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무신사 여성 패션플랫폼 '29CM', 실적 'W컨셉' 앞섰다

등록 2023.02.17 08:26:19수정 2023.02.17 16:06:06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작년 총 거래액 29CM 4878억원, W컨셉 4579억원

29CM 실적 역전…합병 후 독자적 브랜딩 강화 주력

(제공 = 29CM) 2023.02.15. *재판매 및 DB 금지

(제공 = 29CM) 2023.02.15.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비슷한 시기에 대형 플랫폼사에 인수되며 확보된 자금력과 인프라를 기반으로 사세를 확장한 여성 패션플랫폼 29CM(이십구센티미터)의 실적이 W컨셉을 역전했다. 29CM가 거래액과 성장률, 이용자수(MAU) 면에서 모두 W컨셉을 제쳤다.

17일 패션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29CM와 W컨셉의 구매확정 기준 총 거래액(GMV)은 4878억원, 4579억원으로 집계됐다. 29CM의 경우 통상 이커머스가 취급하는 연간 거래액(주문금액을 기준)은 6000억원을 돌파했다.

29CM와 W컨셉은 지난 2021년 각각 무신사와 신세계그룹의 SSG닷컴에 인수되며 자회사로 편입됐다. 이들 플랫폼은 2030 여성을 타깃으로하는 패션 플랫폼으로 성장해왔다.

인수가 확정된 2021년 당시만해도 W컨셉이 우위에 있었다. 2021년 W컨셉 거래규모는 3271억원, 29CM는 2755억원 이었다.

하지만 작년 한 해 29CM는 총 거래액을 비롯해 성장률, MAU 면에서 우위를 점했다. 성장률은 29CM가 77%를 보인 반면, W컨셉은 40%를 나타냈다.

MAU도 추월했다. 빅데이커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자료에 따르면 모바일 앱 기준 작년 2월부터 올해 1월까지의 기간 중 지난해 10월, 11월을 제외한 모든 달에 29CM가 W컨셉의 활성 이용자 수를 넘어섰다.

두 플랫폼의 명암을 가른 것은 피인수 후 채택한 성장 전략이다.29CM은 독립을 선택했고, W컨셉은 통합을 선택한 것.

먼저 29CM는 무신사와의 합병 이후에도 독자적인 브랜딩 강화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모습이다. 29CM는 지난해 4월부터 브랜드 캠페인 '당신이 구하던 삶(당신2 9하던 삶)'을 전개하며 다양한 취향을 제안하는 감각적인 편집숍으로서의 정체성을 다졌다. 주 타깃 고객은 2539세대로 여성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를 주력으로 하면서 무신사와는 독립적인 사업 방향을 가져가고 있다.

29CM에 따르면 브랜딩 강화와 신진 여성 패션 영입 확대를 통해 작년 여성 구매 고객 수는 전년 대비 70%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거래액 상위 10개 브랜드 중 7개가 여성 패션 브랜드였다.

신진 브랜드 발굴에도 힘썼다. 매주 입점 브랜드를 선보이는 '수요입점회는' 지난 4년간 3000여 개가 넘는 신진 브랜드를 소개했다. 신선하고 감각적인 브랜드 메시지에 공감한 충성 고객 비중도 높아지며 재구매율은 50%를 기록했다.
SSG닷컴, W컨셉 전문관 이미지(사진=SSG닷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SSG닷컴, W컨셉 전문관 이미지(사진=SSG닷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반면 W컨셉은 '신세계 유니버스'의 온라인 패션 첨병으로서 그룹 통합 마케팅 흐름에 올라탄 모양새다.

실제 W컨셉은 지난해 그룹 연합 기획전에 꾸준히 참여해왔고, 지난 10일에는 SSG닷컴 내 전문관을 개설해 입점 브랜드 200여 곳의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SSG닷컴의 럭셔리 브랜드도 W컨셉에 상호 입점시키며 플랫폼 각각의 개성을 살리기보다는 계열사 간 시너지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오프라인 진출 전략에서도 두 플랫폼은 대조적이다.

29CM는 지난해 하반기에만 3개의 오프라인 공간을 연달아 선보였다. 유행보다는 본인만의 취향에 따른 소비를 지향하는 고객층을 집중 공략하는 전략을 택했다.

첫 백화점 데뷔 무대로 2030이 선호하는 브랜드와 팝업 콘텐츠로 채워진 더현대서울 지하 2층 ‘크리에이티브 그라운드’를 택했다. 브랜드 큐레이션 공간 ‘이구갤러리’는 더현대서울, 더현대대구 두 곳에서 입점 브랜드의 오프라인 접점 확대를 위해 매월 색다른 브랜드와 함께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29CM 자체를 알리는 장소로는 성수동을 낙점했다. 29CM의 큐레이션 쇼룸 ‘이구성수’는 단순히 물건을 파는 것 뿐 아니라 젊은 층의 ‘소셜미디어(SNS) 인증 문화’를 공략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매 계절에 맞춰 테마에 변화를 주고 이에 맞는 아트 전시와 F&B(식음료)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 공간인 점이 특징이다. 이구갤러리 서울·대구와 이구성수는 이달 둘째 주 기준 누적 방문객 50만 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W컨셉은 신세계 백화점을 통해 판로를 넓혔다. 작년 3월 신세계 백화점 경기점을 필두로 주요 점포인 강남점, 대구점까지 총 3개의 매장을 개점했다. 주로 여성 캐주얼·영 컨템포러리 층에 입점했다.

반응은 긍정적이다. 경기점은 한 달 만에 매출 3위권을 기록했으며, 대구점은 개점 3일 만에 영캐주얼 패션 매출 1위를 달성했다. 온오프라인 연계를 통해 2030 구매자 수가 50%, 4050 구매자 수가 63% 증가하는 등 기존의 백화점 고객층을 일부 흡수한 것으로 보인다.

박준모 29CM 사업 대표는 "지난해는 여성 패션 부문에서 200억원 대 수준의 거래액을 올린 입점 브랜드도 탄생하는 등 다방면으로 여성 패션 시장에서의 29CM의 존재감을 다질 수 있었던 한 해였다"며 "올해도 여성 패션 1위 플랫폼으로서 역량 있는 신진 브랜드를 끊임없이 발굴하고 지원해 나가는 데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