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자 격리에 캠프 폐쇄, 사망까지…역대급 '선거운동 비상'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면 선거운동 위축 넘어 올스톱
與 윤건영 자가격리…대구선 캠프 관계자 코로나 사망
여야 후보들, 선거운동 대신 소독·방역 봉사활동 매진
정치 신인은 더 불리해…역대급 '깜깜이 선거' 될 우려
[서울=뉴시스]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서울 구로구을 총선 예비후보가 지난 8일 구로 2동 방역 봉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 = 윤건영 예비후보 페이스북)
예비후보가 자가격리에 들어가거나 캠프 관계자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대면 선거운동이 위축을 넘어 사실상 올스톱 상태로 가는 형국이다.
예비후보자들은 지역 방역과 소독 봉사활동 등에 참여하며 대면 선거운동을 대신하고 있으나 코로나19 기세가 총선 전까지 꺾이지 않으면 역대급 '깜깜이 선거'가 될 거라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서울 구로구을 예비후보는 이날 오전 선제적 자가격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선거 사무실이 있는 건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윤 후보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안타까운 말씀을 전하게 되어 송구하다"며 "캠프가 위치한 건물 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관련 과감한 선제적 조치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그는 "확진자들이 발생한 사무실(11층)과 저희 선거 사무실(6층)은 사용하는 층도 다르고 탑승 엘리베이터도 분리(짝수층 홀수층 엘리베이터 분리운용)되어 있다"며 "구로보건소 측은 저를 포함한 자원봉사자, 캠프 방문자들은 검사와 2주간 자가격리가 의무인 '밀접접촉자'는 아니라고 알려 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혹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상황을 가정해 윤건영 선거 캠프는 이 시간부로 즉각 선제적인 조치에 들어간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자는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이날 오후 밝혔다.
[대구=뉴시스]양금희 미래통합당 예비후보. 2020.02.11. [email protected]
이 선거사무장은 지난 6일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가 사후에 '양성'으로 확인됐고, 이로 인해 양 예비후보는 곧바로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양 예비후보는 이날 오후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코로나19 확진자 방문 사실이 확인되면서 선거 캠프 사무실이 임시폐쇄된 사례도 있다.
황주홍 민생당 의원은 지난달 28일 입장문을 통해 "(전남) 고흥 사무실에 코로나 확진자(광주 거주 운전자)가 다녀간 것(2월20일)이 확인돼 직원 2명이 확진 검사를 받고, 간접 접촉한 고흥 당직자들은 자가 격리 조치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황 의원 측은 당시 고흥 사무실을 임시 폐쇄하고 곧바로 전면 방역을 실시하는 등 발빠르게 후속조치를 취했다.
통합당 심재철 원내대표와 곽상도·전희경 의원 등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 행사에서 확진자와 접촉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도 했다. 이로 인해 지난달 24일 오후 6시부터 26일 오전 9시까지 국회가 폐쇄되는 일도 벌어졌다.
[서울=뉴시스] 4.15 총선 종로구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8일 서울 종로구 창신2동에서 방역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황교안 캠프 제공) 2020.03.08. [email protected]
서울 종로에 출마 예정인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지난달 25일부터 시장이나 공원 등을 돌며 방역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역시 종로 출마 예정인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은 길거리 선거운동은 잠정 중단을 선언하고 이날 대구로 내려가 코로나19 사태로 급감한 헌혈 참여를 독려했다.
[서울=뉴시스]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위원장이 10일 대구 북구 산격동 경북대학교 내 제2생활치료센터를 방문, 폐기시설 앞에서 현장 봉사자 등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사진=이낙연 캠프 제공) [email protected]
충북 제천·단양 엄태영 통합당 예비후보는 지난 7일 "며칠째 소독통을 메고 방역활동을 하다 보니 이젠 저도 익숙해졌고 시민분들도 반기며 좋아하신다"면서 "직접 주민 여러분 만나 의견 듣고, 끊임없이 발로 뛰며 방역 활동을 펼침으로써 안심하고 일상에 집중할 수 있는 안전 지역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여주·양평 출마 예정인 유상진 정의당 예비후보는 지난 8일 페이스북을 통해 "양평 경실련 천 마스크 제작 봉사현장에 다녀왔다"면서 "함께 수다 나누며 간단한 작업에 동참하실 분들 더더욱 환영한다"고 봉사활동 참여를 독려했다.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될 경우 현역 의원들보다 얼굴을 알릴 기회가 적은 정치 신인들이 상대적으로 선거운동에서 불리하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 예비후보 캠프 관계자는 "선거가 한 달 밖에 안남았는데 유권자가 후보자를 직접 만나 판단할 기회가 차단됐다"며 "현역 국회의원이야 기존의 지역 조직도 탄탄하고 인지도도 높아 문자나 연락이라도 충분히 할 수 있지만 정치 신인들에게는 언감생심, 엎친데 덮친격"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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