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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쓴 시, 저작권이 없다? 왜

등록 2023.01.28 06:18:00수정 2023.01.28 06: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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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지난해 출간된 인공지능 시집 (사진=카카오브레인, CJ올리브네트웍스 제공) 2023.01.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지난해 출간된 인공지능 시집 (사진=카카오브레인, CJ올리브네트웍스 제공) 2023.01.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신재우 기자 = "나는 꽃이 되어도 좋았을 것이다/그대가 나를 꺾어 갔을 때,/나는 나비가 되어 그대 발에/앉아 있었을 것이다." ('시를 쓰는 이유' 수록작 '고백' 중)

지난해 카카오브레인이 개발한 인공지능(AI) 모델 '시아'의 첫 번째 시집 '시를 쓰는 이유'에 수록된 작품이다. 나날이 발전하는 인공지능이 시를 쓰는 건 이제 놀라운 일이 아니다. '시아' 외에도 지난해 11월 CJ올리브네이트웍스는 인공지능 시작 도구 '오아이 라이터(Oi Writer)'를 활용해 9명의 시인이 집필한 앤솔로지 시집 '9+i'를 내놓기도 했다.

'인공지능 시인'의 작품이 늘어나는 현실 속에 짚어야 할 문제가 있다. 이들의 작품에는 저작권이 있을까?

한국저작권위원회에 따르면 인공지능이 만든 시에는 저작권이 존재하지 않는다. 인공지능이 만든 시는 '저작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저작권위원회 관계자는 "인공지능이 만든 시, 그림 등은 창작이라는 개념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산출물'로 분류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시아'의 작품에는 저작권이 존재하지 않지만 시집에 수록된 문장을 마음대로 활용할 수는 없다.

'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 보호 법률'이 있기 때문이다. 해당 법안은 특정 개인이나 기업이 낸 성과를 도용하는 것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률이다. 저작위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법률은 자본을 투입해서 낸 성과를 보호해주기 때문에 인공지능 시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카카오브레인이 사용한 자본에 대해서는 보호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관련 법안을 통해 인공지능이 만든 작품을 보호할 수는 있지만 인공지능 산출물에 대한 규정의 필요성은 제기된다. 저작위에 따르면 인공지능의 산출물에 대한 소송이나 조정이 들어간 경우는 국내에 아직 존재하지 않지만, 인공지능이 만들어내는 산출물이 많아지며 이에 대해 세부적인 기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관계자는 "아직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 산출물에 대한 정책 방향이 결정돼 있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는 보호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인공지능 산출물에 대한 보호가 이뤄지지 않으면 인공지능 개발 동력이 사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산출물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에 어려움도 존재한다. 인공지능이 창작에 필요한 시간이 인간보다 현저하게 적기 떄문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가 존재한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인공지능이 만든 것에 모두 독점적인 권리를 주게 되면 인간이 창작할 수 없는 환경이 될 수도 있으며 특정 기업이 우리 주변의 모든 산출물에 대해 독점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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