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걸고 금의환향' 우상혁 "최종 목표는 파리올림픽 우승"

한국 육상 최초 실내세계육상선수권 우승…"최초 타이틀에 목말랐다"

"최종 목표는 2m40 넘는 것…2024 파리올림픽 우승 노려"

[인천공항=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의 스타크 아레나에서 열린 2022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우상혁이 22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2022.03.22. [email protected]

[서울 인천공항=뉴시스]홍찬선 김주희 기자 = 한국 육상 최초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 우승을 달성한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이 금의환향했다.

우상혁은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반짝이는 금메달 만큼이나 환한 표정으로 입국장에 들어선 우상혁은 김도균 한국육상대표팀 수직도약 코치 등과 함께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우상혁은 "세르비아에서 지나가는 모든 선수들이 축하해주고 계속 내 이름을 불러줘 경기장에서 (우승 감격을) 많이 느꼈는데, 한국에 오니 또 실감이 난다"며 활짝 웃었다.

이틀 전 우상혁은 한국 육상의 새 역사를 썼다.

그는 20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스타크 아레나에서 열린 2022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에서 2m34로 우승했다.

자신이 작성한 한국 신기록인 2m36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정상에 서기엔 손색이 없었다.

한국 선수가 세계실내육상선수권에서 우승한 건 처음이다. 종전 이 대회 한국 선수의 최고 성적은 손주일이 1995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대회 남자 400m에서 기록한 5위다.

[인천공항=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의 스타크 아레나에서 열린 2022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에서 2ｍ34를 뛰어 금메달을 차지한 우상혁이 22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열린 환영행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03.22. [email protected]

우상혁은 한국 최초 세계실내육상선수권 메달을 금빛으로 물들였다.

"최초라는 타이틀에 항상 목이 말라있었다"며 간절했던 마음을 드러낸 우상혁은 "이제 최초라는 타이틀이 생겼으니 앞으로도 계속 '최초, 최초'를 경신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늘 밝은 표정의 우상혁은 우승 확정 뒤 눈물을 훔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우상혁은 "아시다시피 육상은 잘 모르는 종목 중에 하나다. 내가 2020 도쿄올림픽에서 잘 뛰었지만 메달은 못 땄다. 이번 시즌 세계랭킹 1위를 하고 있었지만 (세계선수권에서) 1등을 한다는 보장은 없었다. 그런데 1등이 확정되니 무거웠던 짐들이 다 내려간 것 같았다"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우상혁의 예사롭지 않은 도약은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우상혁은 지난해 7월 30일 도쿄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예선에서 2m28을 기록, 9위에 올라 결선에 진출했다. 한국 선수가 올림픽 결선에 나선 건 1996년 애틀랜타 대회 남자 높이뛰기 이진택 이후 25년 만의 일이었다.

8월 1일 열린 도쿄올림픽 결선에선 당시 개인 최고 기록보다 2㎝나 높은 2m33을 뛰어넘었고, 2m35까지 날아오르며 1997년 이진택이 세운 2m34의 종전 한국기록도 갈아치웠다.

비록 메달을 따진 못했지만 당당히 4위에 이름을 올려 한국 육상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우상혁 이전까지 한국 육상 트랙·필드 선수의 올림픽 최고 성적은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이진택이 작성한 8위였다.

[인천공항=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의 스타크 아레나에서 열린 2022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에서 2ｍ34를 뛰어 금메달을 차지한 우상혁이 22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을 통해 귀국하며 임대기 대한육상연맹 회장에게 꽃다발을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도균 한국육상대표팀 수직도약 코치. 2022.03.22. [email protected]

올해도 우상혁의 상승세는 이어졌다.

지난달 6일 체코 후스토페체에서 2m36을 뛰어 한국 기록을 1㎝ 끌어올리더니, 같은달 16일 슬로바키아 반스카 비스트리차에서 벌어진 실내 육상대회에는 2m35로 우승했다.

세계랭킹 1위까지 올라선 우상혁은 기세를 이어 세계실내육상선수권에서도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최근 몇 년간 정체돼 있다가 도쿄올림픽을 기점으로 완벽한 반등을 일군 우상혁은 "비결은 딱히 없다.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그런 방법은 어느 정도 알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즐기는 것도 더 잘 즐길 수 있고, 올림픽 이후 더 재밌어진 것 같다. 운동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고, 경기도 뛰었다. 세계선수권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는데 좋은 성적이 났다"고 짚었다.

'월드클래스'로 확실히 올라선 우상혁은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장마르코 탬베리(이탈리아)의 축하를 받고, 우상 스테판 홀름(스웨덴)에게 메달을 수여 받았다.

"탬베리가 '네가 우승자다. 즐기라'고 말해줬다"며 웃으면서 "나의 엄청난 롤모델인 홀름에게 메달을 수여 받아 정말 뜻깊었고, 기분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았다. '이게 맞나, 내가 진짜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했구나'란 생각이 들었다"며 벅찬 소감을 밝혔다.

우상혁은 이번 대회 2m31에서 1, 2차 시기를 실패했다. 그러나 3차 시기에서 성공한 뒤 팔짱을 끼고 바를 바라보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3차 시기를 앞두고) 내가 2m31을 넘지 못하면 다시 뒤로 가고, 넘으면 우승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편안한 마음으로 뛰었다"고 떠올렸다.

세리머니에 대해서는 "봤냐, 내가 지금 랭킹 1등이다. 이제부터 시작이다"라는 뜻이었다면서 쑥스러운 듯 웃었다.

그가 보여준 자신감은 우승이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인천공항=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의 스타크 아레나에서 열린 2022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에서 2ｍ34를 뛰어 금메달을 차지한 우상혁이 22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열린 환영행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03.22. [email protected]

그토록 꿈꿨던 한국 육상 '최초'의 타이틀을 거머쥐었지만 아직 끝은 아니다. 아직 그의 진짜 꿈에는 도달하지도 않았다.

우상혁은 이번 대회에서 개인 최고 기록이자 한국기록인 2m36보다 1㎝ 높은 2m37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우상혁은 "다음 목표는 2m38이고, 그 다음 목표는 2m40이다. 그렇기 때문에 2m37은 무조건 넘어야 하는 높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도전하는 거에도 의미가 있다. 못 넘더라도 도전하다보면 언젠가 넘기 마련"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이렇게 쌓고, 쌓고 하다보면 언젠가는 2m37을 넘을 거고 그 다음 2m38도 계속 훈련하다 보면 넘어갈 거다. 최종적으론 2m40도 넘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를 기다리는 도전도 줄줄이 있다.

7월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실외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리고 9월에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기다리고 있다. 이미 '세계 챔피언'으로 올라선 우상혁은 자부심이란 더 큰 무기도 장착했다.

"월드 챔피언이란 타이틀은 쉽게 얻는 게 아니다. 난 현재 경험을 쌓아가는 중"이라는 우상혁은 "단기적인 목표는 세계선수권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장기적으로는 2024 파리올림픽 우승이 최종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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