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댓차이나] 왕이 中외교, 정보보안 국제기준 구상 제창..."미국 압박에 대항"
[ 베이징=AP/뉴시스]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2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외교정책, 미중 관계 등에 관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20.05.24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중국 정부는 8일 글로벌 정보 보안(Data Security)에 관한 국제기준을 확립하기 위한 구상(이니시셔티브)을 발표, 자국 첨단산업의 퇴출을 압박하는 미국에 강력히 대항할 자세를 분명히 했다.
신화망(新華網)과 신랑망(新浪網) 등에 따르면 왕이(王毅)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날 베이징에서 열린 '글로벌 디지털 거버넌스(全球數字治理)' 포럼에 참석해 '정보 보안에 관한 이니셔티브(全球數據安全倡議)'를 제창했다.
중국 외교부망에 올라온 발언록에서 왕이 외교부장은 정보보안과 관련 "새로운 문제에 대한 새로운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구상을 내놓았다"며 "각국의 적극적인 참여를 환영하고 정보 보안 리스크에 다자주의와 안전 발전, 공정 정의의 3가지 원칙에 따라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 외교부장은 미국을 겨냥해 "어떤 국가가 일방적으로 '클린(청결)'이라는 구실로 다른 나라를 압박하고 '안전(안보)' 핑계로 타국 첨단기업에 대해 글로벌 사냥을 일삼고 있다"며 이는 노골적인 횡포이기에 응당히 반대하고 배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왕 부장은 글로벌 디지털 안전 문제를 해결하는 올바른 길이 각국의 보편적인 참여를 토대로 각국 의견을 반영하고 각기 이익을 존중한 것이라며 함께 협의하고 같이 만들어 향유(共商 共建 共享)하자고 당부했다.
앞서 월스트리트 저널은 7일(현지시간) 중국이 '정보 보안에 관한 이니셔티브'를 내세워 명목으로 포괄적이고 객관적인 증거에 기초한 방식으로 데이터 보안을 시행하도록 각국에 촉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왕 외교부장이 제시한 구상은 우선 주요 데이터 인프라의 약체화와 정보기술(IT)을 사용한 정보의 절취, 기업에 대한 해외 발생 데이터의 자국내 보관 강요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구상은 각국에 "다른 나라에 대한 대량 감시에 반대하라"고 주문하면서 "이용자 데이터를 부정하게 취득하거나 사용자의 시스템과 디바이스를 제어, 조작하기 위한 백도어를 제품과 서비스로 설치하지 말라"고 관련 기술기업에 요구했다.
아울러 구상은 중국 등에 의한 데이터 안보 리스크가 높아지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대다수 국가의 희망과 이익을 반영한 세계적인 룰과 규범을 조속히 책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지난 수개월 동안 국가안전보장에 대한 위협으로서 중국 화웨이 기술, 바이트댄스(北京字節跳動科技) 동영상앱 틱톡(TikTok), 텅쉰(텐센트) 대화앱 위챗(微信)을 대상으로 하는 규제를 강화했다.
이에 중국은 미국이 중국기업의 진출을 막기 위해 이중기준을 강행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달 '클린 네트워크' 프로그램을 발표하고 미국과 다른 나라의 기업이 쓰는 인터넷 인프라에서 중국 앱과 클라우드 서비스, 통신 시스템, 해저 케이블을 배제하겠다는 구상을 천명했다.
중국 구상은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관행과 중국의 기술이 안전보장상 위협이 된다고 하는 미국에 맞서겠다는 자세를 분명히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중국 외교당국이 이번 이니셔티브에 대한 지지를 얻고자 각국 정부와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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