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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연내 중간지주사 전환 목표…3월 주총서는 불발

등록 2021.02.02 18:4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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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4일 서울 중구 SK텔레콤 본사에서 비대면 형식으로 열린 ‘2020년 SK ICT 패밀리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신년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제공) 2021.01.0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4일 서울 중구 SK텔레콤 본사에서 비대면 형식으로 열린 ‘2020년 SK ICT 패밀리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신년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제공) 2021.01.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진영 기자 = SK텔레콤이 연내 목표로 한 중간지주사 전환에 대해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하지만 반드시 연내 달성해야 하는 숙제로 조만간 그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2020년 4분기 실적 발표 하루 전날 개최한 이사회에서는 중간지주사 전환안은 안건으로 포함되지 않았다. 당초 이날 이사회에서 의결하고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통과시키려고 했지만 불발된 것이다. 하지만 계획 자체가 무산된 것은 아니고 세부 사항을 추가로 점검하기 위해서라는 전언이다.

SK텔레콤 중간지주사 전환은 지난 2018년 10월 박정호 SK텔레콤 대표가 SK그룹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공식화했다. 하지만 그 방법에 대해서는 2년여 동안 공개된 내용이 없다. 다양한 변수와 셈법이 얽혀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 왜 중간지주사 전환하려하나

SK텔레콤을 중간지주사로 전환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SK하이닉스를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끌어올려 사업 운신의 폭을 넓혀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SK그룹의 지배구조는 지주회사인 SK(주)가 SK텔레콤 지분(26.8%)을 소유하고,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 지분(20.1%)을 갖고 있는 형태다. 최태원 SK 회장은 SK(주) 지분 18.4%를 갖고 SK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구조다.

이렇게 SK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SK하이닉스는 SK(주)의 손자회사임에 따라 투자에 제약을 많이 받는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지주사의 손자회사는 인수합병(M&A)을 진행할 경우 인수 대상 기업을 100% 소유해야 한다. 반도체 업종의 특성상 선제적이고 대규모 투자가 필수적임에 따라 이러한 지배구조는 족쇄였다. SK텔레콤을 중간지주사로 바꿔 SK하이닉스의 지위를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바꾸면 공격적인 투자와 M&A를 활발히 할 수 있다.

또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로 전환하면 이동통신 사업에만 머물러 있는 SK텔레콤을 ICT 전문 기업으로 제대로 몸을 만들 수 있다. 동시에 SK텔레콤의 가치를 주식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측면도 있다. 실제 SK텔레콤은 원스토어를 필두로 웨이브, SK브로드밴드, 11번가, 티맵모빌리티, ADT캡스 등의 자회사를 상장시킬 계획이다. 이동통신, 미디어, 보안, 커머스, 모빌리티 등 5대 핵심 사업부를 개편하는 작업도 마쳤다. 이와 함께 '텔레콤'을 뗀 사명 변경도 고려 중이다.

◇SKT, 연내 중간지주사 전환 불가피

SK텔레콤의 중간지주회사 전환은 올해 안에 단행될 가능성이 확실시된다. 지난 연말 국회를 통과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내년부터 시행되기 때문이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지주회사의 자회사 지분 의무 비율이 20%에서 30%로 높아진다.

▲SK텔레콤 서울 을지로 본사인 'T타워'

▲SK텔레콤 서울 을지로 본사인 'T타워'

이렇게 되면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로서 자회사 SK하이닉스 지분 보유 비율을 현행 20.1%에서 30%로 높여야 한다. SK하이닉스 주가가 고공행진을 하는 가운데 SK하이닉스 주식을 매입하기 위해서는 9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필요하다. SK텔레콤이 연내 중간지주사로 전환하면 법이 소급 적용이 안 되기 때문에 SK하이닉스의 지분을 20%만 보유해도 된다.

거기다 지주회사 전환 시 과세 특례 규정이 올해 말에 만료되는 것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SK텔레콤 중간지주사 전환이 예상보다 지연되는 이유는 SK텔레콤 사업구조 개편 작업, 최적의 지배구조개편안 도출 등에 물리적 시간이 걸리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지배구조 개편으로 최태원 회장 등 대주주 일가의 지분율을 희석시킬 수 있다는 점도 중요 고려 대상이다. 특히나 SK그룹은 2003년 해외 헤지펀드 소버린이 SK(주)의 2대 주주로까지 올라서며 경영권을 공격한 아픈 경험이 있다.

여기에 최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노 관장은 이혼소송과 함께 위자료 3억원과 최 회장이 가진 SK(주) 주식 42.3%에 대해 재산분할을 요구했다. 최 회장이 보유한 지분은 전체 SK(주) 주식의 18.4%(1297만5472주)로 이중에서 노 관장이 요구하는 42.29%는 전체 SK(주) 주식의 7.7% 정도이다.

◇SK텔레콤, 인적불할안 유력한 것으로 점쳐져

중간지주사 전환 방식은 SK텔레콤을 인적 분할해서 이동통신사업(가칭: SK텔레콤 1)과 투자사(SK텔레콤 2)로 분리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업계는 점치고 있다. SK텔레콤 1 이 통신 자회사들을 편입하고 SK텔레콤 2가 SK하이닉스를 위시로 11번가 등 비통신 뉴비즈 사업을 자회사로 두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SK텔레콤 2가 SK(주)와 합병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인적분할은 물적분할과 달리 회사를 분할해도 신설법인 주식을 주주가 그대로 나눠 갖는다. 분할해도 기존 주주가 2개 회사 지분을 모두 보유하게 된다.

황성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 중간지주사 전환의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론은 차치하고라도, 이동통신 영역뿐만 아니라 연관 영역으로의 활발한 다각화가 이루어진 SK텔레콤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기업가치 상승 수단으로 지배구도 개편을 활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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