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北에 베트남 모델 판매 시도…김정은은 안살 듯" CNN
"과거 북한에 개방 경제 장점 보여줬지만 소득 없어"
"북한, 핵무기 감축 협상에는 응하겠지만 비핵화는 꿈"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1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북미정상회담을 한 모습을 13일 보도했다. 2018.06.13. (출처=노동신문) [email protected]
24일(현지시간) CNN은 50년 전 미국의 '쓰라린 적'에서 현재 '평화로운 파트너'로 변모한 베트남에서 2차 정상회담이 열린다며 상징성이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베트남식 모델을 북한에 판매할 것을 계획하고 있으며, 미국과의 관계 개선은 물론 시장 개혁 후 경제 호황이 뒤따를 것임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위해 북한은 오직 단 하나, 핵만 포기하면 된다고 설득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전략이 북한에 먹힐지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이 지배적이다. 북한이 자본주의와 시장경제가 가져올 혜택을 몰라서 지금까지 개방하지 않은 게 아니라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국방부에서 근무했던 북한 전문가 밴 잭슨 뉴질랜드 빅토리아대 교수는 "과거 북한 고위급 관리들을 미국에 데려와 자본주의, 산업주의의 장점을 보여주는 많은 사례들이 있었다"며 "우리는 이미 북한에 자본주의를 보여줬다. 베트남에서 발전의 양상을 보게 된 후 뭔가 변할 것이라는 걸 기대하는 건 터무니없다"고 말했다.
에번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클린턴 행정부 당시 베트남 모델로 북한을 설득하려 했던 예를 언급하며 "우리가 너무 순진했다"고 말했다.
리비어는 "우리는 선진화된 경제가 북한 주민들에게 호응을 얻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우리와의 개선된 관계라는 매력적 제안 때문에 그들이 핵을 포기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우리가 틀렸다"고 강조했다.
베트남과의 비교 자체가 잘못된 접근법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2012년 평양에 AP통신 지국을 개설해 오랜 기간 일해 온 몇 안 되는 서방 기자 중 한 명인 진 리 초대 지국장은 "북한은 여전히 스스로를 우월한 국가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리 지국장은 "북한은 논의에는 참여하겠지만 그들은 자국이 핵파워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른 빈국과는 달리 핵국가로서 지위를 쏟아내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일성 종합대학 출신 북한 전문가 안드레이 란코브 국민대 교수는 더 냉정한 평가를 내놨다.
란코브는 "트럼프 대통령과 워싱턴의 많은 관계자들은 중국이 그랬던 것처럼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외국 투자를 받아들이면 북한은 매우 부유한 나라가 되고 지도자들은 지금으로선 꿈도 꿀 수 없는 생활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문제는 '죽은 사람은 돈이 필요없다는 것'"이라고 언급, 북한 지도자들에게 핵은 생존과 결부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김 위원장과 그 측근들은 냉정하고 현실적이며 이성적"이라며 "그들은 핵무기가 없다면 안보가 불안정해진다고 믿는다. 핵무기 감축은 협상 가능하겠지만 비핵화는 꿈"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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