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만 26년' 윤석열...공정·법치 상징? 위험한 검찰주의자?
정권실세 구속 다수...朴정권서 한직 전전
적폐수사 주도...이명박·양승태 구속지휘
文, 검찰총장 파격기용...조국 후 극한갈등
"민주주의 허울쓴 전체주의 배격해야"
정치경험 無, 'X파일' 논란 허들 넘어야
[서울=뉴시스]권창회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전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위해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1.06.29. [email protected]
'적폐청산' 수사를 진두지휘하며 2019년 7월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총장에 취임했으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를 계기로 정부여당과 갈등을 빚은 끝에 임기를 142일 남기고 사퇴했다. 사퇴 후 3개월간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지키고 있다.
검사 시절에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와 주요 지검의 특수부를 거친 대표적 '강골 검사'였다. BBK 특검, 국가정보원 여론조작 사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특검 등에 참여했다.
윤 전 총장은 1960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태어났다.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충남 공주시 출신인 탓에 충청권 주자로 분류되는 경향이 있다.
서울 충암고를 졸업하고 1979년 서울대 법학과에 입학했다. 1980년 5·18민주화운동에 관한 교내 모의재판에서 검사를 맡아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했다고 한다.
1991년 제33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을 23기로 수료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연수원 동기다. 1994년 대구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김대중 정부에서 박희원, 노무현 정부에서 안희정·강금원과 정몽구 등 정·재계 실세 인물들을 수사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대구지검 특수부장, 대검찰청 중수1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을 거쳤다.
2013년 4월 국가정보원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장으로 임명됐다. 이 과정에서 상부의 반대에도 국정원을 압수수색하고 직원을 체포했다. 10월21일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말해 대중적 인기를 얻었다.
이 '항명 파동'으로 그해 11월 정직 1개월 징계를 받고 대구고검 검사로 좌천됐다. 이어 2016년 1월에는 대전고검 검사로 전보됐다. 검찰 내부에서는 '사실상 나가라는 인사'라는 평가가 나왔다.
2016년 12월,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박영수 특검)'의 수사팀장이 됐다. 박영수 특검이 직접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 뇌물 의혹을 담당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구속했다.
2017년 5월 서울중앙지검장에 올랐다. 전임 이영렬 지검장(사법연수원 18기)에서 다섯 기수를 건너뛴 파격 인사로 평가받는다.
2018년 3월 서울중앙지검은 이명박 전 대통령을 소환해 조사했다. 윤석열 당시 지검장은 이 전 대통령 조사를 직접 지휘한 뒤 구속영장 청구를 문무일 당시 검찰총장에게 건의했다. 이 전 대통령은 3월22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듬해인 2019년 2월에는 '사법농단' 수사를 마무리하고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법관 14명을 기소했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해 10월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하여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0.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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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2019년 6월17일 윤석열 검사장을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했다. 고민정 당시 청와대 대변인은 "탁월한 지도력과 개혁 의지로 국정농단과 적폐청산 수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7월8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적폐수사'와 가족 관련 의혹 등을 두고 야당의 성토가 벌어졌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했다. 문 대통령은 7월16일 임명안을 재가했다.
검찰총장 취임사에서 윤 전 총장은 "형사 법집행은 오로지 헌법과 법에 따라 국민을 위해서만 쓰여야 하고, 사익이나 특정 세력을 위해 쓰여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2019년 8월9일 조국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검찰은 8월27일 조 후보자의 입시비리 의혹, 사모펀드 논란 등에 대한 수사에 착수해 9월6일 정경심 씨를 사문서위조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2019년 11월 유재수 전 부산광역시 경제부시장 감찰무마 의혹,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등 청와대에 직접 관련된 사건 수사를 시작했다. 이 시기부터 정부여당과 윤 전 총장의 갈등이 본격화됐다.
조국 전 장관의 후임으로 임명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검찰 인사 개입과 수사지휘권 발동, 징계권 행사 등으로 윤 전 총장을 견제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해 8월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자유민주주의는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것"이라며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메시지를 냈다.
지난 3월4일 검찰총장에서 물러났다. 이후 118일간 잠행 끝에 29일 대권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경제와 안보 등 국정 운영에 필수적인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없는 데다 의정활동 경험도 전무한 것이 약점이다. 이른바 'X파일'로 통칭되는 장모 등 가족 관련 비리 의혹은 대권 가도의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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