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선물?...임상시험 ‘디지털 전환’이 대안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공청회에서 의견 쏟아져
경쟁력 확보 위해 임상시험 환경 변화 필요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보건의료산업계 내에서 임상시험의 ‘디지털 전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에 따른 ICT(정보통신기술) 발전과 함께 미래 임상시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임상시험도 디지털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특히 코로나19를 겪으며 임상시험 지연 등의 어려움을 겪은 만큼 임상시험에도 환경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부도 이 같은 주장에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은 미래 임상시험 경쟁력 확보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스마트 임상시험 플랫폼 기반 구축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부터 새롭게 추진하는 ‘원스톱 스마트 임상시험 체계 구축사업’은 ▲질환별 환자매칭 플랫폼 구축 ▲비대면 임상시험 시스템 구축 지원 ▲국가 임상시험 관리시스템(CTMS) 보급 및 확산 ▲국가 임상시험 빅데이터 연구센터 설립 등이다. 2026년까지 5년에 걸쳐 추진된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은 지난 12일 복지부와 함께 이를 위한 공청회도 개최했다.
이날 배병준 재단 이사장은 “전 세계적으로 임상시험 분야의 디지털 전환이 중요한 패러다임의 변화”라며 “디지털 전환을 통해 참여자 1명당 50%의 비용 절감, 참여 편의성 증대를 통한 임상시험 참여율 향상, 데이터 수집과 품질 향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6위 임상시험 강국인 우리나라의 임상시험 경쟁력을 유지하고 강화하려면 디지털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복지부 양윤석 과장도 “임상시험은 신약 개발의 기반이고 산업 자체로서의 의미도 크다”며 “임상시험 수행 기반을 효율화하고 디지털화 개념을 넣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상시험 디지털 전환은 연구자 중심에서 환자 중심, 환자 대면에서 재택·원격 중심, 경험 중심에서 데이터 중심(스마트화), 병원 단위 임상에서 병원 연계 임상의 방향 등으로 변하는 것을 뜻한다.
실제로 임상시험 디지털 전환 방식 중 하나인 ‘분산형 임상시험’(Decentralized Clinical Trials, DCT)은 해외에서도 증가하는 추세다. DCT는 환자가 병원에 방문해서 참여 동의 및 의약품 투약, 부작용 확인 등을 진행하는 전통적인 임상시험과 달리 집이나 지역 의료기관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할 수 있다는 포괄적인 개념이다.
분산형 임상시험을 통하면 환자들이 직접 스마트 기기·웨어러블 솔루션 등을 활용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간편하게 임상시험에 참여할 수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아직 제도나 가이드라인이 정해지지 않은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청회에 참석한 한국애브비 최옥희 상무는 “완전한 비대면 임상시험은 시험대상자모집·동의·교육·데이타수집·모니터링·검체배송 등을 모두 원격으로 진행하는 것이 원칙이나, 우리나라에서 완전한 비대면 임상시험을 하기 어렵다”며 “기술적인 문제보다는 법적·규제적 허용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도 “아직 원격의료 등이 허가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얼마나 어떻게 가이드라인을 제정할 수 있을지 두고 봐야할 것”이라며 “또 의사 등 전문가가 실시하지 않는 임상시험인 만큼 데이터의 신뢰도 등도 향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벼운 임상의 경우 디지털 전환이 가능하겠으나, 그 이외의 임상의 경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게 되면 다수 임상에서 디지털로 전환이 가능한 임상의 수는 소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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