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멧돼지 사체서 돼지열병 바이러스 검출…감염경로 풀리나
北 유입 가능성↑…환경부 "북측서 DMZ 내로의 이동 가능"
【파주=뉴시스】김병문 기자 = 국내 10번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병한 2일 오후 경기 파주 파평면의 ASF 확진 판정을 받은 돼지 사육 농가에서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포크레인으로 돼지 사체를 트럭에 옮기고 있다. 2019.10.02. [email protected]
환경부는 지난 2일 경기 연천 DMZ에서 발견된 멧돼지 사체의 혈액을 국립환경과학원에서 정밀 진단한 결과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확인됐다고 3일 밝혔다.
멧돼지 사체는 해당 지역의 군 부대가 발견해 연천군에 신고했고 '아프리카돼지열병 표준행동지침'에 따라 시료 채취 후 환경과학원으로 이송해 진단했다.
멧돼지 사체가 발견된 곳은 DMZ 우리측 남방한계선 전방 약 1.4㎞ 지점이다.
우리측 남방한계선 일대에 설치된 철책은 과학화 경계시스템이 구축돼 DMZ로부터 남측으로의 이동이 차단되는 데 반해 북측 북방한계선에 설치된 북측의 철책은 우리처럼 견고하지 않아 북측으로부터 DMZ 내로의 야생동물 이동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게 환경부 측 설명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감염된 북한의 야생 멧돼지가 남한으로 넘어와 바이러스를 옮겼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환경부는 이번 검출 결과를 농림축산식품부와 지자체 등 방역당국에 통보한 상태이며 관계부처와 공동으로 철책 경계와 함께 DMZ 내 방역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서울=뉴시스】경기 김포시 통진읍 소재 돼지농장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달 17일 첫 발생 이후 16일 만에 확진 사례가 13건으로 늘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환경부 관계자는 "태풍의 영향으로 철책에서 취약해진 부분이 발생했는지 여부를 점검하고 필요시 즉시 보완할 예정"이라며 "국내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원인이 멧돼지에 의한 것인지는 더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지난 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내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발발의 공간적 패턴과 전파 양상이 임진강 수계를 중심으로 나온다는 것이 특징"이라며 "북한에서 하천수나 날짐승이 (우리나라로) 넘어오는 등 그동안 상상하지 못했던 매개체를 통해 전파됐을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지난달 17일 경기 파주시 연다산동의 농가에서 처음 발생한 후 지금까지 13건 확진 판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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