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딜런 노벨 문학상 수상 놓고 갑론을박 논쟁 가열
【카레=AP/뉴시스】미국의 싱어송라이터이자 음유시인으로 평가받는 밥 딜런이 13일(현지시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사진은 지난 2012년 7월 22일 딜런이 프랑스 카레에서 공연하던 당시의 모습. 2016.10.13
딜런이 오랜 세월동안 탁월한 예술성으로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은 논란의 여지가 없지만, 그래도 딜런의 노벨 문학상 수상은 걸맞지 않다는 지적도 쏟아지고 있다.
인도 출신 영국 소설가 샐먼 루시디는 13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그리스 신화의 오르페우스부터 노래와 시는 긴밀하게 연결되어 왔다. 딜런은 음영 시인 역사의 찬란한 상속인"이라며 딜런의 수상을 전폭적으로 환영했다. 노벨상 유력 후보 중 한 명이었던 미국 소설가 조이스 캐럴 오츠 역시 트위터에 "딜런의 음악은 아주 깊은 의미에서 '문학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인기 공포소설가인 스티븐 킹 역시 "추잡하고 슬픈 (대선)시즌에 한 가지 멋지고 좋은 선택"이라고 트위터에 밝혔다.
그런가하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SNS 공식 계정에 올린 메시지에서 "내가 사랑하는 시인들 중 한명인 밥 딜런에게 축하를. 노벨을 받을만하다"고 축하했다.
그러나 스코틀랜드의 소설가 어빈 웰쉬는 밥 딜런의 노벨 문학상 수상에 화를 버럭 내고 비난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고 AP 통신이 전했다.그는 "나도 딜런 팬이지만, 이것(노벨 문학상)은 노쇠하고 영문 모를 말을 지껄이는 히피의 썩은 내 나는 전립선에서 짜낸 노스탤지어 상"이라고 신랄하게 비꼬았다. 그는 이어 "음악 팬이라면 사전을 펴놓고 '음악'과 '문학'을 차례로 찾아서 비교하고 대조해 봐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소설가 필립 로스가 딜런에 밀려 노벨 문학상을 놓치게 된 데 대해 트위터 상에서 "아쉽다"는 반응부터 "언젠간 트위터(글)로 (노벨상을)받을 날이 올 것" "로스가 기타를 손에 잡을 것" 등 각양각색의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런가하면 바티칸 일간지인 로세르바토레 로마노는 "딜러의 노래가사 중 일부는 아름다우며, 전 세대에 영향을 미친 진정한 예술가의 작품이지만, 딜런은 (작가가 아니라)송라이터"라고 비판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노벨의 결정이 돈 드릴로, 필립 로스, 무라카미 하루키 등 진정한 작가들에게는 분명 반갑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CNN에 따르면, "딜런을 다른 사람들처럼 나도 좋아하지만, 그래도 (노벨 문학상은) 좀 이상해보인다"는 반응을 나타낸 사람들이 있는가하면 "앞으로 수많은 작사가들에게 노벨 문학상의 문이 열리는가"란 시니컬한 반응을 나타낸 사람도 있었다. 또 어떤 사람은 "아빠가 50년 넘게 밥 딜런 팬이지만 이건 정말 웃기는 일이라고 하신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