 국가들에 재건 지원금을 제공하는 방식 등 새로운 접근을 고민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2050년까지 전 세계에 10억명의 기후 난민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총회는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 정상들이 대거 불참해 막대한 지원금에 관한 합의안 도출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 정상 가운데 이번 총회에 참석한 국가는 독일이 유일하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불참했으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간 선거가 마무리되는 11일 이집트를 찾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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