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러시아 새 제재 법안에 러시아에 이어 EU 반대 표명···이익 침해 우려
【브뤼셀=신화/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5월25일 유럽연합 본부를 방문해 영접 나온 도날트 투스크 정상회의 상임의장에게 제스처를 써가며 뭔가를 말하고 있다. 2017. 5. 25.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유럽연합(EU)는 26일 미국이 하원의 압도적 찬성으로 러시아에 새로운 제재를 부과하려는 데 대해 단호한 반대 의사와 엄중한 경고를 보냈다고 CNN이 보도했다.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처리를 둘러싸고 두 동맹체가 심한 균열 양상을 보인다고 할 수 있다.
이날 EU의 장-클로드 융커 집행위원장은 미국의 새 러시아 제재로 유럽 국가들의 이익이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가 강하다면서 미국 정부로부터 확고한 예방책을 전달 받지 않으면 "수일 내"에 독자적인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재 타깃인 러시아는 앞서 미 하원에서 단 세 명만 반대한 제재 법안은 그렇지 않아도 안 좋은 양국 관계를 한층 나쁘게 만들 위험을 품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다른 타깃인 이란도 반발하고 있다.
상원으로 올라간 이 법안은 러시아, 북한 및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를 구체적으로 독촉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법안 속에 백악관이 러시아 등에 대한 제재의 수위를 약화시키거나 희석키는 것에 제동을 거는 조항이 들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이와 달리 EU는 러시아에서 독일로 천연 가스를 보내는 새 파이프라인 노르드 슈트림 2의 건설에 돈을 댄 유럽 기업이 미국의 대 러시아 새 제재로 해를 볼 것을 우려한다.
융커 위원장은 미국 하원이 419-3으로 통과시킨 러시아 등 통합 제재 법안은 EU의 에너지 안보에 "의도하지 않았지만 일방적인 충격"을 던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런 만큼 우리의 우려가 충분히 고려되지 않으면 우리는 수일 내에 합당한 조치를 내릴 태세"라고 말한 융커 EU 대통령은 "'미국 제일 먼저'가 '유럽 이익 맨뒤'를 뜻해서는 안 된다"고 못박았다.
3국 통합 제재 법안은 상원을 통과하는 대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책상으로 올라가 서명을 기다리게 된다. 법안이 의회의 장기 여름 휴가 전에 백악관으로 이송될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또 러시아에 대한 기존 제재는 물론 러시아, 북한, 이란에 대한 새 제재를 완화하는 조치를 사전 봉쇄한 이 법안을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할지 여부도 아직 분명하지 않다고 트럼프와 각을 세워온 CNN는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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