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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학교 활용은 시기상조…신기술 출현 대비해야"

등록 2023.03.14 18:56:30수정 2023.03.14 19: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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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온라인 디지털 인재양성 100인 토론회

"자기소개·동아리 지원서…챗GPT 이미 활용 중"

[세종=뉴시스] 교육부는 이날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을 통해 '생성형 AI, 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주제로 디지털 인재양성 100인 토론회'를 개최했다. 정제영 이화여대 미래교육연구소장이 주제 발표하고 있다. (사진=교육부 토론회 화면 갈무리). 2023.03.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교육부는 이날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을 통해 '생성형 AI, 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주제로 디지털 인재양성 100인 토론회'를 개최했다. 정제영 이화여대 미래교육연구소장이 주제 발표하고 있다. (사진=교육부 토론회 화면 갈무리). 2023.03.1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말과 사람이 달리기를 하면 말이 이길 수밖에 없다. 하지만 말 타는 연습이 돼 있지 않다면 조금 가다 낙마해 죽을 수 있다. 말을 통제할 능력이 없다면 원하는 목적지가 아니라 말이 원하는 곳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박남기 광주교대 전 총장(교육학과 교수)이 14일 오후 교육부가 온라인으로 개최한 '디지털 인재양성 100인 토론회'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 챗(Chat)GPT 활용을 말 타기에 빗대 설명한 말이다.

챗GPT가 화제를 모은 이후 교육계에서도 학습과 평가에 이를 활용해야 하는지를 놓고 논의가 활발하다. 전문가들은 교육용으로 사용하기에는 한계가 명확하지만 향후 이상적 생성형 AI, 교육용으로 개발된 AI가 나올 때를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교육부는 이날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을 통해 '생성형 AI, 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주제로 디지털 인재양성 100인 토론회'를 개최했다.

참석한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와 해외 교육계의 챗GPT 활용 동향을 전하면서 대체로 생성형 AI가 교육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도구라는 입장을 밝혔다.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제한적으로 허용해야 하며 당국의 지침도 마련돼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정제영 이화여대 미래교육연구소장은 챗GPT 활용 여부에 대한 국내 대학 교수들의 반응을 전했다. 정 소장에 따르면 한 교수는 "특정 영역 전공에서는 챗GPT를 활용한 글쓰기를 제한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밝혔지만, 다른 교수는 "맹목적으로 사용하면 문제지만 잘 쓰면 창의적 사고를 향상시킬 수 있다"는 긍정 입장을 밝혀 엇갈렸다고 전했다.

이왕렬 서울 선린인터넷고 교사는 개학 2주 만에 챗GPT를 교사들과 학생들이 활발히 사용 중이라고 전했다. 교사들이 첫 수업 시간에 챗GPT를 활용해 자기소개를 시켜보거나, 학생들이 동아리 선발 과정에서 받는 지원 이유서를 챗GPT로 썼는지 사람이 썼는지 검증하는 시도를 한다고 설명했다.

[뉴욕=AP/뉴시스] 오픈에이아이(Open AI)가 만든 인공지능 챗봇 챗GPT의 화면. 2023.3.21

[뉴욕=AP/뉴시스] 오픈에이아이(Open AI)가 만든 인공지능 챗봇 챗GPT의 화면. 2023.3.21

교육계에서는 챗GPT를 두고 지식 전달형 교육의 방향성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논의와 논술형 과제, 수행평가 등을 챗GPT로 작성 후 제출하는 부정행위가 만연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박 전 총장은 부작용을 거론하며 "초·중·고 학생은 극히 보수적으로, 굳이 사용을 유도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글쓰기를 하면서 자료를 찾고 내용을 구조로 만들며 뇌가 발달하는데, 그런 학습 과정을 놓치게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의존성을 줄이면서 효과적으로 활용하게 하려면 학생 자신의 생각과 정보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체계적인 글쓰기 역량을 기르는 것이 우선"이라며 "챗GPT를 교육용, 학습용, 연구용으로 쓰기에는 아직 문제가 많다"고 분석했다.

다만, 향후 현장에서 활용될 가능성을 닫아 둔 것은 아니었다. 그는 "수능이 논술형으로 바뀐다면 한글 논술 채점에 특화한 생성형AI가 만들어지고, 실험을 거쳐 입증된다면 도입이 가능해질 것"이라면서 "현장 교사도 채점에서 자유로워질 것이지만 아직 이 단계까지 못 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적 계층에 따른 양극화, 생성형 AI 상업화에 따른 악용 가능성도 우려한 그는 "국가 차원의 규제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이왕렬 교사도 메타버스(현실세계와 같은 가상세계, Metaverse) 활성화 당시 서비스별 연령고지가 늦게 나오면서 이미 이를 쓰던 학교에서 어려움을 겪었다며 생성형AI 지침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교사는 "사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조금 더 빨리 학교 현장에 지원됐으면 한다"며 "이를 통해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누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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