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게임'으로 아동 성관계한 20대 2명, 징역형 집행유예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아동복지법 위반 등 혐의
'피해자들 나이 잘 몰랐다', '합의하에 관계' 주장
피해아동이 게임에 참여했어도 성학대 해당돼
재판부 "성적 자기결정권 행사 어려운 나이"
[서울=뉴시스]임하은 기자 = '왕게임'을 빌미삼아 만 13세 이하 아동들과 성관계를 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 2명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7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이종채)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위계 등 간음) 및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에 대한 음행 강요 등) 등의 혐의를 받은 A씨와 B씨에게 각각 징역2년6월에 집행유예3년, 징역1년에 집행유예2년을 선고했다.
A씨와 B씨는 지난 2019년 여름께 경기도의 피해아동 집에서 C양과 D양을 간음한 혐의 등을 받았다.
이들은 이른바 왕게임을 빌미로 피해 아동들과 성관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왕게임은 게임을 하다 이긴 사람이 왕이 되어 나머지 사람들에게 명령을 내리면 그대로 따르는 게임이다.
사건 당시 A씨와 B씨는 성인이었던 반면 C양은 만 13세, D양은 만 12세에 불과했다. A씨 등은 게임을 통해 피해아동들에게 옷을 벗도록 지시한 간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가로 D양은 법정에서 A씨가 사건 즈음 서울 송파구의 자신의 주거지로 자신을 불러내 집 안으로 들어오게 한 후 위력으로 성추행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A씨와 B씨는 피해자들과 게임 도중 관계를 맺은 사실에 대해서는 모두 인정했지만, 만 13세 이하 아동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고 합의 하에 관계가 이뤄졌다는 등의 주장을 폈다.
A씨 측은 D양이 자신의 집에 온 사실이 없고 위력에 의한 추행과 성적 학대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B씨 측은 게임을 하는 과정에서 피해아동들의 자발적 동의와 합의 하에 신체접촉을 했다며 "피해자들이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기에 부족한 경우로 보이지 않아 성적 학대를 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게임에 가담했더라도 성적 학대행위와 아동복지법 위반 사실이 인정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만 18세 미만의 아동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음란한 행위를 시키고 성적으로 학대했다. 범행 사실 그 자체로 성적 도의관념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특히 A씨 등이 피해자들이 고등학교 1학년, 중학교 3학년으로 알았다고 주장한 점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는 수사단계에서 C양에게 '나이를 속여서 (A씨 등은) 나이를 잘못 알고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해달라고 부탁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만 13세, 12세에 불과한 아동인 피해자들의 건전한 성장과 성적 가치관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크다는 점에서 범행의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온전한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기 어려운 어린 나이임을 잘 알고 있으면서 자신의 성적 욕구를 채우는 수단으로 삼았다"고 판시했다.
다만 "피고인들이 성범죄나 아동학대범죄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 등에 대해서는 범행과 책임을 인정하고 있다"며 "아동복지법 위반과 관련해 피해자들과 합의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A씨가 D양을 자신의 주거지로 불러내 위력으로 성추행한 혐의에 대해서 법원은 증거가 없어 범죄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무죄로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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