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제지 주가조작' 주범 도피 도운 운전기사 집유
범인도피 혐의 징역 10년·집행유예 2년 선고
"주범 도피 핵심적 역할 수행…수사에 장애"
주범, 지난 1월 여수서 체포…도피 3개월만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영풍제지 주가조작' 관련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모 씨 등 3명이 17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3.11.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장한지 기자 = '영풍제지 주가조작' 사태 주범 도피를 도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운전기사가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당우증)는 5일 범인도피 혐의로 기소된 운전기사 정모(55)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자백과 검찰의 피의자 신문조서 등 여러 증거를 종합하면 피고인의 범인도피죄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고 선고 사유를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은 수사기관이 이모씨(주범)을 추적하고 있음을 알면서도 이씨 도피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점, 이씨의 혐의사실이 매우 중대함을 알 수 있었음에도 적극 협조한 점, 수사에 장애가 있었고 국가의 정당한 형벌권 행사가 이뤄지지 않게 한 점 등에 비춰보면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전부 자백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이씨의 운전기사로서 지시에 따라야 하는 지위에 있었던 점, 형사처벌을 받은 적이 한 번도 없는 초범인 점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사정이다"고 양형 사유를 설명했다.
정씨는 지난해 10월 영풍제지 주가조작 주범 이모(54)씨 등 주가조작 일당이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해 도주 중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차량을 운전해주거나 주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해 그의 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는다.
아울러 이씨의 도피를 위한 자금세탁 운반을 도와준 혐의도 제기됐다.
이씨는 도피 3개월 만인 지난 1월25일 전남 여수에서 베트남으로 향하는 배 위에서 해양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검찰은 지난 1월29일 이씨를 구속했고 보름이 지난 2월14일 기소했다.
정씨는 앞서 열린 공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반성한다고 자백했다. 이후 속행 공판에선 분리종결을 원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영풍제지 주가조작 사건은 지난해 7월 이상 주가 흐름을 인지한 금융당국이 검찰에 사건을 이첩하면서 의혹이 불거졌다.
검찰은 지난해 10월17일 영풍제지 주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의심되는 윤모씨 등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영풍제지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하는 등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검찰에 따르면 주범 이씨는 주가조작 일당 등과 함께 2022년 10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1년간 총 330여개의 증권계좌를 통해 총 22만7448회(1억7965만주 상당)의 시세조종을 해 부당이득 6616억원 상당을 취득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시기 영풍제지의 주가는 2022년 10월25일 기준 3484원에서 1년 후인 지난해 10월17일 4만8400원으로 약 14배 급등했다는 것이 검찰의 시각이다.
일당은 약 1년간 ▲가장·통정매매 14만8615회(1억1788만주 상당) ▲고가매수 6만5924회(5000만주 상당) ▲물량소진 주문 1만2643회(1112만주 상당) ▲시가관여 주문 98회(33만주 상당)·종가관여 주문 168회(38만주 상당) 등 총 22만7448회(1억7965만주 상당) 시세조종 주문을 제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들 일당의 부당이득이 단일종목만으로 주가조작을 벌인 범행 중 사상 최대 규모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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