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만에 '배우자 리스크'…국힘, '김건희 사수' 총력전(종합)
김종인 "대통령 부인 뽑는 선거 아니잖나" 일축
당 선대위 비공개 회의…허위 경력 등 대책 논의
국힘 여성의원들도 "잔혹한 마녀사냥" 공개 비판
일각에선 "민주당이 버릇 못 고쳐…비겁한 행위"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부인 김건희 씨가 2019년 7월 25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한 모습. 2021.012.15. [email protected]
15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김건희씨는 2001년부터 2006년까지 한림성심대, 서일대, 한국폴리텍대에서 시간 강사로 그래픽실습, 디자인사, 게임기획 등을 강의하였고, 2007년 3월 1일부터 2008년 2월 28일까지 수원여대에서 겸임교수로 강의했다.
김씨가 지난 2007년 수원여대 겸임교수 임용 지원서 제출 당시 허위 경력과 가짜 수상 기록을 기재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당 선대위는 김씨가 한국게임산업협회의 사단법인 결성 초기 무보수 '기획이사' 직함으로 비상근 자문 활동을 했고, 재직 기간 오류는 단순 착오로 인한 실수라고 공식 입장문을 통해 해명했다.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 대상 수상 경력 논란에 대해선 당시 김씨가 회사의 부사장으로서 출품 작품 제작에 깊이 관여하고 상당한 기여를 한 점을 들어 반박했다.
김씨에 대한 허위 경력, 수상 이력 논란이 가열되자, 국민의힘은 당 차원에서 해당 의혹을 적극 반박하면서도 일부 과실은 인정하는 모양새다. 리스크를 회피하는 전략으로 의혹을 묻고 가기에는 논란이 커진 만큼 정공법으로 대응하는 게 지지층의 이탈을 막는데 더 유리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 선대위에서도 윤 후보에게 미칠 파장을 의식해 '김건희 사수'에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민주당 안민석 의원 등이 이날 김건희씨에 관한 추가 의혹을 제기하고 관련 자료를 공개하며 파상공세를 펼치자, 국민의힘도 윤 후보에 미칠 파장을 의식해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선대위 간부를 대상으로 비공개 선대위 회의를 소집, 대책을 논의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우리가 대통령을 뽑는 거지 대통령 부인을 뽑는 게 아니잖나"라며 "현실적으로 후보의 소위 부인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얘기한다는 게 내 상식으로는 납득이 안 된다"고 파문을 애써 일축했다.
김병준 공동상임선대위원장도 YTN라디오에 "정말 이런 문제가 대통령 선거의 중심이 되는 게 맞느냐"고 의문을 제기하면서 "우리가 토론해야 될 성장담론이나 분배담론 그런 것이 오히려 선거의 중심이 되도록 하는 것"이 김건희씨 관련 의혹보다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과 원희룡 정책총괄본부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보훈을 말하다' 제20대 대선 보훈 정책 제안 및 기조강연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1.12.15. [email protected]
비상근 근무기간 당시 김영만 게임산업협회장은 김건희씨와 일면식이 없었다는 취지의 언론 인터뷰를 한 데 대해선 "비상근 무보수 자문활동을 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20년 전에 그런 활동을 했다는 것을 협회 회장이란 사람이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무리라고 볼 수 있다"고 반박했다.
당 선대위 차원에서도 적극 엄호에 나섰다. 김재현 국민의힘 선대위 상근부대변인은 여권의 공세를 두고 "진실을 듣지 않고 거짓말로 매도하는 거짓 프레임은 민주당의 일방적 공세일 뿐"이라며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는 국민들이 지긋지긋해하는 거짓말 프레임과 막말 정치공세를 즉각 중단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선희씨가 2013년 안양대학교에 제출한 이력서에도 수상 경력과 학력 등을 부풀린 의혹을 제기한 민주당 안민석 의원을 향해 황규환 국민의힘 선대위 대변인은 "가짜뉴스 아이콘인 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김건희씨 공격의 선봉을 자처하고 나선 모양새"라며 "가짜 공익제보자 윤지오 씨를 옹호하며 대국민 사기극을 연출한 장본인이며, 경찰 간부를 폭행하고, 학교폭력 가해자를 옹호하기도 했으며, 박원순 전 시장의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도 서슴지 않았던 안 의원"이라고 인신공격했다.
그럼에도 당 내에서도 김건희씨의 대처나 해명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없진 않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TBS라디오에 출연해 "근무 경력이라는 것 자체가 아무래도 좀 부정확했을 수도 있다"며 "그러나 어쨌든 게임산업협회가 출범하고 나서 만약 기획이사라는 직함을 가졌었다면 그 기간만 적어야 되는데 게임산업협회가 발족하기 전부터로 기재된 것 자체가 조금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도종환, 권인숙, 서동용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의 이력서 및 수상경력 해명에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12.15. [email protected]
대선후보의 배우자에 대한 당 차원의 관리 체계가 부실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이에 김 최고위원은 "저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곧바로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선 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의 부인 한인옥씨의 '10억 수수설'과 비교하며 김건희씨 의혹 제기를 여권의 정치공세 문제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시절 2002년 16대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는 배우자 한인옥씨가 건설회사의 '10억 수수설'에 연루돼 홍역을 치르면서 결국 2%p 정도 차이로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에게 석패한 바 있다.
국민의힘의 한 다선의원은 통화에서 "민주당이 2002년도에도 이회창 후보의 부인 10억 수수설을 얘기해서 그때 각종 언론에서 보도하고 민주당이 사실인양 현수막도 달았는데 나중에 의혹을 제기한 사람만 처벌받았다"며 "그런 게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버릇을 못 고치고 있다. 아주 비겁한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 여성 의원들도 공개적으로 여권발 의혹 제기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국민의힘 여성 국회의원 일동은 성명서를 통해 "현재 더불어민주당이 자행하는 윤석열 후보 배우자에 대한 공격은 한 사람에 대한 치명적 인격살인"이라며 "민주당의 행태는 저열하고 전형적인 프레임 공세이며, 근거없는 소문을 확대 재생산해 마치 사실인 양 덧씌우는 수법이다. 민주당의 공세는 잔혹한 마녀사냥"이라고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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