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 새 총장 선출 갈등…학생들 "교수와 투표권 동등해야"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본관 앞에서 열린 '학생의견 반영된 민주적 총장 선출을 위한 이화인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손 피켓을 들고 교내를 행진하고 있다. 2017.02.08. [email protected]
'교수100:교직원10:학생 5'…학생들 "1:1:1로"
"파벌싸움이 직선제 폐단이면 교수들이 내려놔야"
9일 교수·교직원·학생·동문 대표 만나 재논의
국내 첫 교수-학생 동일 투표 총장 선출될지 주목
【서울=뉴시스】김현섭 기자 = 개교 130년 역사상 처음으로 '총장 중도퇴진'이라는 홍역을 치른 이화여대가 새 총장 선출을 둘러싸고 내부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이대 교수평의회는 지난달 9일 직선제를 골자로 하는 총장 선출 관련 규정을 의결, 이사회에 권고하면서 규정 및 절차에 교수·직원·학생의 투표반영 비율을 '100:10:5'로 정했다.
이에 대해 학생들은 교수·교직원·학생의 투표반영 비율을 동일하게 1:1:1로 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지수 이대 총학생회장은 8일 본관 앞에서 열린 '학생의견 반영된 민주적 총장 선출을 위한 이화인 집회'에서 "학생 투표 반영비율을 반드시 확대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우 회장은 "이번에 우리 학교에서 총장 후보제 직선제를 시행하면서 굉장히 조심스러웠다. 직선제를 해보니까 교수들 사이에서 파벌싸움이 너무 심하고, 교수들이 교육과 연구에 소홀하면서 학내 정치 활동만 한 선례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직선제의 폐단이 파벌싸움 심화라면 해답은 교수들이 투표 비율을 내려놓으면 되는 것"이라며 "총장이 교수들만의 눈치를 보고 당선이 되는 사람이 아니면 된다. 그렇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요구안인 1:1:1이 반드시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본관 앞에서 열린 '학생의견 반영된 민주적 총장 선출을 위한 이화인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손 피켓을 들고 교내를 행진하고 있다. 2017.02.08. [email protected]
김 대표는 "그동안 대학 평의원회, 등록금심의위원회 등 학내 모든 의사 결정구조에서 학생들이 배제당했던 결과는 파빌리온, 프라임 사업, 미래라이프대학 등 학생들을 고려하지 않은 사업 강행과 정유라씨에게 특혜를 제공해 학생들의 노력을 공정하게 판단받을 기회를 박탈한 것"이라며 "우리는 또다시 구성원의 의견을 무시하는 총장을 맞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의 반발이 계속되면서 소통 창구는 일단 다시 열린 상황이다.
이대에 따르면 9일 오후 5시 송덕수 부총장 주재로 총장 선출 규정 논의를 위한 교수·교직원·학생·동문 대표의 4자 협의체 첫 대면 자리가 예정돼 있다. 구체적인 참석자와 장소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전면 재논의 끝에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불과 수개월 전 미래라이프대학 갈등과 정유라 특혜 파문 당시와 같은 학내 충돌이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 회장은 "협의체에서 학생 요구안이 반드시 수용될 수 있도록 노력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소통의 의지를 조금이나마 보였지만 자기들끼리 다 설정해놓고 반발이 심하니 한발 물러선 모양새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다소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다.
만일 학생들의 요구가 관철된다면 이대는 학생과 교수가 동일한 비율의 투표로 총장을 뽑는 국내 대학의 사실상 첫 사례가 된다.
대학교육연구소 임희성 연구원은 "그동안 국내 대학은 사립대학은 총장직선제를 거의 하지 않았고 국립대학에서만 했다"며 "직선제를 하는 곳도 사실 학교 구성원 전체가 아닌 '교수직선제'라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학생들에게는 투표권이 아예 없거나 의미가 없을 정도로 투표비율이 낮았다"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