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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초유의 평판사 탄핵 임박…역풍 우려 속 여론에 촉각

등록 2021.01.29 13:4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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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의원 100여명 찬성…발의 정족수 넘어

재적의원 과반 이상 찬성 의결…與 강행 가능

추-윤 갈등 피로감 재연, 재보선 파장 우려도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2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민정 열린민주당, 류호정 정의당,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함께 '사법농단 법관탄핵'을 제안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1.2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2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민정 열린민주당, 류호정 정의당,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함께 '사법농단 법관탄핵'을 제안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1.2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지훈 기자 = 집권 여당이 헌정사 초유의 평판사 탄핵을 추진한다. 당론이 아닌 의원들의 자유의사에 맡기겠다는 방침이지만 이미 탄핵 소추안 발의 정족수 이상의 의원이 찬성 입장을 표명한 상태여서 속도를 낼 전망이다.

민주당은 지난 27~28일 이틀간 화상 의원총회를 진행하며 판사 탄핵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그리고 당 지도부는 사법농단에 연루된 임성근 판사에 대한 탄핵안 발의를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임 판사는 '세월호 7시간' 의혹을 제기했던 가토 다쓰야 산케이신문 지국장 재판에 개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현재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낙연 대표는 이같은 사실을 밝힌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판사의 위헌적 행위를 묵과하고 탄핵소추 요구를 외면한다면 그것은 국회의 직무유기가 될 것"이라며 "법원에서 그런 위헌적 농단이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저희는 고심 끝에 탄핵소추를 인정하기로 했다"라고 썼다. 지도부로서 의원들의 요구를 수용한 것 이상으로 뜻을 함께하고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사법농단 연루 판사 탄핵을 제안한 이탄희 민주당 의원 등은 29일 오전 관련 회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판사에 대한 탄핵 소추안은 이르면 이날 제출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탄핵 소추안 발의 정족수(재적의원 3분의 1 이상)를 넘는 범여권 의원이 탄핵안 발의에 찬성 입장을 밝힌 상태다. 민주당 의원 100여명에 정의당과 열린민주당 의원들이 동참했다.

탄핵안이 발의되면 국회법에 따라 72시간 내에 표결에 부쳐진다. 재적의원 과반수 이상 찬성하면 의결된다. 민주당이 174석을 가지고 있어 야권에서 반대해도 산술적으로는 처리가 가능하다.

민주당 5선 설훈 의원은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서 "당론으로 안 하더라도 충분히 탄핵까지 갈 수 있을 거라고 본다. 100명 이상이 발의하고 151명이 본회의에서 통과시키면 된다"라며 "2월4일까지는 아마도 탄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시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발언을 하고 있다. 2021.01.29. yulnetphoto@newsis.com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시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발언을 하고 있다. 2021.01.29. [email protected]

다만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으로 이미 여권이 상당한 타격을 입었는데, 일반 국민들 사이에 누적된 피로감이 사법부 길들이기 논란으로 다시 커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는 있다. 2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미칠 파장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

당초 이 의원을 필두로 한 범여권 의원들은 임 판사와 더불어 이동근 판사에 대한 탄핵 소추도 제안했었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서 이 판사는 제외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고, 이를 이 의원이 받아들여 의원총회에서 수정제안했다.

임 판사의 경우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되긴 했으나 재판부가 '재판에 관여했다는 사실 자체는 인정한다'라고 판시해 위헌 사항이 명료하지만, 이 판사의 경우 다툼의 소지가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 것이다. 

판사 탄핵 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적이 없는 상황에서 위헌 여부를 놓고 논쟁이 붙을 경우 부정적 여론이 커질 수 있다고 판단해 논란의 여지를 최소화하기 위해 신중하게 접근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내 반대 의견도 없지 않다. 의원총회에서 다수 의원들이 탄핵에 찬성 입장을 냈으나 소수 의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선거를 앞두고 강성 지지층 쪽으로 중심이 쏠리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우려도 나온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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