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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검은토끼해' 계묘년, 경기도 곳곳 '토끼' 지명

등록 2023.01.22 07:00:00수정 2023.01.22 10:3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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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 토현리, 용인 묘봉리, 광주 옥동 등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계묘년 신년을 하루 앞둔 31일 오후 광주 북구 일곡동 우치동물원에서 검은 토끼 한마리가 눈밭에 앉아 있다. 2022.12.31. leeyj2578@newsis.com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계묘년 신년을 하루 앞둔 31일 오후 광주 북구 일곡동 우치동물원에서 검은 토끼 한마리가 눈밭에 앉아 있다. 2022.12.31. [email protected]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2023년 계묘년(癸卯年), 계(癸)는 흑색·묘(卯)는 토끼를 의미해 새해는 '검은 토끼의 해'로 불린다.

십이지(十二支)의 네 번째인 토끼를 뜻하는 한자 묘(卯)는 음력으로 2월이며, 농사를 시작하는 달을 의미한다. 시간으로는 오전 5~7시로 '묘시(卯時)'로, 농부가 일하러 가는 때다.

따라서 조상들은 '토끼의 해'를 그 어느 해보다 부지런히 일해 풍요로운 결실을 거두는 해로 여겼다고 한다.

토끼는 토끼와 자라를 의인화한 우화소설 '토끼전'이나 달에서 방아를 찧는 옥토끼 등 조상들의 지혜와 삶의 태도가 배어 있는 옛이야기에도 자주 등장한다.

이처럼 친숙한 모습으로 우리 문화 깊숙이 자리한 토끼와 관련된 지명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22일 국토지리정보원에 따르면 2011년 기준 도내 토끼 관련 지명은 5개다. ▲안성시 대덕면 '토현리', '토고개' ▲용인시 처인구 이동면 '묘봉리' ▲안성시 양성면 노곡리 '묘봉' ▲광주시 광남동 '옥동' 등이다.

[안성=뉴시스] 이병희 기자 = 안성시 대덕면 토현리. 마을 뒷산이 토끼처럼 생겼고, 이 산 뒷마을로 통하는 고개가 있다고 해서 '토고개', '토현'이라고 한다. 2023.01.22. iambh@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안성=뉴시스] 이병희 기자 = 안성시 대덕면 토현리. 마을 뒷산이 토끼처럼 생겼고, 이 산 뒷마을로 통하는 고개가 있다고 해서 '토고개', '토현'이라고 한다. 2023.01.2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먼저 안성시 대덕면 토현리는 마을 뒷산이 토끼처럼 생겼고, 이 산 뒷마을로 통하는 고개가 있다고 해서 '토고개', '토현'이라고 불린다.

설을 앞두고 찾은 토현리 어르신들도 마을의 유래를 기억하고 있었다.

김유보(79)씨는 "이곳에 나고 자라 80년 가까이 살았다. 토현리에 있는 언덕이 토끼가 엎드린 모습과 닮았다 해서 예전부터 어르신들이 고갯길을 '토고개'라 불렀다"라고 설명했다.

토끼모양 뒷산의 토끼 엉덩이 쪽에 검은 바윗돌이 많이 모여 있는데 이것을 변(便)이라고 했다는 재미있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조영숙(75·여)씨는 "20대에 이곳으로 시집와서 언제부터 토현리가 됐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르신들이 언덕이 토끼 모양이고, 꼬리 부분에 있는 검은 돌이 '토끼 똥'이라고 하신 기억이 난다"라고 회상했다.

실제 찾아간 마을에서는 국토지리정보원의 정보와 다른 곳도 있었다.

국토지리정보원에 기록된 정보에 따르면 용인 묘봉리의 '묘봉'은 동네를 둘러싸고 있는 산봉우리가 묘하게 토끼모양으로 생겨 '토끼 묘(卯)', '봉우리봉'을 따서 '묘봉리'라 불렀다고 한다.

'토끼 묘(卯)'는 풍성·왕성·번창을 상징하는 것으로, 농경생활을 주업으로 하던 조상들의 풍요로움을 기원하는 마음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용인 묘봉리에서는 묘봉리의 '묘'가 토끼와 관련 없다고 설명했다.

면사무소 자료에 따르면 마을 동쪽에 많은 봉우리가 솟아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큰 봉이 동쪽에 있는 봉우리라고 해서 풍수지리상 동쪽을 뜻하는 묘(卯)자를 썼다고 한다.

'묘'(卯)가 '십이지의 넷째, 토끼', '이십사방위의 하나로, 정동(正東)을 중심으로 한 15도 안의 방향' 등 여러 뜻을 가지면서 생긴 오해로 보인다.

또 용인 묘봉리와 바로 맞닿아 있는 '묘봉'의 경우 주소상 안성시 양성면 노곡리에 있지만, 노곡리에서 묘봉과 관련해 아는 주민을 찾을 수 없었다.

광주시 광남동 '옥동'은 마을 산이 토끼형이라 옥동으로 불리며, 옥터골(玉洞)이라고도 한다.

한편 토끼 관련 지명을 전국적으로 보면 전라남도가 38개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경상남도 28개, 충청남도 20개, 경상북도 17개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지명의 종류별로는 마을 명칭 74개, 계곡 명칭 24개, 섬 명칭 19개, 산 명칭 14개 등이다.

가장 많은 명칭은 '토끼골'로, 경북 안동시 일직면 구미리를 비롯해 전국에 15곳에서 사용한다. 그 다음으로는 '토끼섬'으로,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를 비롯해 전국 14곳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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