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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SK이노 '배터리 소송', 내주 결론날까…美ITC 최종판결

등록 2021.02.06 09:39:00수정 2021.02.06 09:4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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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조인우 기자 = 3년 째 지속되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간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의 최종 결론이 내주 발표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오는 10일(현지시간) 최종 판결을 낼 예정이다. 우리나라 시간으로는 11일 오전께로 예상된다.

지난해 2월 SK이노베이션에 조기패소 판결(Default Judgement)을 내린 ITC는 SK이노베이션의 이의신청을 받아 들여 판결을 재검토 하고 있다. ITC는 당시 영업비밀침해 소송 전후의 과정에서 SK이노베이션이 증거 훼손 및 포렌식 명령 위반을 포함한 법정모독 행위 등을 했다고 봤다.

당초 지난해 10월5일로 최종 판결이 예정됐으나 10월26일·12월10일로 두 차례 미뤄졌다가, 해를 넘긴 2월10일로 재차 연기됐다. ITC의 연기를 두고도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간 서로 다른 해석이 나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일정이 순연된 영향이라고 봤고, SK이노베이션은 앞선 예비판결이 뒤집힐 가능성을 주장했다.

이른바 'K-배터리'가 세계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그 주축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싸움이 길어지자 이례적으로 정세균 국무총리가 직접 강도높은 발언을 하며 합의를 촉구하기도 했다.

정 총리는 지난달 28일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 "K-배터리의 미래가 앞으로 정말 크게 열릴텐데 작은 파이를 놓고 싸우지 말고, 빨리 문제를 해결하고 큰 세계 시장을 향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상황을 만들었으면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미국 정치권도 나서서 제발 좀 빨리 해결하라고 하고 있다"며 "양사 최고 책임자와 연락도 해서 낯 부끄럽지 않냐, 국민들 걱정을 이렇게 끼쳐도 되냐고 빨리 해결하라고 권유를 했는데 아직도 해결이 안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합의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LG에너지솔루션이 2조8000억원대를 요구하는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은 수천억원대를 제시하는 등 양사의 입장차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갈등이 길어지면서 그 골은 점점 깊어진 상태다.

ITC가 SK이노베이션에 최종 패소 판결을 내리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셀과 모듈, 팩, 관련 부품·소재에 대한 미국 내 수입 금지 효력이 발생하게 된다. 배터리 소재 부품 모두 미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것은 불가능해 사실상 미국에서 영업을 할 수 없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또 미국 조지아주(州)에 대규모 배터리 공장도 짓고 있다.

ITC가 LG화학의 손을 들어주는 판결을 내려도 변수가 존재한다. 미국 행정부가 이에 대해 '비토(veto·거부권)'를 행사할 수 있어서다. 이 경우 LG-SK 배터리 소송전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로 회부된다. 다만 2010년 이후 ITC에서 진행된 약 600여건의 소송 중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경우는 1건에 불과하다.

ITC가 예비판결을 뒤집거나 일부 인정하고 제3의 판결을 내는 경우에는 더욱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3년 간 이어진 소송의 새 국면이 열리는 모양새라 일말의 합의 가능성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까지 양사는 각자 서로의 승리를 자신하는 분위기다. ITC 통계(1996~2019년)를 들어 영업비밀 소송에서 조기패소 결정이 최종에서 뒤집어진 적은 없다는 주장과, 최근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사례처럼 예비판결이 다소 달라질 수 있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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