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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 스며드는 AI 챗봇 '챗GPT'…보도자료 작성부터 대학 과제·산업 홍보까지

등록 2023.02.23 06:00:00수정 2023.02.23 08: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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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 부처 업무에 챗GPT 첫 활용…보도자료 제목 챗GPT가 작성

이종호 장관 "챗GPT, AI가 일상 속으로 스며드는 신호탄 될 것"

부처도 열공 기업도 열공

대학서도 "챗GPT 써서 과제 내라"…교육 현장 AI 활용 능력 중요성↑

[뉴욕=AP/뉴시스]챗GPT 제조사 오픈AI 로고. 2023.1.31.

[뉴욕=AP/뉴시스]챗GPT 제조사 오픈AI 로고. 2023.1.31.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인공지능(AI) 챗봇 '챗GPT(Chat GPT)'가 실제로 우리 일상생활 곳곳에 스며들고 있다. 정부부처가 언론에 배포하는 실제 보도자료를 챗GPT로 작성하는가 하면, 대학에서도 챗GPT를 반드시 활용해야만 하는 과제 등을 제시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 또한 챗GPT의 열풍에 올라타 AI 반도체를 비롯한 신사업 추진에 힘을 쏟고 있다.

2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이 부처가 전날 언론에 공식 배포한 보도자료의 제목을 챗GPT를 통해 작성했다. 과기정통부 소속 직원들의 AI 챗봇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부처 내 활용 방안을 탐색하기 위해 전문가 특강을 개최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에 챗GPT를 실제로 사용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정부 부처 업무보고 자리에서 "공무원들이 챗GPT를 활용할 수 있길 바란다"고 직접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챗GPT가 과기정통부의 부처 업무에 실제로 활용된 것 또한 이같은 대통령 발언의 연장 선상으로 보인다.

이번에는 챗GPT가 보도자료의 제목만 작성했지만 머지 않은 미래에는 챗GPT가 완전히 혼자 만들어 낸 보도자료가 배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날 진행된 과기정통부 특강에서 업무메일, 보도자료, SNS 홍보 문구 작성 등 정부부처 업무에서 실제로 활용 가능한 챗GPT 기능 시연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또한 전날 LG, SK텔레콤, 네이버 등 AI 업계와 만나 챗GPT 동향과 정책 방향에 대해 논의하며 "챗GPT는 AI가 우리 일상 속으로 스며드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22일 배포한 보도자료. 해당 보도자료의 제목을 챗GPT를 통해 작성했다는 안내 문구가 첨부돼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재판매 및 DB 금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22일 배포한 보도자료. 해당 보도자료의 제목을 챗GPT를 통해 작성했다는 안내 문구가 첨부돼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재판매 및 DB 금지


대학 과제서 챗GPT 반드시 써라?…"이제 AI 활용 능력이 중요해질 것"

정부 뿐만 아니라 학계에도 챗GPT의 영향력이 본격화되고 있다. 챗GPT가 처음 등장했을 당시에는 대학 과제 등에서 챗GPT를 활용하는 것이 금지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되려 챗GPT를 반드시 활용해야 하는 강의까지 등장한 것이다.

서울사이버대학교의 정승익 겸임교수는 신학기 개설되는 '메타버스 현황과 미래' 교양 과목에서 과제 제출 시 챗GPT가 작성한 내용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공지했다.

정 교수는 강의계획서를 통해 "AI 챗봇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인간의 시간을 상당히 절약해주고 있다. 유용한 툴을 활용해 본인 사고 한계를 넘는 것도 수업의 한 부분"이라며 "기술 활용을 금지한 채 인간의 기본 능력만 발휘해 성과물을 만든다면 아마 인류는 아직도 부싯돌로 불을 붙이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교수 또한 강의계획서 내용에 AI를 활용했는데, 강의계획서 내 강의 소개 부분을 챗GPT가 쓰도록 했다.

