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외무장관 입국비자 거부…유엔안보리 연설 차단
"1947년 유엔본부 합의 위반" 지적
[마이애미(미 플로리다주)=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3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한 종교 행사에서 연설하는 모습. 2020.01.07.
[서울=뉴시스] 김난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에 대한 미국 입국비자 발급을 거부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연설을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포린폴리시(FP)는 6일(현지시간) 세 명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자리프 장관의 미국 입국비자 발급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자리프 장관은 몇 주 전에 유엔 안보리 참석을 위한 미국 입국 비자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자리프 장관은 오는 9일 유엔 안보리에서 유엔헌장 준수의 중요성에 대해 발언할 예정이었다고 한다. 지난 3일 미국이 이란 군부 실세였던 거셈 솔레이마니를 폭살하면서 이에 대한 언급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란 정부는 6일까지 미국의 비자 발급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자리프 장관 입국을 불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FP는 미국의 이번 조치가 유엔 업무를 위한 외국 당국자의 입국을 허용하도록 한 지난 1947년 유엔본부 합의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유엔본부 합의는 미국 연방정부, 주정부 등이 유엔 구성원 및 언론 등의 이동을 막지 못하도록 한다.
미국은 앞서 지난 해 9월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 드론·미사일 공격 사건 이후에도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자리프 장관에 대한 비자 발급을 미뤘던 전력이 있다.
당시 미 행정부는 결국 로하니 대통령과 자리프 장관에 대한 유엔총회 참석용 비자를 허가했지만, 이란 대표단 일부 인사에 대한 비자 발급은 거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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