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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복귀' 김광현 "신인 때만큼 긴장…아프지 않아 다행"

등록 2018.03.25 17:5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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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2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벌어진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역투하는 SK 와이번스의 김광현. (사진 = 구단 제공)

【서울=뉴시스】 2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벌어진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역투하는 SK 와이번스의 김광현. (사진 = 구단 제공)

【인천=뉴시스】김희준 기자 = 567일 만에 선발승을 거두며 에이스의 화려한 귀환을 알린 김광현(30·SK 와이번스)이 활짝 웃었다.

 김광현은 2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3피안타 6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SK가 5-0으로 승리하면서 김광현은 복귀전에서 승리를 품에 안았다. 2016년 9월 30일 잠실 LG전에서 구원승을 거둔 이후 541일 만에 승리다. 선발승으로만 따지만 2016년 9월 4일 마산 NC전 이후 567일 만이다.

 지난해 1월 왼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1년간 재활에만 매달린 김광현은 2016년 10월 8일 인천 삼성전 구원 등판 이후 533일 만에 오른 1군 마운드에서 건강함을 입증하는 쾌투를 선보였다.

 김광현은 무엇보다 최고 시속 152㎞짜리 직구에 전매특허인 슬라이더 위력을 선보이면서 기대를 높였다.

 2016년 9월 16일 인천 삼성전 이후 555일 만에 선발 등판한 김광현은 "신인 때처럼 긴장했다. 특히 선발 등판은 오랜만이고, 개막 2연전이라 긴장을 많이 했다"며 "다른 것을 생각하지 못하고 포수 미트만 보고 던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광현은 "폼에 문제가 있었고, 생각하면서 던져야 했다. 안 아픈 것이 제일 중요했지만, 너무 긴장해서 폼을 생각하지 못했다"며 "그래서 제구가 조금 아쉬웠다. 그래도 수비가 많이 도와주고 방망이도 잘 쳐줘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 시작 전 김광현은 마운드에 올라 1, 3루 관중석을 향해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를 했다. 그는 "그동안 기다려줘서 감사하다는 의미다. 롯데 팬들에게는 많이 와주셔서 고맙다는 의미로 인사했다"고 설명했다.

 팔꿈치 수술을 받고 돌아온 만큼 그가 이날 등판에서 가장 신경쓴 것은 몸 상태다.

 김광현은 "정식경기는 첫 번째여서 또 통증이 올까 걱정했다. 시범경기에서도 전력 투구를 했지만, 정규경기는 타자의 집중도나 관중 수가 다르다"며 "또 통증이 올까봐 걱정했는데 지금도 아프지 않다"고 반겼다.

 SK는 김광현 특별 관리에 들어간 상태다. 올 시즌 김광현의 정규시즌 이닝수를 100~110이닝 정도로 제한했다. 이날도 김광현의 투구수는 78개에 불과했다.

 김광현는 "경기할 때 이닝이나 투구수 제한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 '공격적인 투구를 하자'거나 '3구 이내에 승부를 하자' 같은 큰 틀만 짠다. 구체적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코칭스태프와 의논해 이날 투구수를 80개 정도로 정했다는 김광현은 "4회까지 투구수가 68개여서 5이닝을 못 채우는 것 아닌가 생각했는데 5회를 끝마쳐서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서울=뉴시스】 2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벌어진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역투하는 SK 와이번스의 김광현. (사진 = 구단 제공)

【서울=뉴시스】 2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벌어진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역투하는 SK 와이번스의 김광현. (사진 = 구단 제공)

이닝 수 제한이 있어서인지 김광현은 '공격적 투구'를 유독 강조하는 모습이었다.

 '오늘도 공격적이지 않았냐'는 말에 김광현은 "초구와 2구째에 볼이 많았다. 점수차에 여유가 있으면 초구, 2구 스트라이크 비중이 높아졌을 것"이라며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찌르려다 볼이 많아졌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김광현은 건강하게 복귀할 수 있도록 도와준 코칭스태프에도 고마움을 드러냈다.

 그는 "재활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정신적인 부분이다. 강화에서 재활을 하는 동안 이승호 코치, 고윤형 코치님이 멘탈을 잘 잡아주셨다"며 "건강히 복귀할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재활을 하는 동안 머리카락을 기른 김광현은 이날 장발을 휘날리며 복귀전에 나섰다.

 1군 복귀 등판을 마친 후 머리카락을 자르겠다고 선언한 김광현은 이날 경기 후 미용실을 방문해 길게 자란 머리카락을 자를 예정이다. 김광현은 소아암 환자를 돕기 위해 머리를 기르고 있는 트레이 힐만 SK 감독과 뜻을 같이 하기로 해 자른 머리카락을 소아암 환자에 기부할 계획이다.

 김광현은 "머리카락을 기부하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몰랐는데 감독님 덕분에 알게 됐다. 내가 기부를 해 더 알려진다면 더 많은 기부가 이뤄질 것이라 생각한다"며 "기준이 엄격하지만 조건이 되는 팬들이 많이 참여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머리를 짧게 자를 생각이다. 다음 주에는 다른 헤어스타일을 보여드리겠다"고 덧붙였다.

 화려한 복귀전으로 건강함을 입증하기는 했지만, 이를 유지하는 것은 김광현에게 남은 숙제다.

 김광현은 "아직 3경기까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때까지는 재활 등판이라고 본다"며 "3경기 이후에는 다른 투수들과 똑같은 투구수와 이닝을 소화하는 것이 목표다. 매 경기 후 체력이나 몸 상태를 보고 움직여야 할 것 같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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