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불륜 숨기더니…암 걸리자 내연녀에 버림받고 돌아온 父"

[서울=뉴시스] 20년간 가족에게 불륜 사실을 숨긴 아버지가 암에 걸린 뒤 내연녀에게 버림받고 돌아왔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뉴시스DB)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황소정 인턴 기자 = 20년간 가족에게 불륜 사실을 숨긴 아버지가 암에 걸린 뒤 내연녀에게 버림받고 돌아왔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26일 JTBC '사건반장'은 우연히 아버지의 휴대전화를 살펴봤다가 아버지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됐다는 40대 여성 A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A씨는 "아버지 휴대전화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더라. 통화 내역을 보니 저장 안 된 이 번호로 하루 한 번 이상 통화하더라"며 "자동으로 통화 녹음이 됐길래 들어봤더니 어떤 여자가 '속옷 사다 놨으니까 갈아입으시라'고 말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당시 A씨는 아버지에게 "다 알고 있으니까 그 여자 정리하시라"고 말했다. 그러자 아버지는 그새 다시 내연녀와 통화하며 "큰일 났다. 우리 딸이 다 알게 됐다. 어떡하냐"고 토로했다.

A씨는 아버지의 오랜 친구에게서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아버지의 친구는 "20년간 이어온 불륜 관계"라며 "20년 전 아버지가 골프를 치러 갔다가 만난 캐디"라고 설명했다. 내연녀는 이혼 후 혼자서 아들을 키우는 싱글맘이었다.

A씨 아버지는 불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여러 차례 가족을 속여 왔다. 그는 10년 전 사업을 이유로 아내만 이사를 보내고 살던 곳에서 혼자 거주했는데, 이는 두 집 살림을 위한 것이었다.

A씨는 "10년 전 부모님이 내가 사는 지역으로 이사 오려고 했는데, 아버지는 사업을 핑계로 어머니만 이사 보내고 살던 곳에서 계속 사셨다"며 "근데 아버지 집을 찾아갔는데 샴푸며 치약이며 하나도 안 썼고 전기세와 수도세도 너무 적게 나왔다. 아버지가 엄청나게 절약하면서 힘들게 사는 줄 알고 안쓰러웠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아버지는 내연녀와 두 집 살림하면서 이 집을 방치하고 있었다. A씨는 "어머니는 아버지의 불륜을 전혀 몰랐다. 아버지가 주말엔 어머니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등 정말 완벽하게 두 집 살림했다. 자기 집을 모델하우스처럼 사용한 것"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급기야 A씨 아버지는 매달 내연녀에게 돈을 송금했으며 마이너스 대출까지 있었다. 내연녀가 이사 가는 날엔 한 달 동안 1000만원 정도를 송금했다. 여기에 '전기세'라는 명목으로 300만원, '반찬값'이라며 200만원을 보냈다고 한다.

A씨는 "아버지는 약 15년간 내연녀에게 돈을 계속 줬다. 현재 아버지는 파산 상태로 월세방에서 근근이 살아가고 있더라. 아버지는 사업이 어렵다면서 집과 차를 팔기도 했다"며 분노했다.

특히 A씨는 8년 전 아버지에게 결혼자금을 요구했다가 뺨을 맞았다며 배신감을 토로했다.

심지어 A씨 아버지는 A씨에게 신용카드를 빌려 카드깡 형태로 3년 동안 1억원을 가져가기도 했다. A씨는 아버지가 이 자금을 내연녀와의 여행 등에 썼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불륜 사실을 들킨 아버지는 사과는 커녕 되레 가족을 협박했다고 한다. A씨 어머니가 내연녀에게 상간자 소송을 제기하자, 아버지는 늦은 밤 내연녀를 데리고 찾아와 "당장 소송 취하해라. 현금 500만원 뽑아왔으니까 이거로 끝내라"며 큰소리쳤다고.

A씨는 "상간자 소송 승소해서 2000만원을 받았고, 부모님은 이혼했다"며 "이후 아버지가 얼굴이 반쪽돼서 찾아왔다. 위암 3기 진단을 받았다더라. 내연녀한테도 버림받은 것 같더라. 갈 곳이 없으니까 날 찾아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버지를 모셨지만 어머니하고 각방 사용하고 있다. 아버지를 계속 모셔야 하냐"며 고민을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박지훈 변호사는 "혈연관계이기 때문에 부양 문제가 될 수 있지만, A씨가 하고 싶은 대로 결정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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