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엄귀순 알림창 2번이나 떴지만 영상감시병 그냥 껐다
귀순자 해안 도착 후 감시카메라 경보 작동
영상감시병, 다른 작업하느라 알림창 종료
같이 있던 간부는 부대와 통화하느라 놓쳐
감시장비 10번 포착, 8번 놓쳐 6시간만 검거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합동참모본부는 17일 오전 "우리 군이 어제 동해 민통선 북방에서 신병을 확보한 인원(귀순 추정)은 잠수복과 오리발을 착용하고 해상을 통해 GOP(일반전초) 이남 통일전망대 부근 해안으로 올라와 해안철책 하단 배수로를 통과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사진은 강원도 고성군 통일전망대 인근 남측 해변. 2021.02.17. [email protected]
합동참모본부가 23일 발표한 현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남성은 16일 오전 1시5분께 고성군 통일전망대 인근 해안에 도착한 뒤 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이동했다.
오전 1시5분부터 38분까지 해안 근거리 감시장비 4대가 이 남성을 포착했다. 포착 후 22사단 56여단 상황실에 경보음이 울리고 경보등이 돌아갔다. 당시 상황실에는 간부와 영상감시병, 상황병이 있었다.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합동참모본부는 17일 오전 "우리 군이 어제 동해 민통선 북방에서 신병을 확보한 인원(귀순 추정)은 잠수복과 오리발을 착용하고 해상을 통해 GOP(일반전초) 이남 통일전망대 부근 해안으로 올라와 해안철책 하단 배수로를 통과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사진은 강원도 고성군 통일전망대 인근 남측 해변. 2021.02.17. [email protected]
하지만 해당 구역을 맡고 있던 영상감시병은 알림창을 임의로 껐다. 1차례 끈 뒤 또 한 번 알림창이 떴지만 이 병사는 또다시 확인하지 않고 알림창을 껐다.
당시 이 영상감시병은 광망 감지시스템 기준값을 설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화면 속 작업창 뒤에 알림창이 상당 부분 가려진 채 떴고, 이 때문에 이 영상감시병은 확인 없이 끈 것으로 드러났다. 2번째 알림창을 확인하지 않고 끈 것은 동물 등에 의한 오경보로 여겼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이 2건은 확실히 우리 실책"이라고 인정했다.
영상감시병 뒤에 있던 간부 역시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 경보음과 경보등이 돌아갔음에도 이 간부는 당시 부대와 임무수행 관련 유선 통화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귀순 과정에서 이 남성의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된 것은 모두 10번이었지만 앞선 8번에서 과학화경계시스템은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마지막 2번만이 귀순자 신병 확보에 기여했다. 이에 따라 최초 포착 뒤 귀순자를 붙잡는 데까지 약 6시간이 걸렸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원래 근거리 감시카메라는 주간에는 400m, 야간에는 200m를 감시범위로 설정한다. 그 설정된 감시 거리 내에서 움직임이 있으면 이벤트가 발생한다"며 "이벤트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설정된 거리 이상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합참은 "결론적으로 현장 점검 결과 해당 부대 상황 간부와 영상감시병이 임무수행 절차를 미준수해 철책 전방에서 이동하는 미상인원을 식별하지 못했다"며 "합참의장 주관 작전 지휘관 회의를 통해 이번 조사결과를 공유하고 전 제대 지휘관을 포함한 경계작전 수행요원의 작전 기강을 확립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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