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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의 유별난 '초선 사랑'…국민의힘 중진들 '부글'

등록 2020.09.05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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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강정책 '4선 연임 금지' 시도에 중진 반발 표면화

서울·부산시장 후보에 초선들 거론…"공천 자신있나"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임 100일을 맞아 대국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9.0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임 100일을 맞아 대국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9.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지은 문광호 기자 = '신선함'과 '젊음'을 차기 보수 야권 리더의 자질로 꼽아온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남다른 '초선 사랑' 행보에 당 내 중진 의원들로부터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심지어 오는 4월 치러질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로도 초선 의원들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신선한 혁신이 필요하다는 김 위원장의 시선은 취임 직후 비대위 구성과 각종 특별위원회 위원장직 선정 등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비대위에는 여성 2명, 청년 3명을 영입해 눈길을 끌었고, 김 위원장이 중요성을 강조한 경제혁신특위, 정강·정책특위에서도 김웅·박수영·윤희숙 의원 등 초선들이 주도적으로 역할을 했다.

특히 김 위원장 산하에 새로운 정강·정책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초선 의원들이 중심이 되어 내놓은 '국회의원 4선 연임 금지' 조항은 즉각 중진 의원들의 반발을 사며 의견 충돌을 표면으로 드러냈다. 의원총회에서 "해당 조항을 개진한 사람은 징계를 내려야 한다"는 격한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한 중진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법안을 내겠다는 자유의사까지야 막을 수 없지만, 그런 식으로 당의 전력을 훼손시키는 일을 화두로 던지는 게 맞나 생각을 해봐야 한다"며 "국민과 당원들의 선택권을 의원들이 제한하는 법안이 맞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반대 목소리로 인해 정강·정책에서는 제외됐지만 초선 의원들이 자체적으로 법안을 발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갈등은 계속될 전망이다. 박수영 의원이 대표발의할 법안은 기존 정강·정책에 실으려던 내용보다 한 층 강화돼 22대가 아니라 21대 국회부터 적용토록 했다.

이에 더해 최근 김 위원장이 내년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후보로 초선 의원들을 고려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이미 출마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표출한 바 있는 중진 의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진 의원들은 당선된 지 오래되지도 않은 초선 의원이 시장 선거에 출마하는 것이 맞느냐고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실제로 초선 의원들을 고려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밝힌 중진 의원은 "초선 의원들을 그렇게 시장 선거에 소모품으로 사용하고, 그래서 정치적 타격을 받으면 어떻게 할 건가. 김 위원장은 전략공천을 할 자신이 있나. 그러다가 불공정 경선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의 취임 100일 문턱도 넘어 '허니문' 기간을 지난 만큼, 향후 김 위원장과 중진 의원들의 마찰은 예견돼 있다는 시선이 우세하다.

통합당 관계자는 "김 위원장은 취임 이후 일관된 중도 행보을 보였고 이에 따른 당내 잡음에 대놓고 대응하지 않았다"며 "보궐선거도 다가오고 당 내 중진들 입장에서 직접적인 이해관계와 충돌하는 일이 발생하면 대립이 생길 수도 있다"고 짚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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