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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등 12개 EU 회원국, '대기업 이익·세금 내역 공개'안에 반대

등록 2019.11.29 09: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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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구글 등 글로벌 대기업 조세회피 차단 조치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등은 찬성…독일은 기권

아일랜드 등 12개 EU 회원국, '대기업 이익·세금 내역 공개'안에 반대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유럽연합(EU)이 역내에서 사업하는 다국적 대기업들의 이익 및 세금 내역 등을 공개하라고 각 회원국에 요청했지만 12개국이 반대했다.

28일(현지시간) 가디언은 EU 12개 회원국이 기업의 조세회피를 폭로하려는 움직임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다국적 기업이 28개 회원국 각각에서 얼마나 많은 이익을 내고 얼마만큼 적은 세금을 냈는지 밝히도록 의무화한 규정과 관련한 투표에서 12개국이 반기를 들었다.

이번 투표는 조세회피처 폭로 자료인 '파나마 페이퍼스'를 계기로 EU 집행위가 다국적 기업의 조세회피 현황을 공개하겠다고 약속한지 3년여 만에 이뤄졌다. 대상 기업은 연간 매출이 7억5000만유로(약 9700억원) 이상인 곳이다.

반대표를 던진 국가들은 아일랜드, 룩셈브르크, 몰타, 키프로스, 라트비아, 슬로베니아, 에스토니아, 오스트리아, 체코, 헝가리, 크로아티아 등이다.

스웨덴도 반대표를 던졌지만 이는 스웨덴 국내의 세금 투명성 관련 규정이 EU의 제시안보다 엄격하기 때문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EU안을 따르면 스웨덴의 경우 오히려 세금 관련 규정이 약해지는 상황을 우려했다는 의미다.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등은 찬성했으며 독일은 기권했다. 조세회피 규제안을 강력 지지해온 영국은 선거 전 투표에 영향을 미칠 정책을 발표하지 않는다는 퍼다(Purdah) 규정에 따라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 영국은 12월12일 조기총선을 실시한다.

이 방안은 세계 최대 기업인 애플, 페이스북, 구글 등이 어떻게 연간 5000억달러(약 589조원)에 달하는 세금을 회피했는지 밝히기 위해 나왔다. EU는 이 기업들이 영국, 프랑스, 독일과 같은 고세율 국가에서 아일랜드, 룩셈부르크, 몰타 등 세금 제로(0) 혹은 저세율 관할 지역으로 수익을 이전했다고 지적해왔다.

아마존은 유럽 본사가 룩셈부르크에 있다는 이유로 영국에서 발생한 매출을 룩셈부르크에서 집계하는 방식으로 세금을 회피해 비난을 받은 바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조세회피처의 대표격인 아일랜드의 경우 최저 법인세율이 6.25%다. 반면 영국의 법인세는 19% 수준이다.

아일랜드가 반대표를 던진 건 조세회피와 관련한 국제적인 단속이 있을 경우 아일랜드 경제가 붕괴할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아일랜드 재정자문위원회(IFAC)는 아일랜드 법인세의 절반이 글로벌 대기업 10곳에서 나와 국가 경제의 세금 의존도가 크다고 경고했다. IFAC는 기업들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지만 애플,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델, 구글, 오라클 등을 가르키는 것으로 보인다.

반부패 단체인 국제 투명성 기구의 엘리나 가이타 선임 정책 담당자는 "회원국들이 또 대기업의 이익을 시민보다 우선시했다"며 "대중은 스타벅스, 아마존 같은 대기업이 조세회피를 한다고 불만을 품고 있다. 정부가 사람들이 이러한 정보에 접근하는 걸 차단했다"고 비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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