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반복되는 수능 난이도 논란 해법은?…"교사가 출제 주도해야"
난이도 유지 시스템 허점 여전…보다 적극적 해법 필요성 제기
교사 출제 주도보다는 오탈자 등 검수하는 검토위원으로 참여
교사 출제위원 참여 2002년부터 시작…40% 넘지 못하고 있어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성기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19학년도 대입수학능력시험의 난이도 혼란에 대해 수험생과 학무모께 송구하다며 사과하고 있다. 2018.12.04. [email protected]
올해도 같은 논란이 재연됐고, 수능을 관할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성기선 원장은 지난 4일 채점 결과를 발표하면서 "올해 수능 난이도가 출제위원단 예측과 어긋났다"면서 난이도 조절 실패를 인정하고 공식 사과하기도 했다.
이창훈 수능본부장도 같은 날 평가원 수능출제본부 내부에서는 출제·검토위원단 워크숍을 최근 강화했다고 밝혔다. 국내 수험생 모집단의 몇 퍼센트가 각 문제를 맞출 수 있을 것인지 논의하는 워크숍인데, 예전에는 검토위원들이 반나절만 참여했다면 최근 1박2일로 참여 시간을 늘렸다고 이 본부장은 설명했다.
응시자 특성과 경향, 응시태도를 파악하기 위해 1년에 3번, 6월과 9월 모의평가와 수능이 끝난 후 학교 교사들에게 문의해 현장 반응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타 구체적인 체계는 보안사항이라며 공개를 꺼렸다.
나름 난이도 예측 능력을 강화시키려는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실패했다. 이 본부장은 "국어 31번 문항은 출제·검토진이 전혀 예측을 하지 못했다. 그 점에 대해 통렬히 반성하고 있다. 영어에서의 널뛰기에 대해서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뉴시스】우종록 기자 =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가 배부된 5일 오전 대구 수성구 범어동 대구여자고등학교에서 한 수험생이 성적표를 받은 뒤 점수를 확인하고 있다. 2018.12.05. [email protected]
5일 평가원 등에 따르면 현재 교사는 대부분은 출제된 문항의 적절성과 오탈자 등을 검수하는 검토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1994년 수능이 도입된 후 2001학년도까지는 출제위원으로 대학교수만 참여했다. 교수의 독립성과 전문성이 더 높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다 2002학년도부터 교사가 출제위원으로 참여하기 시작했지만 40%를 넘지 못했고, 대학 교수들처럼 문항 출제를 주도하지는 못하고 있다. 사실상 보조하는 체제로 운영됐다는 얘기다. 교사들 위주의 검토위원들이 문항에 이의를 제기해도 교수 출제위원들이 묵살하기 일쑤라는 말은 주기적으로 흘러나온다.출제위원장과 검토위원장도 모두 대학교수가 맡고 있다.
그 결과 수능 출제 오류가 발생할 때마다 공신력을 높이기 위해 일선 교사 참여를 전면 확대하는 방안이 제시됐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최승후 정책국장(문산고 교사)은 "응시자들의 특성과 현장성을 잘 알고, 보다 대학 교수들과 동등하게 소통하기 위해 고교 교사 비율이 늘어나야 한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 "특히 6월과 9월 모의평가 출제진으로 참여한 교사들이 포함돼야 난이도 조절에 효과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능 안정화를 위해 다각도로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 국장은 "평가원이 초고난도 문제를 지양해 내년에 쉽게 출제된다면 역시 상위권 변별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올 것"이라며 "2022학년도 수능부터 EBS 연계율이 50% 이하로 떨어진다면 왜곡된 문항을 줄이고 난이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내년에 치러질 2020학년도 수능 난이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매년 개최하는 수능 평가회를 통해 개선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이 평가회는 평가원 수능본부와 전국 시·도교육청 담당 장학사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자리다.
교육부 송근현 대입정책과장은 "내년 3월 전에 2019학년도 수능 평가회 열고 이번 수능 출제와 운영, 관리 전반에 대해 평가하고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교육부는 대부분 평가원의 의견을 존중해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평가원 측은 "지금 당장은 수능 채점결과를 발표한 직후인 만큼 결과와 현장 반응을 면밀히 살필 예정"이라며 추후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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