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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73% 급증…메모리 반도체 '재고'에 떨다

등록 2022.12.23 13:36:08수정 2022.12.23 16: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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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특수로 공급 늘렸는데 수요 절벽

수요 업체에 가격결정권 넘어가…회복 난망

추가 감산 가능성…삼성, 공급 기조 변화 주목

마이크론 *재판매 및 DB 금지

마이크론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 메모리 반도체 업계 3위인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러지가 불어나는 재고량을 감당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시장 전망이 점점 더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메모리 업황은 수급 상황에 따라 가격 등락이 크다. 재고가 많으면 그만큼 메모리 가격이 급락해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추가 감산이 필요하다는 우려가 들린다.

23일 외신과 마이크론 등에 따르면 이 회사의 이달 1일 기준 재고자산은 83억59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 48억2700만달러 대비 73.2% 급증했다. 마이크론은 전 분기에도 재고자산이 전년 대비 48.5% 증가했는데, 최근 재고 부담이 더 커진 모습이다.

특히 악성 재고가 골치 아프다. 다 만들고도 팔지 못한 완성품 재고는 같은 기간 6억1000만달러에서 14억4900만달러로 2.7배가 됐다. 마이크론은 내년 직원 10%를 감축하는 등 비용 절감에 들어간다.

마이크론의 이번 실적 발표는 메모리 반도체 한파가 예상보다 더 심각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성적표 열어보니 메모리 한파 예상보다 ‘혹독’

메모리 업계는 코로나19 특수로 인해 그동안 적극적인 투자로 공급량을 대폭 늘린 상황이다. 그러나 지난 3분기 들어 급작스런 소비 절벽이 나타나면서 재고가 쌓이기 시작했다.

재고 소진을 위해 현재 적극적인 할인에 나선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D램 PC용 범용제품(DDR4 8Gb 1Gx8 2133MHz)은 지난 6월 말 평균 3.35달러에서 지난달 말 2.21달러로 34% 급락했다. 그런데도 생산 증가가 재고 소진보다 더 빠르다.

마이크론의 평균 재고일수는 214일로 전 분기 대비 75일 증가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로 재고 부담이 커지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론은 재고 일수가 내년 2월께 정점에 도달한 후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재로서는 난관이 많다.

재고 부담에 가격 협상 주도권 넘어가

메모리 가격은 앞으로 더 떨어질 수 있다. 공급업체들의 물량 밀어내기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수요 업체들은 공급망 위기로 인해 메모리 재고량을 예년보다 크게 늘린 상황이다. 경기회복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IT·서버 등 수요 업체들은 가격 협상력에서 우위를 점한 채 구매 시기를 늦추고 있다.

산제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몇 달간 공급에 비해 수요가 크게 줄어 재고만 쌓이고 있고, 회사는 가격 결정권을 잃게 됐다"고 밝혔다.

남은 조치는 감산뿐…삼성도 적자 우려

업계는 감산 조치가 꼭 필요하다고 본다. 신영증권 서승연 애널리스트는 "1월 말 예정인 국내 메모리 업체들의 실적 발표 내 공급 조절 기조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론은 D램과 낸드 플래시 웨이퍼의 투입을 20% 줄였고, 설비투자도 삭감했다. SK하이닉스도 저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감산에 돌입한다. 곧이어 내년에는 설비투자도 절반 이상 줄인다.

삼성전자는 아직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업황 부진이 지속되면 생산량 조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양재 다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감산 결정이 없다면 삼성전자 메모리 부문도 내년 2분기 적자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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