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산업, 흥국생명 지원 위해 흥국화재 주식 대신 매입
흥국화재 지분 19.5% 매입
"일반주주 피해" 비판 여전
[서울=뉴시스] 태광산업 영문 기업이미지(CI). (사진=태광산업 제공) 2022.12.2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태광산업이 흥국생명보험 지원을 위해 자회사 지분을 매입했다. 태광산업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그룹 계열사 지원을 위해 일반주주 몫을 희생한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태광산업은 28일 증시 마감 후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흥국생명이 보유한 흥국화재 보통주 1270만7028주를 사들였다. 매입 금액은 493억원이다. 이 거래로 태광산업이 보유한 흥국화재 지분은 기존 19.63%에서 39.13%로 늘고, 흥국생명 지분은 59.56%에서 40.06%로 낮아졌다.
태광산업은 이 지분 매입에 대해 최근 주가 하락으로 저평가된 흥국화재 주식에 투자해 향후 가치 상승과 지분법 이익을 노렸다고 밝혔다. 투자 수익과 중장기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태광산업은 법적으로도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자회사에 대한 자금 지원 성격의 증권 매입은 계열사 회사채를 인수하는 것처럼 자금을 상환받지 못할 위험이 있는 경우에만 해당한다는 논리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태광산업이 흥국생명이 보유한 흥국화재 보통주를 매수하는 것은 관련 법률에서 금지하는 행위가 아니라는 게 국내 법무법인의 일관된 의견"이라며 "흥국화재 주식 매입가도 관련 법령에 따라 산정된 공정가격으로 공정거래법 관련 쟁점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태광산업의 흥국생명 지원에 대한 비판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앞서 태광산업은 4000억원 규모 흥국생명 유상증자에 참여하려다 포기한 바 있다. 흥국생명 주식을 단 한 주도 보유하지 않은 태광산업이 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일반주주와 회사에 손실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흥국생명은 지난달 5억 달러(약 5600억원) 규모 외화 신종자본증권 조기 상환권(콜옵션) 논란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치솟은 금리 부담을 이유로 콜옵션 행사를 거부했다가 채권 시장에 풍파가 일자 이를 다시 행사하겠다고 말을 바꿨다.
흥국생명은 부족한 자금 가운데 4000억원을 환매조건부채권(RP)으로 발행해 시중은행에서 조달했다. 그룹 자금까지 동원해 급한 불은 껐지만 RP 만기가 오기 전 추가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
태광산업 지분 5.8%를 보유한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지난 9일과 21일 의견서를 내고 "태광산업의 흥국생명 지원에 반대한다"며 "태광산업은 후진적 지배구조와 소극적인 주주 환원으로 심각한 저평가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