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치의학대학원, 새로운 항균제 개발
랑뮈르 표지에 선정된 표면항균 기능을 묘사한 그림. 사진 서울대학교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수연 인턴 기자 = 서울대학교 치의학 대학원 안진수 교수 연구팀은 미국 U.C. Santa Barara 등과 공동으로 '표면 접촉에 의한 전염병 전파 차단을 위한 지속성 제미니형 항균제'를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이는 기존의 항균제에 비해 우수한 항균력과 생체적합성을 갖는다는 설명이다.
COVID-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으로 감염성 전염병의 예방과 전파 차단 필요성에 대한 관심이 요구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감염성 전염병의 주요 전파 경로는 사람 사이의 직접 접촉과 오염된 표면의 접촉이다.
표면 접촉으로 인한 감염성 전염병의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사용하던 기존 항균제는 알코올, 차아염소산염, 과산화수소, 그리고 4차 암모늄 계면활성제였다. 하지만 알코올은 너무 빨리 증발해버려 항균성이 오래 지속되지 못하는 단점이 있었고, 차아염소산염과 과산화수소는 표면을 자극하거나 부식시키는 단점이 있었다. 또 물리적으로 잘 닦여 표면이 재오염될 때 항균력이 사라지는 문제점이 있다.
이에 위와 같은 단점을 최소화하며 항균력을 유지하는 자가 표면 항균제에 관한 연구가 진행됐다. 현재 상용화된 방법은 엘리베이터 버튼 위에 붙이는 항균필름과 같이 금속이온 등의 살균 성분을 지속적으로 침출시키거나 4차 암모늄 화합물을 사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금속이온 침출 방법은 이온이 방출되는 속도가 느려 유효 억제 농도에 다다르기까지 최소 2시간에서 24시간까지 필요하며, 유효 억제 농도에서도 항균성이 이뤄지기까지 5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4차 암모늄 화합물은 일반적인 양이온 항균·세정제의 메커니즘과 유사하지만, 독성이 있는 용액에 희석해 써야 하는 단점 등의 이유로 일상적으로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치의학 대학원 안진수 교수 연구팀에서는 해양 생물을 모사해 표면의 성질을 바꾸고 접착력을 증대시키는 연구를 진행해왔다. 이를 통해 홍합을 비롯한 여러 해양 생물들은 작용기(functional group, 공통의 화학적 특징을 가지는 무리 또는 분자에서 화학 반응성을 나타내는 부분)를 쌍으로 나란히 배치해 기능을 높이고 지속력을 향상시킨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를 표면 항균제에 적용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안진수 교수 연구팀은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산타바바라 캠퍼스(UC Santa Barbara)와 ACatechol 연구팀과 함께 4차 암모늄 화합물의 단점을 개선한 새로운 항균제를 개발, 합성했으며 이 항균제가 기존 항균제에 비해 우수한 항균력과 생체적합성을 가진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상용 중인 항균제들은 적용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항균성을 잃지만, 작용기가 나란히 배치되도록 합성한 새로운 '제미니 이-4차 암모늄 유기실란 항균제'는 여러 종류의 표면에서 적용 후 15일까지도 99.9999%의 항균성을 유지했고 24시간 간격으로 3번 연속 세균 오염을 시킨 후에도 비슷한 수준의 항균성을 유지하는 것이 이번 연구로 밝혀졌다는 설명이다. 또 독성시험 결과, 생체용으로도 문제없이 사용 가능할 것으로 보여 앞으로 의료현장은 물론 우리 주변 생활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본 연구 결과는 미국 화학회(American Chemical Society; ACS)에서 발행하는 랑뮈르에 2월 게재됐으며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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