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이어 환율전쟁?…트럼프 "弱달러 선호"에 엔·위안↑
"오는 10월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 대두
트럼프 행정부가 잇따라 중국과 EU의 환율정책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면서 글로벌 무역전쟁에 이어 환율전쟁까지 불거질 것이라는 우려마저 대두되고 있다.
일본 도쿄 외환시장에서 23일 10시 50분 현재 엔/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5% 하락한 110.83엔을 나타내고 있다. 엔화 가치의 급등세는 트럼프 대통령의 약 달러 선호 발언과 함께 일본은행(BOJ)이 오는 30~31일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그동안 지속해온 양적완화 정책을 일부 정상화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개장 직후 일본 10년만기 국채 금리가 6bp(1bp=0.01%포인트) 오른 0.09%로 지난 2월 2일 이후 최고점을 나타냈다.
중국 인민은행은 23일 위안화 기준치를 1달러당 6.7593위안으로 설정 고시했다. 이는 지난 20일 위안화 기준치 1달러당 6.7671위안에서 0.0078위안(0.12%) 절상한 것으로, 8거래일 만에 올랐다. 위안화 가치은 앞서 7거래일 연속 떨어지면서 2017년 7월 이래 1년 만에 저가권으로 주저앉았다.
그동안 글로벌 무역전쟁을 주도해온 트럼프 행정부는 이젠 환율전쟁으로 전선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중국과 EU가 환율을 조작하고 있으며, 이런 상황에서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긴축 정책은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을 통해 "중국과 EU 등이 그들의 통화가치를 조작하고 이자율을 낮추고 있다. 반면 미국은 이자율을 올리면서 달러화가 점점 강해지고 있다. 지금 긴축정책은 우리가 해왔던 모든 것들에 피해를 준다. 미국은 불법적인 환율조작과 나쁜 무역협정으로 인해 잃은 것을 되찾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중국 및 EU의 환율 조작과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달러 가치가 강해지면서 미국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주장한 것이다.
므누신 장관은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환율을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나는 무기냐, 아니냐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통화 약세가 그들에게 부당한 이익을 만들어주고 있다는 점엔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마저 대두되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매년 4월과 10월 2차례씩 환율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환율조작국 지정의 기준은 ▲대미 무역수지 흑자 200억 달러 초과 ▲경상수지 흑자 GDP 대비 3% 초과 ▲ 환율시장의 한 방향 개입 여부 GDP 대비 순매수 비중 2% 초과 등 세 가지로 정해져있다. 이 가운데 세 가지 모두 해당하면 심층분석대상국, 즉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된다.
이중 2개 항목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면 관찰대상국으로 분류되어 조사를 받는다. 지난 4월 미국 재무부가 발표한 환율보고서에서 한국, 중국, 일본, 독일, 스위스, 인도 등 6개국이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됐다.
지난 6일 트럼프 행정부는 앞서 예고했던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 중 340억 달러 규모 818개 품목에 대해 25%의 관세를 발효시켰다. 중국은 같은 날 동시에 340억 달러어치의 미국산 제품 545개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맞불을 놓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어 지난 10일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10%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대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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