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온라인공연]국립극단 연극 '페스트', 전염병 이겨낸 시민들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이른 봄 늦은 겨울'도
[서울=뉴시스] 연극 '페스트'. (사진 = 국립극단 제공) 2020.04.06. [email protected]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시국을 맞아 재조명되는 것이 당연하다. 페스트가 퍼지면서 도시가 폐쇄되고 거대한 재앙 속에서 부조리가 극대화되는 상황이 마치 코로나19로 일상이 비일상이 된 2020년 현재를 떠오르게 만들기 때문이다.
전염병에 대한 관심과 공포가 커지면서 베스트셀러 차트에서 역주행하더니, 지난달 케이블채널 tvN 예능 프로그램 '요즘 책방'에서 현 상황과 맞물려 소개된 뒤 판매량은 더욱 급중했다.
국립극단(예술감독 이성열)이 6일부터 소셜미디어에 진행하는 온라인 캠페인 '무대는 잠시 멈췄어도, 여기 연극이 있습니다'의 '온라인 전막 상영회' 첫 번째 작품으로 연극 '페스트'를 선택한 것은 그래서 당연해 보인다.
국립극단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자체 유튜브 채널(https://www.youtube.com/channel/UC-2Nn7WrZJkx1m-g_Y0Gf2Q)을 통해 24시간 동안 '페스트'를 스트리밍으로 공개한다. 무료로 정해진 시간 동안 재시청이 가능하다.
'페스트'는 국립극단이 2018년 5월18일부터 6월10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초연한 작품이다. 박근형 극단 골목길 대표 겸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가 각색, 연출했다.
[서울=뉴시스] 뮤지컬 '페스트'. (사진= 스포트라이트 제공) 2020.04.06. [email protected]
그런데 고전은 시대에 맞게 읽히는 법. 카뮈가 원작에서 그린, 원인을 쉽게 찾기 힘든 죽음에 대한 사람들의 혼란과 절망은 연극에도 그대로 옮겨졌고 그래서 현재도 투영된다. 박 연출은 '페스트' 공연 당시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보이지 않는 질병의 회오리는 정신을 감염시키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작품에는 희망이 뭉근하게 배어 있다. 이 작품으로 혼란스럽고 어두운 시대를 지나 새로운 사회를 꿈꾸는 관객들에게 응원과 연대, 그리고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는 것이 박 연출과 국립극단의 본래 의도였다. 그래서 인간 절망을 처절하게 묘사하면서도 끊임없이 이어진 소시민 연대에 헌사를 보내게 된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 각자의 위치에서 묵묵히 감염병을 이겨내기 위해 동참하고 있는 현재 시민들에 대한 헌사로도 자연스레 이어진다.
참고로 소설 '페스트'는 2016년 국내에서 뮤지컬로 옮겨지기도 했다. '시대유감' '너에게' '슬픈아픔' 등 '문화 대통령'인 가수 서태지의 히트곡을 엮은 주크박스 뮤지컬이었다. 서태지 음악이 담고 있는 저항과 연대를 카뮈가 말하는 저항과 연대와 통하게 만들고자 한 작품이다.
[서울=뉴시스] 창작가무극 '이른 봄 늦은 겨울'. (사진 = 서울예술단 제공) 2020.04.06. [email protected]
'3월의 눈' '먼 데서 오는 여자' '1945'로 팬덤을 몰고 다니는 극작가인 배삼식 한예종 연극원 교수가 서울예술단과 손잡 선보인 작품이다. 2015년 3월 21~29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했다.
옴니버스 형식으로 '매화'를 소재로 다양한 삶의 순간들을 담아냈다. 과거와 현대, 겨울과 봄 사이 어딘가에 존재하는 환상의 시공간을 품는다. 특히 중국의 설화 '나부춘몽', 고려설화 '매화와 휘파람새' 등이 재해석됐다.
배 작가는 늦은 겨울 어느 산속에서 마주쳤던 매화에 대한 기억과 매화에 대한 문헌을 뒤적이면서 '이른 봄 늦은 겨울'을 써내려갔다고 한다.
배 작가의 신작으로 올해 국립극단의 문을 열 예정이었던 '화전가'는 지난 2월 말 개막을 앞두고, 코로나19로 인해 안타깝게 취소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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