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핵무기 사용 작전지침 마련...선제공격 불가정책에 역행"日언론
미 국방부, 6월 합참의 핵작전 보고서 공개했다가 비공개로 돌려
"핵무기 사용이 전략적 안정회복 조건 만들 수도"
【서울=뉴시스】 미국 합동참모본부가 6월 작성해 공개했다가 비공개로 돌린 '핵작전' 보고서 표지. <사진출처: 가디언 홈페이지> 2019.07.29
【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핵탄두의 소형화를 추진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재래식 전력의 연장선상에서 핵전력을 자리매김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일본 도쿄신문이 29일 합참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 합참이 지난 6월 펴낸 보고서에서 핵무기 사용을 가정한 새로운 전투지침을 정리했으며, 핵 폭발 후 방사선 환경에서 지상전을 어떻게 계속할지 등의 문제까지 언급해놓았다는 것이다. 이는 버락 오바마 전 정부가 핵을 선제사용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취했던 것에 역행하는 내용이라고 도쿄신문은 지적했다.
또 보고서 내용을 확인하는 질문에 합참이 "해당 문서 작성은 정기적인 지침 수립의 일환으로 작성된 것으로 정책변화는 아니다. 모호한 점이 없도록 검토해 다시 발표할 것"아리고 답했다고 전했다.
합참의 해당 보고서 존재가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6월 19일 가디언은 미국 합동참모본부가 6월 11일 '핵 작전들(Nuclear Operations)'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핵무기 사용이 결정적 결과와 전략적 안정의 회복을 위한 조건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Using nuclear weapons could create conditions for decisive results and the restoration of strategic stability)"고 밝혔다고 보도한 바있다.
보고서는 또 "특히, 핵무기 사용은 전쟁의 범위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사령관들이 갈등 속에서 어떻게 하면 (적을) 압도할지에 대한 조건들을 만들어낼 수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에 따르면, 해당 문건은 6월 11일 공개된지 약 1주일 뒤 국방부 온라인 사이트에서 내려졌다. 현재는 제한적으로만 접근할 수있는 전자도서관을 통해서만 열람이 가능하다.
위와같은 내용은 미국과학자연맹(FSA)에서 정부의 비밀스런 정책 추진 문제를 연구하는 스티븐 애프터굿이 보고서가 사이트에서 사라지기 전에 다운로드해 보관하고 있다가 가디언에 제보하면서 처음 알려지게 됐다.
애프터굿은 핵작전 보고서가 "억제독트린(a deterrence doctrine)이 아니라 전투 독트린(a war-fighting doctrine)'으로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게 바로 불안한 점"이라고 가디언에 지적했다. 즉, 합참이 이런 문건을 만들었다는 것은 단순한 '정책 제안'이 아니라 최악의 경우에 대비한 '계획'이란 것이다.
미국 합참이 마지막으로 핵작전 독트린을 발표한 것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인 2005년이었다. 당시 독트린은 '선제적 핵공격' 개념을 제시했고, 핵무기 뿐만 아니라 모든 대량파괴무기에 대해 핵무기를 사용해야할 필요성을 주장해 큰 논란을 일으켰다.
한편 미국은 오는 8월2일 러시아와 체결했던 중거리핵전력조약(INF)에서 정식으로 탈퇴한다.
INF는 1987년 12월8일 구 소련과 미국이 합의한 중거리 핵미사일 협약으로 사거리 500㎞~1000㎞ 단거리 핵미사일과 1000㎞~5500㎞ 중거리 미사일의 개발과 배치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러시아가 개발 배치한 9M729 장거리 순항미사일이 INF 조항을 위반한 것이라며 이를 폐기할 것을 요구하면서, 지난 2월 2일 INF 탈퇴를 선언하고 러시아가 조약 준수를 따르지 않는다면 6개월 후에 INF를 탈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7월 3일 하원과 상원을 통과한 INF 탈퇴 관련 법안에 서명했다. 이 법은 푸틴 대통령에게 INF 탈퇴를 포함해 협약에 관한 새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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