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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아일리시, '그래미어워즈' 주인공···5관왕(종합2보)

등록 2020.01.27 15:3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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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오빠 피니어스 오코넬과 작업한 앨범으로 돌풍

'LA 아이콘' 코비 브라이언트·래퍼 닙시 허슬 추모 무대도

방탄소년단, K팝 가수 최초로 퍼포먼스

[서울=AP/뉴시스] 빌리 아일리시

[서울=AP/뉴시스] 빌리 아일리시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미국 팝계의 '앙팡 테리블'로 통하는 팝스타 빌리 아일리시(19)와 작곡가 겸 프로듀서 피니어스 오코넬(23) 남매가 '제62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주인공이 됐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아일리시는 26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이 시상식에서 주요상 4개 포함 5관왕이 됐다.

아일리시는 올해 그래미 어워즈에 처음 후보로 지명돼 주요상을 모두 싹쓸이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올해의 앨범',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노래'에 이어 '올해의 신인'까지 주요상을 모두 석권했고 '베스트 팝 보컬 앨범'까지 받았다. 총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돼 5개를 가져간 셈이다.

특히 현지 나이로 열여덟 살에 이 같은 기록을 세워 미디어들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만 20세에 '올해의 앨범상'을 수상한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기록을 깼다.

[서울=AP/뉴시스] 빌리 아일리시

[서울=AP/뉴시스] 빌리 아일리시

아일리시와 오코넬이 합작해 작년 3월 발매한 아일리시의 첫 정규 앨범 '웬 위 올 폴 어슬립, 웨어 두 위 고(WHEN WE ALL FALL ASLEEP, WHERE DO WE GO)?'로 거둔 쾌거다. 이 앨범에는 지난해 세계를 휩쓴 노래 '배드 가이'가 실렸다.
 
이 앨범은 아일리시와 오코넬 남매가 작은 침실에서 작업했다. 오코넬은 개별적으로 '올해의 프로듀서'와 '베스트 엔지니어드 앨범'까지 챙기며 6관왕을 안았다. 그가 받은 상에는 아일리시와 함께 받은 부문도 포함돼 있다.

[서울=AP/뉴시스] 빌리 아일리시, 피니어스 오코넬

[서울=AP/뉴시스] 빌리 아일리시, 피니어스 오코넬

아일리시는 "이번이 나의 첫번째 그래미다. 이런 일이 평생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진심으로 '감사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감격해했다. 시상식 무대에 함께 오빠 오코넬을 향해서 "정말 고맙다. 친구 같은 존재"라고 영광을 돌렸다.
 
오코넬은 "우리는 여전히 침실에서 음악을 만든다. 이번 상들은 오늘날 그렇게 음악을 만들고 있는 모든 아이들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AP/뉴시스] 코비 브라이언트를 추모하는 앨리샤 키스

[서울=AP/뉴시스] 코비 브라이언트를 추모하는 앨리샤 키스

아일리시는 새롭게 부상한 '걸크러시' 뮤지션이다. 멜로디를 비롯 언뜻 보면 아일리시의 노래는 발랄하게 들린다. 하지만 허점을 지르는 날카로운 노랫말이 돋보이는 곡들로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다.

뮤지션인 어머니의 재능을 물려 받은 아일리시는 열한 살 때부터 재미 삼아 음악을 만들었다. 오빠 오코넬과 함께 만든 '오션 아이스(Ocean Eyes)'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에서 주목 받으면서 이름을 알렸다.

네 살 터울의 오빠와 곡을 쓰는 경쟁이 붙기도 했다. 아일리시는 2018년 8월 내한했을 당시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오빠는 곡을 쉽게 잘 풀어쓴다. 반면 난 작업을 어렵게 한다. 많은 노력과 시간을 요한다. 머릿속에 너무 많은 아이디어가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이것을 다 풀어쓰는 방법을 찾느라 오래 걸린다. 스마트폰에는 물론 메모장, 집의 벽까지 다 써놓은 아이디어로 가득하다. 그것을 풀어내는 것이 내게는 노래가 된다"고 말했다.

[서울=AP/뉴시스] 리조

[서울=AP/뉴시스] 리조

열린 생각과 화끈한 발언 등으로 여성들의 환심을 사고 있다. 주로 박시한 옷을 입는 스타일로도 주목 받는다. 아일리시는 약 2년 만인 8월23일 두 번째 내한공연이 예정됐다. 라이브 네이션 코리아는 조만간 티켓 예매를 오픈한다.

한편 이날 '그래미어워즈'는 LA 아이콘 두 명을 추모하는 성격도 짙었다. 이날 아침 헬기 사고로 세상을 뜬 미국 프로농구(NBA)의 '농구 영웅' 코비 브라이언트, 지난해 3월 사망한 LA 출신의 래퍼 닙시 허슬을 기렸다.

