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도 입국금지 카드...EU, 30일간 회원국 여행제한 추진(종합)
EU 집행위 "EU 회원국 들어오는 불필요한 여행금지 제안"
회원국 정상들 허가 필요...17일 회의서 논의 예상
EU, 내부적으론 결속 다지기..."상품·서비스 계속 흘러야"
【브뤼셀=AP/뉴시스】유럽연합(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1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EU 집행위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09.11
[런던=뉴시스] 이지예 기자 = 유럽연합(EU)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30일간 EU 회원국으로 들어오는 불필요한(non-essential) 여행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나섰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16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여행을 덜 할수록 바이러스를 더 억제할 수 있다"며 "방금 주요 7개국(G7) 파트너들에 알렸듯 나는 수장으로서 EU로의 불필요한 여행 제한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제한은 우선 30일간 시행되고 필요에 따라 연장될 수 있다"고 말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EU 회원국 국적자의 가족, 의료진과 연구진 등 필수 인력, 상품 운송업자 등에 대해서는 여행 제한이 면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EU 집행위의 여행 금지 제안은 EU 회원국 정상들의 허가를 거쳐야 한다. EU 지도자들은 17일 영상으로 정상회의를 열 예정인데 이 자리에서 EU 집행위 제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최근 유럽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르게 늘어나자 역내 국가들이 잇따라 이동제한과 국경 폐쇄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EU 27개 회원국이 솅겐조약(회원국 간 국경 개방)에 따라 별도의 여권이나 비자 없이 상호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같은 조치는 이례적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제 발원지인 중국이 아니라 유럽이 코로나19의 중심지가 됐다고 지목했다. 미국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한 달 동안 유럽발 여행객의 미국 입국을 제한하고 있다.
EU 집행위는 내부적으로는 회원국들의 결속을 촉구하고 나섰다. 코로나19 통제에도 불구하고 EU 단일 시장 내 상품·서비스의 흐름을 차질 없이 유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코로나바이러스 억제 조치는 우리가 유럽 수준에서 협력할 때 가장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시민들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이례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하지만 상품과 필수 서비스가 우리 내부 시장에서 계속 흐르도록 보장해야 한다. 이 것만이 의료 장비나 식료품 부족을 막을 유일한 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폰데어라이엔은 "단일 시장은 유럽 연대의 핵심 수단"이라며 "우리는 이 도전을 연합으로서 함께 맞서기 위해 모든 회원국과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EU 집행위는 회원국들이 정식 내부 국경 통제 없이도 각국 영토 입국자들에 대해 건강 검사를 실시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증세가 있는 사람에 대해 입국 거부가 아니라 적절한 의료기관으로 입소시켜야 한다는 조치다.
또한 집행위는 회원국들이 자국민이나 거주자는 반드시 받아들여야 하며 귀국하려는 다른 회원국 시민의 통과를 용이하게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자국민에 대해서도 똑같이 적용된다면 일정 기간 자가격리 등을 요청할 수 있다.
EU 집행위는 아울러 자유로운 유통이 상품 공급 가능성 유지를 위해 중요하다며, 코로나19 억제를 위한 통제 조치가 공급망과 필수 서비스에 심각한 지장을 일으켜선 안 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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