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고위층, '부역' 전력 특별사면 언급…여성 동참 촉구
탈레반 문화위원회 위원 발언, 모호하지만 시사적
[카불=AP/뉴시스] 17일(현지시간) 수백 명의 사람이 아프가니스탄 카불 국제공항 밖에 모인 가운데 몇몇 사람은 미국을 위해 일했음을 증명하는 증서를 들고 있다. 2021.08.17.
또 여성들에게 자신들 탈레반 정부에 합류할 것을 강력히 권유 촉구했다. 수많은 카불 시민 및 아프간 국민들이 탈레반 치하의 나라에서 도망치기 위해 카불 국제공항에서 필사적인 탈주극을 벌이자 걱정과 두려움에 찬 사람들을 달랠 셈으로 보인다.
시내 곳곳에 포진해서 순찰하고 있는 탈레반 전사들이 사람들을 때리거나 모질게 굴었다거나 유혈 충돌이 있었다는 소식은 카불 점령 사흘째인 이날까지 들리지 않고 있다. 그래도 시민들은 대부분 집안에 숨어 밖으로 나오기를 꺼리고 있다.
이날 탈레반의 문화위원회 위원인 에나뮬라 사만가니가 내놓은 특사 약속은 탈레반이 재집권해서 아프간을 다시 어떻게 다스릴 것인가에 관한 첫 언급이다.
그러나 탈레반과 붕괴된 정권 내 지도자들이 아직 협상 중이고 공식적인 정권 이양 합의가 공표되지 않는 상황이라 이 위원의 발언은 모호하고 막연할 수밖에 없다.
사만가니는 "우리 이슬람주의 에미리트(탈레반)는 여성들이 희생자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들은 샤리아 법에 의거해서 정부 구조 내로 들어와야 마땅하다"는 것이다.
샤리아 법은 엄격한 이슬람 율법으로 탈레반이 1996년~2001년 카불 등 아프간을 통치할 때 이를 들먹이며 영화관과 다수 텔레비전 프로들을 없앴으며 여성들은 전신을 가리는 부르카를 입고 남성 가족의 동반자가 있어야 밖에 나올 수가 있도록 했다. 여성의 교육은 생각할 수 없는 것이었다.
사만가니는 같은 샤리아 법을 입에 올렸고 구체적으로 더 설명하지 않았으나 20년 후의 이날 발언 문맥은 분명한 차이가 느껴졌다.
사면에 관해서는 앞서 탈레반 지도자들이 '부역' 전력자들을 보복할 뜻이 없다고 말해왔다. 그래도 많은 카불 시민들은 탈레반 전사들이 국제적 인정의 아프간 정부에서 일했던 인사들 리스트를 작성해 이들을 쫓아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 인사들 간의 협상이 계속되었다. 정부 인사 중에는 하미드 카르자이 전 대통령 및 도망간 아수라프 가니 대통령 라이벌로 국무위원장과 평화협상 단장을 지낸 압둘라 압둘라가 들어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협상은 어느 편이 특정 부서를 관할할 것이냐는 성격이 아니라 지난 20년 간의 변화에 바탕을 두고 탈레반 주도의 새 정부가 어떻게 운영될 것이냐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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