'그래미 어워즈'는 브라이언트를 추모하는 무대로 시작했다. 첫 무대를 연 리조(Lizzo)는 '트루스 허츠(Truth Hurts)와 '커즈 아이 러브 유'(Cuz I Love You)'를 부르기 전 "오늘은 코비를 위한 것"이라고 애도했다. 리조는 '베스트 팝 솔로 퍼포먼스'를 비롯 이날 3관왕을 안았다.

[서울=AP/뉴시스] DJ 칼리드, 존 레전드

[서울=AP/뉴시스] DJ 칼리드, 존 레전드

이날 호스트로 나선 가수 앨리샤 키스는 "너무 슬픈 날이다. 미국과 LA 그리고 세계가 영웅을 잃었다. 가슴이 무너질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코비 브라이언트가 우리 마음속에 함께 있을 것이다. 여러분 마음속으로 브라이언트를 생각해 달라. 그의 가족과 함께 애도해달라. 이 쇼를 이렇게 시작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키스는 피아노 앞에서도 브라이언트의 추모를 이어갔다. "코비는 음악도 정말 좋아했다. 음악으로 그를 기리자"라고 청했다.

[서울=AP/뉴시스] 존 레전드, DJ 칼리드 등이 닙시 허슬과 코비 브라이언트를 추모하고 있다.

[서울=AP/뉴시스] 존 레전드, DJ 칼리드 등이 닙시 허슬과 코비 브라이언트를 추모하고 있다.

LA스테이플스 센터는 NBA 팀인 LA 레이커스의 홈코트이기도 하다. 그래미어워즈는 줄곧 이곳에서 열려왔다. 브라이언트는 줄곧 LA 레이커스에서 활약했다. 브라이언트가 사용한 등번호 8번과 24번은 LA레이커스에서 영구 결번됐다.

이날 LA 스테이플스센터 앞에는 브라이언트 팬들이 브라이언트를 애도하는 풍경이 이어졌다. 고인을 기리는 꽃과 사진이 곳곳에 놓였다.

역시 LA 출신 아이콘이자 '비운의 래퍼'인 허슬을 기리기 위한 특별 공연도 펼쳐졌다. DJ 칼리드, 존 레전드, 커크 프랭클린, YG 등 허슬과 작업을 한 음악 친구들이 고인을 기렸다.

[서울=AP/뉴시스] 방탄소년단 & 릴 나스 엑스

[서울=AP/뉴시스] 방탄소년단 & 릴 나스 엑스

허슬, 존 레전드가 참여한 '하이어(Higher)'로 이날 '베스트 랩·송' 부문을 받은 DJ 칼리드는 "이 상을 닙시 허슬과 힙합에 바친다"고 밝혔다. 허슬은 사후에 처음으로 그래미 상을 받았다. 지난해 3월 괴한의 총격에 살해된 허슬은 갱스터 랩으로 많은 인기를 누렸다. 특히 미국 내 흑인사회 갱생을 위해 노력했다.

이밖에 주목할 만한 무대가 이어졌다. 2018년 7월 약물 과다 복용으로 병원 신세를 졌던 데미 로바토는 이날 그래미 어워즈에서 복귀 무대를 선보이며 기립 박수를 받았다. 감정이 복받친 로바토는 눈물을 흘려 무대를 다시 시작하기도 했다.

 아일리시가 '올해의 앨범'을 받아야 했던 주인공이라 지목한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는 뜨거운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그룹 '방탄소년단'(BTS), 빌리 레이 사이러스, 디플로, 메이슨 램지 등과 함께 미국 스타 래퍼 릴 나스 엑스가 주축이 된 특별 무대 '올드 타운 로드 올스타즈'도 주목 받았다. 방탄소년단은 이 무대로 K팝 가수 최초로 '그래미 어워즈'에 퍼포머로 섰다.

[서울=AP/뉴시스] 메건 포머

[서울=AP/뉴시스] 메건 포머

릴 나스 엑스가 다양한 리믹스를 통해 19주 동안 빌보드 싱글 차트 '핫100'에서 19주 동안 '올드 타운 로드'이 1위를 차지하는데 힘을 실어준 가수들과 함동으로 꾸민 무대다.

방탄소년단 RM은 지난해 7월 미국 유명 래퍼 릴 나스 엑스와 함께 '서울 타운 로드' 음원을 발표했다. 이 노래는 방탄소년단과 협업을 원한 릴 나스 엑스 측의 제안으로 이뤄졌으며, RM이 피처링에 참여했다.

이 무대에서 릴 나스 엑스는 마지막에 "브라이언트"를 외쳤다. 그러면서 "코비, 우리는 당신을 사랑한다"고 코비 브라이언트를 추모했다.

이밖에 이날 레드카펫에서는 미국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거나 비판하는 퍼포먼스도 펼쳐졌다. 미국 가수 조이 빌라와 리키 레벨은 트럼프의 재선을 지지하는 등의 메시지가 적힌 의상을 입고 나왔다. 반면 모델 메건 포머는 미국과 이란 전쟁을 반대하는 메시지를 드레스에 담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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