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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銅, 울상이던 한국 선수단 '혈 뚫었다'[베이징2022]

등록 2022.02.08 21:38:47수정 2022.02.09 00:4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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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세 보이는 쇼트트랙에서 불운·편파판정에 눈물

첫 메달 기대한 이상호도 입상 불발

개막 나흘째에 김민석이 첫 메달 안겨

[베이징(중국)=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민석이 8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 스케이팅 오벌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15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하고 태극기를 어깨에 두르고 기뻐하고 있다. 2022.02.08. bjko@newsis.com

[베이징(중국)=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민석이 8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 스케이팅 오벌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15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하고 태극기를 어깨에 두르고 기뻐하고 있다. 2022.02.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쇼트트랙에서의 잇단 불운과 판정 시비에 가슴을 치던 한국 선수단의 메달 물꼬를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중장거리 간판 김민석(23·성남시청)이 뚫었다.

김민석은 8일 중국 베이징의 국립 스피드스케이팅오벌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에서 1분44초24를 기록, 3위를 차지했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 스피드스케이팅에 의미있는 메달이다.

아시아 선수 중 올림픽 남자 1500m에서 메달을 딴 선수는 김민석이 유일하다. 그것도 두 번째 메달이다.

이미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 아시아 선수 최초 올림픽 남자 1500m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린 김민석은 2회 연속 메달을 수확, 아시아 빙속 역사의 한 페이지를 또 다시 썼다.

한국 선수단의 갈증을 풀어주는 메달이었다. 김민석의 동메달은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첫 메달이다.

한국은 대회 개막 후 사흘 동안 '노메달'에 그쳤다.

메달을 기대한 종목이 없었던 것이 아니다.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인 쇼트트랙에서 3개의 메달이 결정됐지만, 쇼트트랙 강국으로 손꼽히는 한국의 몫은 없었다.

메달이 나온 2000m 혼성 계주와 여자 500m, 남자 1000m에서 모두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불운과 판정 시비가 한국 쇼트트랙의 발목을 잡았다.

최민정(성남시청), 이유빈(연세대), 황대헌(강원도청), 박장혁(스포츠토토)이 나선 지난 5일 혼성 계주에서는 준준결승에서 고배를 마셨다. 레이스 도중 박장혁이 넘어지면서 준결승 무대조차 밟지 못했다.

여자 500m에서 유일하게 예선을 통과한 여자 대표팀의 에이스 최민정은 500m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준준결승에서 결승선을 두 바퀴를 남기고 코너를 돌다 넘어지는 바람에 아쉬움을 삼켰다.

7일 열린 남자 1000m 준준결승에서는 박장혁이 피에트로 시겔(이탈리아), 우다징(중국)과 차례로 충돌한 뒤 부상을 당하는 불운을 겪었다. 왼손이 찢어진 박장혁은 11바늘을 꿰맨 상태다.

불운에 이어 판정 시비에도 휘말렸다.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황대헌과 이준서(한국체대)가 나란히 석연찮은 판정의 희생양이 됐다.

준결승 1조에서 레이스를 펼친 황대헌은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베이징(중국)=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민석이 8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 스케이팅 오벌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15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하고 태극기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2022.02.08. bjko@newsis.com

[베이징(중국)=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민석이 8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 스케이팅 오벌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15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하고 태극기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2022.02.08. [email protected]

준결승에서 런쯔웨이, 리원룽(이상 중국)에 이어 3위를 달리던 황대헌은 결승선을 4바퀴 남기고 인코스로 추월해 1위로 올라섰다. 이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하지만 경기 후 비디오를 살펴본 심판진은 황대헌이 추월하는 과정에서 뒤늦게 진로를 변경해 상대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페널티를 받았다.

이준서는 준결승 2조에서 2위로 결승선에 들어왔지만, 역시 실격됐다. 심판진은 이준서가 레인 변경 반칙으로 인한 실격이라고 판정했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해당 판정에 대해 즉시 이의를 제기했지만,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항의를 기각했다.

결국 한국 선수단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어수선하고, 잔뜩 가라앉은 분위기에서 한국은 이날 스노보드 알파인 남자 평행 대회전에 나선 '배추 보이' 이상호(27·하이원리조트)에 분위기를 바꿔 줄 첫 메달을 기대했다.

이상호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이 종목 은메달을 딴 터라 내심 금메달까지 기대하던 터였다.

이상호는 예선에서 1, 2차 시기 합계 1분20초54를 기록, 1위로 16강에 진출하며 금메달 기대를 키웠다.

하지만 이상호도 메달까지 닿지 못했다. 그는 8강에서 빅토르 와일드(러시아올림픽위원회)에 불과 0.01초 차로 뒤져 탈락했다.

아쉬워하던 한국 선수단에 약 4시간 뒤 낭보가 전해졌다. 김민석이 축 처진 한국 선수단의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는 귀중한 메달을 수확했다.

이번 대회 첫 주자인 김민석이 메달을 따면서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도 기분좋게 스타트를 끊을 수 있게 됐다.

이날까지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3000m, 남자 5000m, 여자 1500m 경기가 치러졌지만, 앞선 세 종목에는 한국에서 출전하는 선수가 없어 김민석의 1500m가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의 첫 레이스였다.

김민석의 메달 획득으로 빙속 대표팀은 좋은 기운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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