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오데사 점령도 임박했나…"성공시 우크라 동·남부 장악"

오데사 함락시 러군 동·남부서 우위 막강해져

오데사 해상 교통·무역로 완전히 차단시 고립

오데사, 몰도바 국경과 근접 추가 침략 가능성

[크이우=AP/뉴시스]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크이우(키예프)의 한 실내 운동시설이 포격으로 파괴돼 불에 타고 있다.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민간지역 공격이 확산하면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를 테러라고 칭하며 러시아를 향해 휴전 협상을 하려면 폭격을 멈추라고 말했다. 2022.03.02.

[서울=뉴시스]동효정 기자 =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최대 항구 도시 오데사 장악을 위한 무차별 폭격이 임박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오데사 함락 시 동부전선과 크림반도 남부전선이 하나로 이어져면서 해안을 완전히 장악해 러군의 동남부 우위가 막강해진다.

오데사는 몰도바 국경과 가까운 곳으로 러시아군이 오데사 항구를 점령하면 우크라이나 해상 교통·무역로는 완전히 차단된다. 러시아군은 이미 흑해 연안 헤르손을 장악했고, 아조프해의 핵심 항구 도시 마리우폴을 포위한 상태다.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 외신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뿐만 아니라 몰도바 등 다른 국가들까지 점령할 계획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으나 미국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진격에 힘쓸 것이라고 예측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오데사를 폭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TV 연설에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흑해 연안의 오데사를 포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오데사에 미사일 폭격은 전쟁범죄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침공 일주일 만에 헤르손 시를 점령하고 마리우폴 항구를 포위하는 등 우크라이나 남부에서 진격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러시아 정부의 지원을 받는 우크라이나 내 분리주의자들과 크름반도(크림반도)에서 연계했다. 이후 아조프해 항구인 마리우폴 포위에 이어 동쪽으로 진격하고 있다. 러시아군 일부 병력은 해안 포위를 위해 서쪽 헤르손을 먼저 손에 넣고 오데사로 향하고 있다.

오데사가 함락되면 우크라이나 해상 교역이 완전히 막혀 경제 무역은 물론 병참 지원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 된다.

영국 안보 싱크탱크인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해상 무역의 70％가 오데사를 통해 이뤄진다.

리처드 배런스 전 영국 합동군사령관은 더타임스에 "러시아군이 오데사를 점령하는 것은 우크라이나 경제의 생명줄을 끊는 것"이라고 묘사했다. 그는 "해안을 잃은 것은 우크라이나에 있어서 큰 전략적 타격"이라면서 "이 일이 현실화하면 우크라이나는 육상을 통해서만 교역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칼 퀄스 미국 디킨스 대학 역사학 교수도 BBC와의 인터뷰에서 "마리우폴 지역과 오데사 해안은 우크라이나가 해상을 통해 보급품을 전달하는 주요 항구들이 다수 있다"라며 "러시아군이 이 지역을 장악할 경우 우크라군의 보급품 공급 능력이 저지된다"고 말했다.

일부 외신들은 푸틴이 오데사로 진격해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다른 국가 침략 가능성까지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직 나토 사령관인 리처드 쉬레프는 러군의 오데사 진격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푸틴이 크림반도로 이어지는 육상 통로를 확보하려는 것이 분명하다"며 "푸틴의 또 다른 전쟁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매체 리포르미스타는 "(오데사 진격은) 푸틴이 우크라이나에서 그치지 않고 유럽의 더욱 깊숙한 곳까지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오데사는 러시아가 점령한 트란스니스트리아 지역과도 가까워 이러한 주장에 힘을 싣는다.

트란스니스트리아는 몰도바 영토 안에 있지만,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 몰도바로부터 분리독립을 선언한 '미승인 국가'다. 1000명 이상의 러시아군이 주둔 중이며 주민 다수가 러시아계다.

오데사 점령 이후 러시아군이 몰도바를 침공하더라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 아니기 때문에 미군 등의 군사적 개입이 불가능하다. 이에 외신들은 우크라이나 비극이 재연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오데사 인근 지역에 러시아군의 상륙 작전이 임박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리는 로이터에 6일 "러시아군은 키이우(키예프), 하르키우, 체르니히우를 고립시키기 위해 진군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AFP에 따르면 오데사 주민들은 끝까지 러시아군에 저항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하일로 슈무스코비치는 "10만명 이상의 시민들이 오데사를 떠나 피난을 갔지만 도시 방어군이 러시아군을 막기 위해 싸울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가 오데사를 폭격할 것이라고 말하기 전에도 모두가 끝까지 싸울 분위기였다.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식료품을 사고 돌아온 이리나와 알렉산더 피보바르치크도 "우리는 살아남을 것이다. 오늘 밤도 문을 잠그고 평소처럼 저녁을 먹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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