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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전철 밟나? 경구·흡입 치료제 선구매 서둘러야

등록 2021.08.2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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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이 확산 속 유력한 치료제 선구매 필요

사후약방문 아닌 사전 대비해야

"공무원의 선구매 책임 면책조항 명문화 필요"

[인천=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8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셀트리온 제2공장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치료제 생산 현장 점검'에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 샘플이 공개되고 있다. 2021.02.08. photo@newsis.com

[인천=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8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셀트리온 제2공장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치료제 생산 현장 점검'에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 샘플이 공개되고 있다. 2021.02.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송연주 기자 = 정부의 늦장 물량 확보로 전국민 접종이 지지부진한 코로나19 백신 사례를 답습하지 말고 경구제·흡입제 등 돌파감염에 유력한 코로나19 치료제를 미리 선구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후약방문이 아닌 사전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은 지난해 선진국들이 공격적으로 백신을 선구매한 것과 달리 보수적인 입장을 취했다. 그 결과 백신 접종 완료자가 22.5%(1156만2518명, 22일 0시 기준)에 불과하다. 델타변이 강타로 4차 유행에 이른 현재 확진자의 87.9%는 백신 미접종자다. 미국의 경우 1억7000여만 명(전체 인구의 51.5%)이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코로나19 치료제 만큼은 백신 사례를 답습하지 말고 선제 조치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와 업계의 지적이다. 변이 바이러스 체제에선 백신만으로 완전한 예방을 기대하기 힘들다.

현재 경증 환자들이 '타미플루' 먹듯 복용할 수 있는 경구용 치료제나 흡입형 항체치료제가 국내·외에서 활발히 임상 중이다.

경구용 치료제 중 가장 앞서있는 미국 MSD는 경구용 항바이러스 치료제 '몰누피라비르'의 임상 3상 중이다. 외래 환자(경증~중등증) 1500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임상 3상을 이르면 오는 10월 종료하고 연내 미국에서 긴급사용 승인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 6월 이 약 12억 달러(한화 약 1조3000억원) 상당을 선구매했다. 몰누피라비르가 미국에서 긴급사용 승인 또는 FDA 허가를 받는 즉시 약 170만명분을 공급하는 내용이다. 호주 식품의약품안전청(TGA)은 지난 10일 몰누피라비르에 대한 잠정 승인을 결정했다. 국내 정부도 선구매 여부를 놓고 MSD와 논의해왔다.

미국 화이자는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PF-07321332'를 개발 중이다. 입원 치료를 받지 않는 고위험군 성인 환자 대상 임상 2·3상에 진입해 올 4분기 중 임상 결과 도출을 전망하고 있다. MSD보다 늦게 진입했지만 백신에서 보였듯 화이자는 갑자기 빠른 속도를 내는 개발 경향을 보인다. 대웅제약, 부광약품, 신풍제약 등 국내 기업도 경증~중등증 환자를 위한 경구용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흡입형 항체치료제는 셀트리온이 개발 중이다. 지난 4일(현지시간) 호주 호주연방의료제품청에서 흡입형 항체치료제 임상 1상을 승인받아 본격적인 개발에 나섰다. 이는 현재 사용 중인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의 흡입형 제형이다.

셀트리온과 계약을 맺어 흡입형 렉키로나를 개발 중인 미국 인할론 바이오파마는 연내 임상 2상에서 유효성 평가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천은미 교수는 "해외에선 치료제 선구매에 수 조원을 투입하고 있고 국내도 당연히 선구매해야 한다"며 "우리 정부도 선구매를 위한 예산을 준비한 것으로 안다. 흡입형 렉키로나도 연내 임상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여 경구제와 흡입제의 투트랙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통해 코로나19 치료제 구입비 471억원을 확보했다. 이 중 경구용 치료제 구매 168억원, 중증 치료제 248억원, 경·중등증 치료제 55억원이다.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백신이 만능은 아니다. 백신 미접종자나 돌파감염자에 타미플루처럼 항바이러스제를 빨리 쓰는 게 효과적이다"며 "미국 정부가 개발 성공 시 사는 조건으로 몰누피라비르를 선구매 했듯 우리 정부도 유력한 치료제를 우선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임상 중인 약물을 미리 사는 건 일종의 도박이다"며 "사후약방문이 아닌 사전대비를 하기 위해선 위험 부담이 있어도 베팅해야 한다. 그러려면 공무원의 선구매 책임에 대한 부담을 줄여줄 면책조항을 명문화하고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2009년 신종플루 때도 정부는 치료제 구매를 망설였다. 명문화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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