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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안의 작은 천문대' 나쫌…"타이레놀 같은 채널"[튜브가이드④]

등록 2023.01.19 08:00:00수정 2023.01.19 08:4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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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천체 관측 유튜버…심리학 전공 '문과생'
"레너드에 전율, 외딴 행성에 있는 기분"
"겸손·실행력이 덕목…관측카페 열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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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유튜버 '나쫌(나누자쫌)'는 지난 2021년 12월9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생에 딱 한 번뿐인 레너드 혜성을 담아왔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사진=나쫌 제공) 2023.01.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유튜브와 같은 영상 플랫폼은 이제 70% 이상의 국민이 하루 1시간30분 가까이 이용할 정도로 친숙한 정보 습득의 도구가 됐다. 그만큼 온라인 영상 콘텐츠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 뉴시스는 차별화된 콘텐츠로 올 한 해 활약이 기대되는 크리에이터들을 만나 그들의 삶과 창작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편집자 주>

[서울=뉴시스] 이창환 기자 = "해발 1000m 산 정상 천문대에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찾아보던 중 레너드 혜성이 딱 모습을 드러냈을 때 진짜 전율이 왔어요."

유튜버 '나누자쫌(나쫌)'은 지난 13일 진행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당시) 해 뜨기 직전이었고 날씨가 너무 추워서 아이패드도 거의 방전됐었다. (레너드 혜성을 염두에 둔 게 아니라) 못 찍을 뻔하다 우여곡절 끝에 성공했는데 그 분위기가 너무 낭만적이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면서 "주변은 흰 눈으로 덮여 있고 귓가에는 겨울 칼바람 소리가 계속 들리고, 추위 속에서 코끝은 찡해 오는데 저 멀리 혜성을 보며 가만히 서 있으니까 뭔가 외딴 행성에 홀로 있는 기분이었다"고 회고했다.

나쫌은 이렇게 관측한 레너드 혜성을 지난 2021년 12월 '대박 성공 생에 딱 한 번뿐인 레너드 혜성을 담아왔습니다'라는 영상 콘텐츠로 게재했다. 학계에서는 레너드 혜성의 공전 주기가 8만년 정도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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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유튜버 '나쫌'은 지난해 5월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말머리 성운 등이 담긴 딥스카이 영상을 올렸다. (사진=나쫌 제공) 2023.01.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태양처럼 일정한 자리에서 스스로 빛을 내는 항성, 지구와 같이 항성 주위를 도는 행성, 태양이나 행성 주변을 돌고 있는 혜성·위성 등 천체를 이루고 있는 모든 소재가 그의 콘텐츠가 된다.

비행기에서 별을 촬영하는 방법과 초승달이 지나가는 장면, 카시오페아 자리·오리온 성운·플레이아데스 성단 등이 수놓은 밤하늘 별자리뿐만 아니라 이글거리는 태양과 밝게 빛나는 슈퍼문 등 경이로운 모습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 외에도 고리(띠)를 두른 토성, 태양 앞 궤도를 지나는 국제우주정거장(ISS), 보름달을 배경으로 한 비행기 모습 등 일상에서의 찰나의 순간을 포착한 콘텐츠도 다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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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유튜버 '나쫌'은 지난해 10월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상공에서 달 앞을 지나가는 듯한 비행기 모습을 담은 영상을 게재했다. (사진=나쫌 제공) 2023.01.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문과생' 출신으로 심리학과를 전공한 그는 "제가 자연이나 하늘, 우주라는 주제를 너무 좋아하는데 천문학이라는 이론으로 접근하는 순간 좀 어렵고 흥미가 떨어지더라"라며 "직접 보고 피부로 느끼는, 또 와닿는 아름다움과 황홀감을 최대한 영상으로 담고 표현해 전달해보자는 마음에 시작하게 됐다"고 유튜브에 뛰어든 계기를 전했다.

이어 "보통 하늘을 봤을 때 가만히 떠있는 걸 보고 인공위성이라고 얘기하는 분들이 계시지 않나, 저도 그냥 그렇게 생각했다"며 "그런데 알고 보니까 우리가 알고 있는 토성·목성과 같은 행성들이 잘 보이는 거였고, 이런 것들을 하나씩 알아가게 됐다"고 웃어 보였다.

나쫌은 자신의 채널을 '타이레놀'이라고 표현했다. 별 보기가 복잡하고 머리 아픈 현실을 잠시 잊고 쉬어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의미에서다. 우리가 우주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기억하게 하는 '리마인더' 같은 채널이라고도 했다. 천체 영상에 더해지는 잔잔한 배경음악은 편안한 마음으로 영상을 감상하는데 도움을 준다.

구독자들이 채널을 찾는 이유로도 '쉼'을 꼽았다. 그는 "딱히 어떤 정보를 얻기 위한 채널도 아닌 것 같고, 오셔서는 되게 재미있는 예능을 보는 것도 아니지 않나"라며 "좀 지쳐 있는 분들이, 특히 자기 전에 오셔서 좀 쉬었다가 가시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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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유튜버 '나쫌'은 지난해 7월1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하늘에 떠 있는 토성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게재했다. (사진=나쫌 제공) 2023.01.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천체 관측을 위해 강원도를 주로 찾는다는 그의 곁에는 항상 캐논·니콘·소니에 천체 망원경까지 총 4대의 카메라 장비가 동행한다.

