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내 아이 같다던 文…세월호 열 두 번째 다짐[발언록]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세월호 참사 피해가족을 안아주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 (사진=뉴시스DB) 2017.08.16. [email protected]
문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페이스북 등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긴 수학여행을 떠난 아이들도 오늘만큼은 우리 곁으로 돌아와 가족과 친구, 사랑하는 모든 이들을 안아줄 것 같다"고 추모했다.
이어 "아이들을 기억하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정부의 다짐은 반드시 지키겠다고 약속드린다"며 "유가족께도 깊은 위로를 전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5주기다. 늘 기억하고 있다. 다시는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되새긴다"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철저히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자서전 '대한민국이 묻는다'에는 세월호 참사로 자식을 잃은 부모의 아픔에 공감과 연대의식을 보였던 당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모습이 많이 그려져 있다.
문 대통령은 자서전에 "세월호 합동분향소에 가보니까 단원고 학생들의 영정이 죽 있는데, 그 속에 제 딸 아이와 이름이 같은 아이가 둘이나 있었다. 2학년 9반 정다혜, 2학년 10반 이다혜 둘이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바로 이 학생들이 내 딸일 수도 있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 딸은 우연히 그 시간에 거기 없었고, 이 학생들은 그 시간에 거기 있었다"며 "그 학생들은 그 어머니, 아버지만의 자식들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자식인 것이다"라고 했다.
이날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 차 출국하며 SNS에 남긴 세월호 메시지는 취임 후 문 대통령이 남긴 열 두 번째 메시지다. 문 대통령은 두 달에 한 번 꼴로 세월호 사건을 떠올리며 안전한 나라 건설을 다짐하는 계기로 삼았다.
다음은 취임 후 문 대통령이 언급한 세월호 관련 메시지.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세월호 참사 피해가족을 청와대로 초청한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 (사진=뉴시스DB). 2017.08.16. [email protected]
▲제22회 바다의 날 기념식(2017년 5월31일)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과제가 있습니다. 아직도 국민의 가슴속에 아픔으로 남아 있는 세월호입니다. 다시는 이러한 해양 사고가 없어야 합니다. 바다의 모든 것을 새롭게 하는 재조해양(再造海洋)의 절박한 심정으로 임하겠습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깊은 반성을 시작으로 모든 분야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먼저인 나라다운 나라로 바꿀 것입니다."
▲원자력발전소 고리 1호기 영구 정지 선포식(2017년 6월19일)
"저는 지난 대선에서 안전한 대한민국을 약속드렸습다. 세월호 이전과 이후가 전혀 다른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안전한 대한민국은 세월호 아이들과 맺은 굳은 약속입니다. 새 정부는 원전 안전성 확보를 나라의 존망이 걸린 국가안보 문제로 인식하고 대처하겠습니다. 대통령이 직접 점검하고 챙기겠습니다."
▲국정과제 보고대회(2017년 7월19일)
"특별히 이번 국정과제를 선정하는 과정은 정부가 주도하던 과거의 관행에서 탈피해 최초로 국민참여형으로 이뤄졌습니다.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국민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해 운영한 '광화문 1번가'에 총 16만여 건의 국민 제안이 접수 됐습니다. 홈페이지 방문자 수도 79만 명을 넘었습니다.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놀라운 참여가 아닐 수 없습니다. 현장의 요구도 적극적으로 수렴했습니다. 세월호의 아픔이 있는 목포신항과 해양금융센터 등 17곳의 현장을 찾았습니다. 이렇게 새 정부의 국정운영계획은 주권자인 국민의 참여 속에 만들어졌습니다. 함께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 간담회(2017년 8월16일)
"세월호의 진실을 규명하는 것은 가족의 한을 풀어 주고 아픔을 씻어 주기 위해 필요하지만 다시는 그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는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교훈을 얻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그런 마음으로 세월호 진실 규명을 정부가 국회와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분명한 것은 그 원인이 무엇이든 정부는 참사를 막아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선체 침몰을 눈앞에서 뻔히 지켜보면서도 선체 안의 승객을 단 한 명도 구조하지 못했을 정도로 대응에 있어서 무능하고 무책임했습니다. 유가족을 따뜻하게 보듬어 주지도 못했고, 오히려 국민을 편 가르면서 유가족에게 더 큰 상처를 안겨주었습니다. 정부의 당연한 책무인 진실 규명마저 회피하고 가로막는 비정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늦었지만 정부를 대표해 머리 숙여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무엇보다 귀하게 여기는 나라다운 나라를 반드시 만들어서 세월호 참사의 희생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인천=뉴시스】전신 기자 = 제64주년 해양경찰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 (사진=뉴시스DB). 2017.09.13. [email protected]
▲제64회 해양경찰의 날 기념식(2017년 9월13일)
"3년 전 해경은 세월호 참사 때 보여 준 실망스러운 모습 때문에 조직 해체라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친구들을 두고 생존한 학생들은 '구조된 것이 아니라 탈출한 것'이라고 울분을 토했습니다. 승객들에게 퇴선 명령도 내리지 않은 채 선장과 선원들이 무책임하게 빠져나왔을 때 해양경찰은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국민은 지금도 묻고 있습니다."
