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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0배 작은 알선업체에 대출 위험 떠넘겨…대법 "부당 이득"

등록 2023.03.22 06:00:00수정 2023.03.22 07: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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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털 업체가 알선 업체에 위험 부담 전가

대법 "우월한 지위 이용, 부당한 이득 챙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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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대법원. 2018.12.18.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자본금이 4500배 이상 많은 캐피탈 업체가 대출 알선 기업에게 '실제 대출을 받은 기업이 빚을 못 갚으면 대신 갚겠다'는 보증을 받은 것은 부당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A사가 B사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2일 밝혔다.

캐피털 업체 B사는 대출을 알선해주는 A사를 통해 2015년 1월부터 2016년 12년까지 6개 업체에게 자금을 대출해줬다. A사는 수산물 업체들과 B사를 연결해주고 대출실행금의 일부인 1억8600만원을 수수료로 지급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B사에게서 대출을 받은 업체들이 빚을 갚지 못하자 B사는 A사에게 대신 빚을 갚으라고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A사와 B사 사이 계약서에는 A사가 물건을 담보로 대출금을 상환하고 매입하겠다는 문구가 포함됐다.

A사는 10억7300만원을 대신 갚았다. 창고보관료도 1억원 이상을 지급했다. 이후 담보물인 수산물 등을 처분해 총 6억3300만원을 확보했다. 약 5억원 가량의 손해를 본 것인데, A사는 이를 반환하라고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 과정에서 A사 측은 B사와의 계약은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행위이기 때문에 무효라는 것이다.

1심과 2심은 원고 패소 판결했다. 이 계약이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은 대출금을 확보하기 어려워져서 생기는 위험들은 대출 주체인 B사의 책임이라고 판단했다. 모든 위험을 A사가 지게 된 이 계약은 사회질서에 반하는 내용이 담긴 법률행위라고 본 것이다.

대법원은 "자본금만 보더라도 B사(약 453억원)가 A사(약 1000만원)의 약 4500배에 달한다. 회사의 존속기간(A사 신생회사·B사 17년)과 경제력 등 전반에 현격한 차이가 있고, 이로 인해 B사가 A사에 비해 상당한 우월한 지위에 있기 때문에 이런 거래관계가 형성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증이 당사자 일방의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부당한 이득을 얻는 반면, 상대방에게는 과도한 반대급부나 부당한 부담을 부과하는 법률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2심이) 판단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ry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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