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단체, '이해찬 장애인 비하 논란' 인권위에 진정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17일 진정 접수
이해찬 "선천적 장애인 의지 약해" 발언에
"정치인, 장애인 차별발언에 책임 져야해"
박현 "선천적 장애인이지만…의지 강해"
[서울=뉴시스]이기상 기자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17일 오후 서울 중구 나라키움 저동빌딩 국가인권위원회 1층 로비에서 연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국가인권위원호 긴급진정'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한 회원이 진정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2020.01.07. [email protected]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17일 오후 서울 중구 인권위 건물 1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권위가 정치인의 장애인비하발언에 명확하게 책임을 지게 해야 한다"며 "인권위는 이 대표의 장애인 차별에 대한 긴급진정을 받아들이고 시정을 권고하라"고 외쳤다.
이 대표는 지난 15일 더불어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선천적인 장애인은 후천적인 장애인보다 의지가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발언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 발언은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영입한 최혜영 교수에 대해 이야기 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발레리나를 꿈꾸다 사고로 척수장애인이 된 최 교수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하려다 다른 장애인을 비하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이다.
박현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활동가는 이날 "나는 한 번도 비장애인이었던 적이 없었고, 어렸을 땐 학교도 가지 못하고 제도권 교육도 못 받았다"며 "그렇지만 18살에 집을 나와 자립 생활을 하고, 장애인 야학에 들어가 검정고시도 쳤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의지가 없어서 교육을 못 받았고 의지가 없어서 일을 못 했겠느냐"며 "그래도 여태까지 열심히 살아왔고 스스로를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박 활동가는 이날 이 대표 발언에 대한 첫 번째로 긴급진정을 낸 1호 진정인이 됐다. 전장연 측은 이날 박 활동가의 진정을 시작으로 단체 회원들이 한 명씩 나서 진정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최용기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과 박경석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이사장 등은 기자회견 시작 30분 전 인권위 10층 브리핑실에서 최영애 인권위원장과 면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면담에서 전장연 측은 인권위의 대응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장애인 차별 발언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인권위는 인권위법이 가진 한계와 제도적인 부분에 대한 한계를 이야기한다"며 "누구보다 장애인 문제에 적극적이어야 할 단체가 제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장연은 지난 2018년 12월에도 이 대표의 장애인 차별 발언에 대해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인권위는 각하 결정을 내리며 "피해자가 불특정 다수이다. 정확히 특정되지 않는다"며 사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전장연은 이날 "인권위가 과거 이 대표에게 사실상 면죄부를 줬기 때문에 같은 일이 재발했다"고 주장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