▲제72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2017년 10월20일)
"국민안전을 책임지는 유능한 민생 경찰로 거듭나야 합니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것은 국가의 가장 소중한 가치입니다. 저는 세월호의 아픔이 없는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 약속을 우리 경찰이 반드시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2018년도 예산안 관련 국회 시정연설(2017년 11월1일)
"세월호광장과 촛불집회는 지난 세월 우리 사회의 부조리와 모순을 한꺼번에 드러낸 공론의 장이었습니다. 국민은 "국가의 존재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부정부패와 단호히 결별하고 불평등과 불공정을 바로잡을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것은 아무리 노력해도 개인의 힘만으로는 고단한 삶에서 벗어날 수 없는 현실에 대한 고발이었습니다. 국민의 삶과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사회, 경제적불평등을 해소하자는 선언이었습니다. 촛불혁명은 민주주의 회복을 넘어 새로운 민주주의의 미래를 밝힌 이정표였습니다. 국가가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지, 나라다운 나라를 찾아 나서는 과정이 시작됐습니다."
▲2018년 신년 인사회(2018년 1월2일)
"작년에 우리는 국민안전을 위협하는 재해와 사고를 겪으면서 안타까움과 깊은 슬픔에 잠긴 일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저는 그럴 때마다 모든 게 대통령과 정부의 잘못인 것 같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안전한 대한민국은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 국민이 갖게된 집단적 염원입니다. 그러나 지난 한 해 우리는 아직도 많이 멀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나라와 정부가 국민의 울타리가 되고 우산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 (사진=뉴시스DB). 2018.04.16. [email protected]
▲제1회 국무회의 모두발언(2018년 1월2일)
"작년은 안전에 대해 다시 생각하도록 하는 재해와 사고가 많았습니다. 국민들은 세월호 이후 우리가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얼마나 나아갔나 묻고 있습니다. 국민의 울타리가 되고 우산이 되어주는 정부가 되어야 하는 인식과 각오를 새롭게 하고 안전관련 정책에 더 속도를 내주기 바랍니다."
▲수석 비서관·보좌관 회의 모두발언(2018년 1월29일)
"세월호 참사로 안전한 나라가 가장 중요한 가치로 대두된 이후에도 우리는 안전을 강화하는 데 마음을 모으지 못했고 속도를 내지 못했습니다. 이 책임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정부, 지자체, 국회, 정치권 모두 공동 책임을 통감하면서 지금부터라도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마음을 모아줄 것을 요청합니다."
▲세월호 4주기 메시지(2018년 5월15일)
"지난 4년의 시간은 시시때때로 가슴이 저려 오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아픔을 견디며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세월호의 슬픔을 나눠 함께 아파해 주신 국민께 감사드립니다. 합동영결식에 몸으로 마음으로 함께해 주실 것이라 믿습니다. 세월호를 기억하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저의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것입니다. 시간이 흘러도 줄어들지 않을 유가족들의 슬픔에 다시 한번 위로를 보냅니다. 합동영결식에 아이들이 바람으로 찾아와 그리운 엄마, 아빠의 손을 잡아줄 것입니다. 봄바람이 불거든 눈물 대신 환한 웃음을 보여주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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