정 교수처럼 챗GPT를 직접적으로 받아들인 수업은 드물지만 학계에서는 교육현장에서 챗GPT와 같은 AI 활용 능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광형 KAIST(카이스트) 총장은 전날 열린 '디지털 교육 콘퍼런스' 기조강연을 통해 "챗GPT가 나옴으로써 교육 현장에서의 지식 전수 기능이 약화될 것 같다"며 "아직은 부족하지만 챗GPT는 범용 분야에서 인간을 능가하는 지능을 갖게 될거다. 계산기의 등장으로 암산 능력의 중요성이 떨어진 만큼 이제 지식을 많이 갖고 있느냐를 겨룰 필요와 의미가 대폭 감소할 것"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AI를 활용하는 능력이 중요해지고 그런 능력을 테스트 하는 시험도 등장할 수 있고 AI 보조교사도 나타날 수 있다"며 "AI 시대 우리 교육도 AI적인 사고방식을 이해해야 한다. 외국의 지배, AI의 지배를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AI 연구를 강화해야 하고, 동시에 우리 자손들이 인간으로서 성장하기 위해 인문·예술 교육도 소홀히 해선 안된다"고 덧붙였다.

韓 산업계도 '챗GPT 열풍' 올라탄다…퓨리오사, AI 챗봇 겨냥 차세대 칩 개발 속도

[서울=뉴시스] SK그룹이 자체 개발한 '사피온'으로 AI반도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사진=SKT 뉴스룸) 2022.7.7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SK그룹이 자체 개발한 '사피온'으로 AI반도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사진=SKT 뉴스룸) 2022.7.7 *재판매 및 DB 금지


산업계에서는 이같은 챗GPT 활용도가 높아지는 것이 새로운 신사업의 기회로 여겨지고 있다.

네이버의 투자를 받은 AI 반도체 스타트업 '퓨리오사'는 챗GPT와 같은 AI 챗봇을 겨냥한 차세대 칩 개발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허깅페이스'와 손을 잡고 차세대 AI 반도체를 내년 상반기까지 상용화시킨다는 계획이다. 허깅페이스는 챗GPT와 같은 AI 모델의 근간인 트랜스포머를 대중화시킨 글로벌 AI 플랫폼이다.

이들 양사가 개발 중인 차세대 칩은 챗GPT와 같은 트랜스포머 계열 대규모 언어모델을 지원하는 인퍼런스 칩인데, 대량의 데이터를 한번에 처리할 수 있는 3세대 고대역폭메모리 D램 ‘HBM3가 탑재된다. 기존의 GPU(그래픽처리장치)형 AI 반도체보다 동일 전력 대비 성능이 최대 3배까지 향상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퓨리오사 뿐만 아니라 AI 반도체 연합을 선언한 네이버·삼성전자, 카카오 등도 새로운 AI 반도체 솔루션을 개발하고 및 데이터센터(IDC) 확장 등을 모색하며 AI 신수요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SK텔레콤, KT 등 국내 이동통신사들도 사피온, 리벨리온 등과 함께 AI 반도체 시장 공략에 나선 상황이다.

정부나 대학에서는 챗GPT 활용을 본격화하고 있고, 산업계에서도 AI 관련 기술을 적극적으로 사업화하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챗GPT를 비롯한 초거대 AI의 중요성과 영향력이 날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AI업계 전문가는 "챗GPT와 같은 AI가 인간을 위한 도구로 상용화되는 건 이미 기정사실화됐다. AI에 대한 우려가 크지만 AI는 실제 사람처럼 의인화되기보다는 어디까지나 도구로써 사용될 수밖에 없다"며 "이제는 어떻게 해야 AI가 실수를 하지 않도록 잘 학습시키고 안전하게 잘 쓸 수 있을 지에 초점을 둬야 하고, 또 이를 어떻게 실현할지 기술적으로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본 기사의 제목은 챗GPT가 작성한 것임을 밝힙니다.
챗GPT가 만든 기사 제목. 기사 내용을 영문으로 번역한 뒤 챗GPT에게 "내가 쓴 기사의 제목을 만들어 줘"라고 요청하자 이같은 답변을 건넸다. (사진=챗GPT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챗GPT가 만든 기사 제목. 기사 내용을 영문으로 번역한 뒤 챗GPT에게 "내가 쓴 기사의 제목을 만들어 줘"라고 요청하자 이같은 답변을 건넸다. (사진=챗GPT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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