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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바꿀까 말까"…식품업계 사명 변경 고심, 왜?

등록 2023.02.09 15: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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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회사들 잇따른 사명 변경 검토

기존 사명이 현재의 회사 정체성 대변 못한다는 이유

다만 비용 및 브랜드 이미지 타격 등 리스크 커

"이름 바꿀까 말까"…식품업계 사명 변경 고심, 왜?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사명 변경을 검토하는 식품 회사가 늘고 있다. 과거 주력 사업에 맞춰 정했던 회사 이름이 사업 다각화로 더 이상 정체성을 대변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대표적인 예가 롯데제과, 매일유업, CJ제일제당이다. 이들 기업은 '제과', '유업', '제당' 등 특정 분야에 한정적인 이미지를 주는 사명이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했거나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는 회사의 정체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올해 사명 변경을 검토 중이다.

롯데제과는 고 신격호 명예회장이 1967년 설립한 롯데그룹의 모태가 된 회사로 55년간 사명을 유지하고 있다. 그만큼 상징성이 크지만, 지난해 7월 롯데푸드 흡수 합병병한 후 종합식품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사명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제과가 사명을 변경한다면 '과자 제조사'라는 뜻의 '제과'를 빼고, 종합식품기업을 연상케 하는 이름으로 변경하는 안이 유력해 보인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사명 변경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며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받아야 하는 만큼 주총 이후에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매일유업과 CJ제일제당도 사명에서 '유업'과 '제당'을 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매일유업은 1969년 한국낙농가공으로 시작해 1980년부터 현재의 사명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우유 제조업체라는 뜻의 '유업'이 회사 정체성에 걸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매일유업은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로 우유 소비가 감소하면서 사업 구조를 다각화하고 있다. 현재는 우유뿐 아니라 '어메이징 오트' 등 대체우유, '셀렉스'를 앞세운 단백질 건강기능식품, 커피 전문점인 '폴바셋', 중식당 '크리스탈제이드'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이런 이유로 매일유업은 종합식품기업을 나타낼 수 있는 사명으로 변경하는 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매일유업 측은 "고민 중이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CJ제일제당도 사명 변경 가능성이 있다. 사명 중 '설탕 제조사'라는 뜻의 '제당'에 대한 고민이 크다.

CJ제일제당은 1953년 제일제당공업주식회사로 설립돼 국내 최초 설탕제조사로라는 정체성을 이어왔다. 다만 일찌감치 국내 최대 종합식품기업으로 거듭난 만큼 제당이 붙은 사명이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CJ제일제당 측은 사명 변경과 관련해 "예전에 실무진 차원에서 논의됐지만 현재는 중단됐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사명을 변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 사명을 변경한 식품 기업들도 있다. 대상에프엔비는 지난 1월 대상다이브스로 사명을 변경했다. 새 사명은 '대상'과 '뛰어들다(Dive)'를 뜻하는 영어 단어가 더해진 형태로 '고객의 일상 속 모든 곳에서 함께 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한국야쿠르트는 유통전문기업으로 도약을 위해 2021년 사명을 hy로 변경했다.
 
다만 사명 변경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간 쌓아온 기업 이미지가 타격을 받을 수 있고, 소비자들에게 새 이름을 각인 시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변경된 사명을 알리고 안착시키기 위한 마케팅 및 홍보 비용도 든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식품업체들이 인구 변화 등을 이유로 종합식품기업으로 회사를 키우면서 사명 변경을 고심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명 변경에 따른 비용 문제도 있고 오히려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도 있는 등 리스크가 커 쉽사리 실행에 옮기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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