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구제' 갑론을박…"절대 안된다" vs "국민만 피해"
8일 시작되는 국시 2681명(86%) 미응시
의협 등 '구제책 없으면 진료 거부' 시사
일각선 "스스로 포기한 걸 어떻게 하나"
의대생 "변함없이 국시거부…투쟁할것"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제85회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 응시율이 14%에 그친 가운데 8일 오전 서울 광진구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본관에서 관계자들이 드나들고 있다. 2020.09.08. [email protected]
8일 보건복지부(복지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시행되는 올해 국시에는 전체 응시 대상자 3127명 중 14%인 446명만 응시했다. 2681명(86%)은 추가 접수기간에도 신청하지 않았다.
손영래 복지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어젯밤(6일) 12시까지 재접수 신청을 하지 않은 의대생들은 금년도 실기시험 응시는 어렵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고지한 바 있다"며 "재신청 기간은 종료됐으며 실기시험은 만반의 준비를 갖춰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의협과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은 국시 거부 의대생들에 대한 구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나섰다. 특히 의대생들이 피해를 입게 될 경우 합의 파기는 물론 집단 휴진 등 진료 거부에 다시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의협은 성명서를 통해 "의대생의 국가시험 응시 거부는 일방적인 보건의료정책에 대한 정당한 항의로서 마땅히 구제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의협은 이들이 정상적으로 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모든 방법을 동원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한 여론은 마냥 긍정적이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전국의사 2차 총파업 첫날인 지난달 26일 경기 한 대학병원에서 전공의들이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이어 "다른 전문직 시험이나 하물며 사기업 공채도 이런 이유로 두번, 세번 기회를 주지는 않을 것 같아 박탈감이 든다"고 덧붙였다.
다른 대학생 김모(21)씨는 "정부가 시험을 못 보게 한 것도 아니고 스스로 의사에 따라 미응시한 것 아니냐"며 "의대생들은 구제해달라고 한 적 없는 것 같은데 다른 의사계에서 그러니 약간 황당하다"고 말했다.
의대생들에 대한 구제를 반대하는 청원에는 50만명 가까이 서명한 상황이다.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국시 접수 취소한 의대생들에 대한 재접수 등 추후 구제를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이 이날 오전 11시30분 기준 46만3241명의 동의를 얻었다.
글 작성자는 "시험을 거부하는 것 자체가 투쟁의 수단이 될 수 있는 집단은 거의 없다"며 "이들이 의사면허를 받게 된다면 국가 방역의 절체절명의 순간에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총파업을 하는 것보다 더한 집단 이기주의적 행태를 보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천=뉴시스] 이종철 기자 = 전국의사 2차 총파업 둘째날인 지난달 27일 오전 인천의 한 병원 응급의료센터에 환자가 도착하고 있다. 2020.08.27. [email protected]
한 네티즌 A씨는 "국시를 못 치면 병원에서 정상적으로 의사 수급을 할 수 없을 텐데 그에 따른 피해는 국민들에게 돌아가는 것 아니냐"며 구제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한편 국시를 응시하지 않은 의대생들은 '구제책을 마련해달라고 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의대생 500명은 전날 성명서를 내고 "변함없이 국시 거부를 결의했다"며 "국시원이 정한 재접수 기한도 이미 지나 더 이상 돌이킬 수도, 물러날 곳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의협과 대전협은 국시 구제가 절실한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처음부터 국시 거부는 의대생들의 뜻이었다"며 "4대 악법이 8대 악법이 된 현 상황에 좌절하지 않고 투쟁을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 측은 의대생들이 응시 의사를 밝힐 경우에는 구제책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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