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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AI가 맞춘 최적의 온실 속 토마토…로봇이 키우고 거둔다

등록 2022.12.08 05:00:00수정 2022.12.13 14:5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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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전북 완주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첨단디지털온실
생육관리부터 수확·운반·출하까지 로봇이 책임진다
고령화·일손 부족 해결…상상 속 미래 농업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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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이 연구·개발 중인 방제 로봇. (사진=농진청 제공)



[완주=뉴시스] 오종택 기자 = "인공지능(AI)으로 최적의 생육 환경을 조성한 온실에서 자란 토마토가 잘 익었는지 로봇 스스로 판단하고, 출하 시기도 조절할 수 있습니다. 방제는 물론 수확부터 운반까지 로봇이 도와주니 머지않은 미래에 농촌 일손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요."

지난 6일 전북 완주군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에 있는 첨단디지털온실을 찾았다. 눈발이 날리는 영하의 날씨에도 이곳 디지털온실 내부는 과채류가 자랄 수 있는 일정 온도를 유지하고 있어 온기가 가득했다.

디지털온실은 정보통신기술(ITC)을 기반으로 디지털과 AI 기술을 접목해 온실의 온도와 습도, 일조량 등을 알아서 조절한다. 에너지효율을 극대화하고, 과채류가 잘 자랄 수 있는 최적의 생육 환경을 제공한다.

여기에 더해 국립농업과학원은 농촌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한 일손 부족 문제를 해소하고자 로봇을 활용한 농업 생산 무인화를 실현하고 있다. 디지털온실에 토마토를 정식한 후 방제부터 생육 관리는 물론 출하를 위한 수확과 운반까지 모든 농작업을 사람이 아닌 AI 로봇이 책임지는 것이다.

온실로 들어서자 가장 먼저 방제 로봇이 반겼다. 방울토마토가 탐스럽게 익어가는 가운데 바닥에 그어진 마그네틱 선을 따라 방제 로봇이 스스로 움직이며 방제를 시작했다. 줄기 높이가 사람 키를 훌쩍 넘겼지만 문제될 것 없다는 듯 일정하고도 빠른 속도로 방제 작업을 해 나갔다.

김경철 농업과학원 스마트팜개발과 농업연구사는 "1000평 온실 기준으로 사람 2명이 2시간 반 동안 해야 할 방제 작업을 작업자 도움 없이도 방제 로봇 1대로 1시간 30분 만에 마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시간 연속 작업도 가능해 병해충 방제 효과가 향상되고, 작업 피로도는 낮출 수 있다. 무엇보다 특성상 자칫 사람에게 해로울 수 있는 방제 작업의 안전도를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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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이 연구·개발 중인 예측 로봇. (사진=농진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토마토가 자라고 있는 다른 온실에서는 예측 로봇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토마토가 익은 정도를 측정해 수확하기 좋은 최적의 시기가 언제 인지 예측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로봇에 달린 카메라로 토마토 영상을 찍으면 AI 기술을 기반으로 익은 정도에 따라 채색기(수출용), 도색기(내수용), 완숙기 등 6단계로 판별한다.

김경철 연구사는 "예측 로봇의 인식 정확도는 약 94%, 익은 정도 측정 정확도는 98%에 달한다"며 "토마토는 후숙 과일로 유통과정에 따라 수확해야 하기 때문에 예측 로봇을 활용해 정량적인 수확 시기를 결정하면 출하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잘 익은 토마토를 수확하기 위해 작업자가 바구니를 직접 끌고 다니는 수고로움도 덜 수 있을 전망이다.

작업자의 수확 속도와 움직임에 맞춰 운반 로봇이 일정 거리를 유지한 채 따라 다니며 수확한 토마토를 운반한다. 기존에는 사람이 하역장으로 옮길 수 있는 최대 적재량이 80㎏ 정도였다면 운반 로봇은 320㎏까지 적재 후 하역장까지 스스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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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이 연구·개발 중인 운반 로봇. (사진=농진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농업과학원은 궁극적으로 농작물 수확하는 일까지 로봇을 활용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미 상용화 전 성능 검증과 개선을 위한 프로토타입의 수확 로봇 개발을 완료했다. 로봇에 다린 물건을 쥐는 '소프트 그리퍼'로 수확 시기가 도래한 잘 익은 토마토를 움켜쥔 뒤 '똑'하고 따낸다.

아직은 토마토를 직접 수확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지만 농업과학원은 2024년까지 숙달된 농민의 팔 동작에 기반한 수확 로봇을 개발할 계획이다.

김경철 연구사는 "숙달 농민은 5시간 정도 연속 작업이 가능하지만 수확 로봇은 8시간 이상 연속해서 수확이 가능하고, 여러 대를 동시에 활용할 경우 작업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 로봇 시장은 지난해 141억 달러에서 2026년 288억 달러로 연평균 15% 넘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네덜란드 등 유럽의 농업 선진국은 농업 로봇을 도입해 생산성과 품질 경쟁력을 끌어 올리고 있다.

이에 비해 국내 농업 로봇 기술 경쟁력은 유럽 선진국 대비 6.2% 수준에 그친다. 아직은 걸음마 수준이지만 짧은 기간에도 연구개발을 통해 괄목한 만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첨단디지털온실에 농작물을 심어 놓으면 방제 로봇이 알아서 병해충을 막아 주고, 예측 로봇이 수확 시기가 도래했는지 판별한 뒤 수확 로봇과 운반 로봇이 잘 자란 농작물을 수확해 출하까지 책임지는 상상 속 미래 농업이 현실로 다가올 날이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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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이 연구·개발 중인 수확 로봇. (사진=농진청 제공)




◎공감언론 뉴시스 ohj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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