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침공' 67일…동부서 민간인 공격에 농기계 약탈까지
하르키우서 11명, 도네츠크서 15명 등 민간인 사상
마리우폴서 100명 대피 성공…민간인 수백명 남아
남부 헤르손서 인터넷 차단…"러 루블화 통용할 것"
멜리토폴서 농기계 등 63억원 상당 약탈…체첸 이송
[하르키우=AP/뉴시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우크라인 군인이 러시아군 포격으로 심하게 파손된 건물 잔해를 살피고 있다. 2022.05.02.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67일을 맞은 가운데, 우크라이나 북동부와 동부 지역에서 러시아군 공격으로 민간인 피해가 잇따라 발생했다.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올레 시네후보프 하르키우 주지사는 텔레그램을 통해 "침략자들이 하르키우 주거 지역에 발포했다"고 전했다.
공격은 살티우카, 보호우히우, 졸로치우, 말라 다닐리우카에 집중됐으며, 이 과정에서 민간인 3명이 사망하고 8명이 다쳤다고.
우다, 프루댠카 민간인 지역에서도 러시아군의 대대적인 공격이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에 따르면 최근 며칠간 러시아군은 이지움 방향 하르키우 지역 공격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방어군 노력으로 공세 작전이 저지되고 있으며, 러시아군이 병력과 장비에 큰 손실을 보고 있다고 우크라이나 측은 주장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하르키우 구조대는 24시간 교대 근무하며 폭격 피해자들을 구출하고 있다. 한 시민은 길 잃은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 나섰다가 폭격을 맞아 사지를 잃었다.
구조대원들은 러시아군 침공이 시작된 이후 두 달 넘게 전선에서 부상자들을 구조하고 있다. 보호 장비는 방탄조끼뿐이라고 WP는 전했다.
러시아군 공세가 집중되고 있는 동부 지역에서도 폭격으로 민간인 피해가 발생했다.
[포크로우스크=AP/뉴시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포크로우스크의 한 기차역에서 91세 노인이 전투를 피해 열차에 탑승하고 있다. 2022.05.02.
파울로 키릴렌코 도네츠크 주지사는 텔레그램을 통해 "오늘 도네츠크 지역에서 러시아군 폭격으로 민간인 4명이 사망했다"며 "모두 리만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리만에서 7명, 볼로디미리우카에서 3명, 야로바에서 1명 등 민간인 총 11명이 부상당했다. 바흐무트 지역에선 루한스크주에서 이송된 부상자 1명이 사망했다.
키릴렌코 주지사는 현재 마리우폴과 볼노바하에서 사상자 수를 집계하는 게 불가능하다며, 실제 피해 규모는 이보다 클 수 있다고 암시했다.
마리우폴 우크라이나군 최후의 저항지인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선 이날 민간인 100명가량이 대피에 성공했다. 다만 제철소 내부에 어린이 수십명을 포함한 민간인 수백명이 남아 있다고 우크라이나 측은 우려했다.
러시아에 점령된 남부 도시 헤르손에선 인터넷이 차단됐다. 러시아가 정치적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취한 조치로 파악된다. 친러 헤르손 괴뢰정부는 이날부터 러시아 루블화가 통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남동부 자포리자주 멜리토폴에선 곡물에 이어 건축자재와 농기계까지 러시아군에 약탈당했다.
[트빌리스카(러시아)=AP/뉴시스] 지난해 7월21일 러시아 트빌리스카야 마을 인근 밀밭에서 농부들이 밀을 수확하고 있는 모습. 2022.05.02.
CNN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최근 몇 주간 주택가는 물론 곡물, 농기계, 건축자재까지 약탈하고 있다. 멜리토폴은 지난달 초부터 러시아군에 점령 중이다.
약탈당한 농기계는 500만달러(약 63억215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콤바인 수확기만 해도 30만달러(약 3억8000만원)다. 이같은 약탈 행위는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약탈한 물품은 러시아군 표식인 'Z' 기호가 새겨진 군용 트럭에 실려 체첸으로 보내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장비가 원격으로 잠겨있어 사용에는 실패한 것으로 파악된다. 체첸은 멜리토폴로부터 약 1130㎞ 떨어져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