통상 촬영을 떠나면 이튿날 아침까지 '밤샘' 일정을 소화한다. 현장에서는 별들이 떠 있는 위치를 알려주는 앱들을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나쫌은 "이런 장면들을 담아내기 위해 필요한 덕목이라면, 겸손인 것 같다. 제가 잘 찍어서가 아니라 정말 날씨에 다 달려 있다"며 "또 가는 길만 편도 2시간씩 걸리다 보니 가야 할지, 말아야 지 애매할 때가 많은데 그럴 때는 보통 간다. 너무 계산하지 않고 행동하는 실행력이 겸손의 연장선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의 향후 목표는 '관측 카페'를 만드는 것이다.

그는 "달에 가보고 싶은데 가능할까, 이건 정말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언젠가 관측 카페 같은 걸 만들어보고 싶다. 그런 곳을 만든다면 어린 자녀분들이 있는 가족들, 연인들, 관심 있는 분들이 와서 또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장소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나쫌은 올해 하반기 천체 관측 '뒷이야기'를 다룬 책도 발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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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유튜버 '나쫌' 소개 사진. (사진=나쫌 제공) 2023.01.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다음은 유튜버 나쫌과의 인터뷰 일문일답.

-유튜브를 시작한 계기는 뭔가

"자연이나 하늘, 우주라는 주제를 너무 좋아한다. 이게 천문학이라는 이론으로 접근하는 순간 좀 어렵고 흥미가 떨어지더라. 또 우주 영상들을 보면 실제로 찍을 수 없다 보니 cg 자료들이 좀 많을 수밖에 없지 않나. 당장 제 눈으로 보는 하늘은 너무 아름답고, 또 망원경으로 보는 달마저도 너무 아름다운데 이걸 영상으로 전달할 수 없을까 그런 고민이 좀 많이 들었다. 멀리 떨어져 있는 이론이 아닌 내가 보고 피부로 느끼고 있는, 또 와닿는 아름다움과 황홀감을 최대한 영상으로 담고 표현해서 전달해보자 생각해서 시작하게 됐다."

-대학교 전공이라든지 콘텐츠 관련 유사 경력이 있는지

"사실 문과생이다, 심리학 전공이고. 항공 (관련 업무를 했던) 직원도 아니고 당연히 경험도 없다. 그냥  밤하늘이랑 별을 좀 좋아하고 찍는 걸 좋아한다."

-자신의 채널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고민해봤는데 머리 아픈 현실을 좀 잠시 잊고 쉬어가는 타이레놀, 아니면 리마인더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바쁜 현실 속에서 좀 잊고 있었던 것들을 약간 다시 알려주는 채널이라고 생각해봤다."

-배경음악 선정도 콘텐츠 제작 주안점 중 하나라고 보고 계신가

"그렇다, 굉장히 크다. 제가 말을 하거나 하는 콘텐츠가 아니다 보니까 처음에는 약간 ASMR처럼 현장에 있는 소리를 그대로 넣어서 만든 적이 있었다. 근데 생각보다 (영상에) 좀 집중하기가 힘들더라. 아예 없이도 가다가 제 스스로가 감상하는 입장에서 마음에 드는 걸 먼저 고르게 됐다. 어떤 건 이제 음악이 너무 좋아서 그 음악에 맞게 좀 연상되는 장면들을 이제 촬영해 넣는 경우들이 있고, 반대로 영상에 맞게 음악을 넣는 경우도 있다."

-콘텐츠 제작 과정을 간략하게 설명해 달라

"우주가 주제이다 보니까 큼직한 천문 이벤트들은 웬만하면 이제 놓치지 않으려고 하는데, 이런 이벤트 외에도 날이 좋을 때는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것들이 되게 많다. 가장 큰 고민이라면 이게 콘텐츠 주제보다도 날씨랑 환경인 것 같다. 대부분 별지기라면 비슷할 텐데 여러 개의 날씨 앱으로 수시로 언제 나갈 수 있을지 보는 게 일단 큰 일이고, 그런 조건들이 만족돼 나갈 때도 예상치 못했던 것들이 있다. 인공위성이라든지 아니면 달 앞을 지나가는 비행기라든지 이런 것들을 크게 준비 안 하고 나왔는데 우연히 겹치는 경우도 있다. (그런 장면들을 우연히) 담고 난 뒤에 콘텐츠가 되는 경우들도 많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하나를 콕 기가 좀 괴롭기는 한데 일단 레너드 혜성을 만났던 날이 진짜 기억에 많이 남는다. 강원도 소재 해발 1000m 천문대에서 레너드 혜성을 봤었다. 사실 그날 볼 수 있을 거라고 예상을 못 했는데, 다른 대상을 촬영하는 중에 혹시나 해서 혜성이 보일까 이렇게 찾아보고 이제 돌리던 중에 딱 모습을 드러낸 거라서 진짜 전율이 왔었다. 해 뜨기 직전이라서 부랴부랴 타임랩스 촬영하고 또 천체 망원경에 담았었다. 레너드를 염두에 둔 게 아니라서 아이패드도 거의 방전이 됐었고, 날씨가 너무 추워서 또 금방 나가버리더라. 거의 못 찍을 뻔하다가 이제 우여곡절 끝에 성공했는데 그 분위기가 되게 낭만적이었다."

-향후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는지

"달에 가보고 싶은데 가능할까, 이건 정말 쉽지 않을 것 같다. 언젠가 관측 카페 같은 걸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당장은 좀 힘든 목표겠지만 언젠가 이뤄질 수 있지 않겠나. 이런 곳을 만든다면 어린 자녀분들이 있는 가족들, 아니면 연인들, (천체 관측에) 관심 있는 분들이 와서 또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장소가 될 것 같다."


◎공감언론 뉴시스 leec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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